지난 99년 중반 삼성화재의 액면분할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된 손해보험업 지수는 2분기에 3,300포인트로 70% 상승했다. 3분기엔 30% 하락했으나 9월말 이후 재차 상승세로 전환됐다. 11월 중순 직전 고점인 3,300포인트대에서 조정을 거친 이후 재차 상승해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2분기의 주가 상승은 교통사고율 감소 등에 따른 실적 호전 때문이다. 3분기의 반락은 차익매물 실현과 교보자동차보험 등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경쟁이 격화돼 하반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4분기에 주가가 재차 상승하고 있는 것은 상반기의 양호한 실적발표와 3분기 업종지수 30% 하락, 그리고 KOSPI가 37% 상승했기 때문이다. 향후 손해보험 주가의 추가 상승 여부는 KOSPI 추가 상승 여부와 현재 손해보험주의 평가 상태, 그리고 올 하반기부터 내년 실적 등에 달려 있다.상반기 수정순이익 3천8백60억원 사상 최대KOSPI의 추가상승 여부에 대해 삼성증권은 향후 수년간 KOSPI 대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시가총액이 연평균 17%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손해보험주의 평가상태와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실적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지난 상반기 실적부터 살펴봐야 한다.상장된 손해보험 12개사 중 삼성증권이 분석하고 있는 8개사를 기준으로 할 때 상반기 실적은 경과보험료가 전년동기대비 11.1% 증가하고 수정순이익이 8백30억원 적자에서 3천8백60억원 흑자로 전환돼 사상 최고의 반기실적을 기록했다. 손해보험업 지수가 7,655포인트(당시 KOSPI 1,000포인트)로 정점에 달했던 98∼99년 당시 전체 손해보험사들의 수정이익이 4천억∼4천5백억원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의 이익규모는 사실상 사상 최대규모다. 당시와 현재 KOSPI수준을 감안하면 현재 손해보험업 지수는 5,000포인트는 돼야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정도의 이익 규모다. 결국 현재 손해보험 주가는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내년 이후의 실적을 살펴보자. IMF관리체제 이후 일시적으로 급상승했던 자동차보험 사고율이 하락하고 있고, 실세금리 하락을 반영해 손해보험사들이 예정이율을 인하(가격 인상)하고 있기 때문에 손해보험사의 실적호조가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에 신규 참여자가 늘어나고, 보험사들이 대규모 이익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에 나서 1∼2년간 실적은 악화될 전망이다.결국 지난 하반기의 이익은 상반기에 비해 30% 정도 감소할 전망이며 내년에는 올해와 비교해 10∼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후년의 이익은 내년수준에서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격 인하에 따라 외형 성장도 올해보다는 둔화될 것이다.결국 현재 주가는 저평가돼 있지만 전망은 좋지 않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문제는 현재 주가의 저평가 정도인데 좋지 않은 실적 전망과 주가 저평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손해보험업 지수는 20∼30% 정도 상승해 4,000포인트 정도에서 안착될 전망이다. 이는 내부 유보와 증자 등으로 2001∼2002년의 평균 수정 자기자본이 98∼99년의 2배 수준으로 증가, 수정ROE가 90년대 후반의 19∼29%대에서 12∼14%대로 하락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삼성증권은 삼성화재의 6개월 목표주가를 5만5천원으로 판단한다. 이 주가는 올해 수정 주당순자산의 1.23배, 내년 수정 주당순이익의 11.7배 수준이다. 올해 들어 연중 계속된 주가 상승으로 삼성화재의 현재 주가는 싸지 않다.그럼에도 삼성화재 주식을 추천하는 이유는 은행·증권 등의 1위사가 받는 평가보다 아직 20∼30% 정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그리고 완전경쟁시장인 손해보험시장에서 30%를 넘는 독점에 가까운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회사의 경영능력에 대한 프리미엄을 인정하기 때문이다.더구나 향후 2년간 손해보험사들의 가격 경쟁으로 실적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지만 이 업체는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연간 이익이 10% 정도씩 증가할 것이며 시장 점유율도 장기적으로 40%대로 상승할 것이다.중장기적으로 삼성화재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중국시장에 주력하고 있는데, 단기적인 성과는 미미하겠지만 주가를 새롭게 평가할 수 있는 장기적인 호재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대한재보험의 6개월 목표주가는 3만원이다. 이 주가는 올해 수정 주당순자산의 0.7배, 내년 수정 주당순이익의 4.6배로 보수적인 수준이다. 특히 대한재보험은 대미 테러로 세계 재보험 가격 인상의 수혜, 그리고 올해와 내년 이익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이 업체의 이익은 질이 뛰어난 편인데, 이는 타사와 비교해 대한재보험이 운용자산의 87%를 이자성 자산으로 운용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갖췄기 때문이다. 영업에서도 70%대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특히 재보험시장은 네트워크, 재보험 기법 등 무형의 영업권이 많으며 국가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재보험창구 단일화의 필요성이 높기 때문에 이 업체의 시장지배력은 계속될 전망이다.2위권 손보사들 중에선 현대해상 돋보여현대해상의 6개월 목표주가는 2만5천5백원으로 판단되며 추가로 25% 정도 상향 조정돼 3만2천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주가는 올해 수정 주당순자산의 0.7배, 내년 수정 주당순이익의 4.1배다. 현재 이 업체의 주가는 삼성증권이 추천하는 3사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주가가 이렇게 저평가돼 있는 것은 주로 하반기의 경쟁 격화에 따른 실적 악화 가능성과 현대그룹에 대한 숨겨진 잠재부실이 있지 않나 하는 불신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그러나 LG 동부 현대의 2위권 손해보험사들 중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업계 최저의 자동차손해율을 유지하고 있는 데서 볼 수 있듯이 2위권 대형사들 중 이 업체 이익의 질이 가장 뛰어나서다. 또 현대그룹과 관련한 문제의 투자와 융자의 추가 손실액이 보수적으로 판단해도 3백억원 대에 불과하고, 손해보험사들이 투자영업 등에서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 받아 현대그룹과 관련한 장부외의 잠재부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더구나 내수시장에서 지배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의 관계는 현대해상의 최대 강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