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많은 분야에서 컴퓨터와 기계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면서 사람들의 일자리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더 적은 사람으로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힘을 빌리는 일이 나날이 줄어들자 많은 나라에서 일하는 시간 즉, 근로시간을 줄여서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미국에서는 현 주5일 근무제에서 주4일 근무제로 바꾸자는 논의까지 진행되고 있으며 독일 등 유럽에서는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하는 공장의 일을 하루 6시간씩 4교대로 바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아이디어가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미 독일의 BMW 등 많은 회사에서 사람을 줄이기 보다 근무시간을 줄여서 가능한 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노조에서도 이를 현실적인 방안의 하나로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주5일 근무를 근간으로 한 근로시간 단축문제를 매듭 짖지 못하고 있으나 기술혁신이 몰고 오는 거센 변화의 바람은 머지않아 근무시간 단축을 불가피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어떤 일을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선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가 빨리 소모되고 현실적으로 오랜시간 계속해서 일을 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그만큼 근무시간이 짧게짧게 나눠지고 쉬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게 된다. 산업사회와 달리 육체적인 힘보다 지식 즉, 머리의 힘을 더 요구하는 정보화 사회에선 이 쉬는 시간을 단순히 육체의 피로를 풀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회로만 활용해서는 안된다.산업사회에선 정해진 방법에 따라, 때로는 윗사람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 열심히 일만 하면 정해진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실제로 일을 할 때도 가능한 한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윗사람의 지시나 통제를 잘 따르는 것이 일의 능률을 높이는 길이었으며 쉴 때도 아무런 생각없이 육체의 피로를 푸는 것이 다음 일의 능률을 올리는 지름길이었다.그러나 정보화 사회에선 기존의 방법이나 남의 지시를 무조건 따르는 것보다 스스로 새로운 방법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개발하는 새로운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모든 부문에 신속성이 강조되면서 근무시간에 새로운 것을 생각할 만한 시간적 여유를 갖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모든 일을 짧은 시간에 빨리빨리 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상황에 현실적으로 새로운 생각과 지식을 가다듬을 틈이 없다.기계화와 컴퓨터화의 촉진으로 늘어나는 휴식시간이 바로 새로운 생각과 지식을 가다듬을 좋은 기회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근로자들이 늘어나는 휴식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에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레저 활성화와 소비증대로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주5일 근무제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혁신의 가속화가 필연적으로 근무시간의 단축을 몰고올 것이란 사실이다.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기술혁신의 물결에 맞춰 늘어나는 휴식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