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관투자자들 한국 투자 비중 확대”

김한준 한국투자신탁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42)은 최근 미국 뉴욕과 보스턴의 13개 투자기관을 돌아보고 왔다. 이 중 한 곳을 제외한 12개 투자기관은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비중을 확대한다”는 밝은 전망을 내놓았다.특히 보스턴 지역의 헤지펀드들은 “한국에 과감하게 투자할 것이며, (팔지 않고)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 헤지펀드는 “올 6월까지 거래소 지수는 960을 돌파하고 올해 말 1,500까지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에 대해 미국 투자자들이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돌아온 것이다.“앞으로 뉴욕 투자자의 동향과 함께 보스턴 투자자의 움직임도 잘 살펴야 합니다. 내년부터 한국이 MSCI 지수 중 선진국 시장군에 편입되면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보스턴의 글로벌 펀드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투자할 태세이기 때문이죠.”(참고로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이 만든 모델 포트폴리오 지수. 글로벌 자산운용시 가장 유용한 벤치마크로 활용되는 지표다.)통상 뉴욕이 투자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지만, 보스턴에도 세계적인 투자기관들이 대거 몰려 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푸트남뿐 아니라 연간 1,000억∼3,000억달러를 운용하는 파이오니아와 웰링턴 등 뮤추얼펀드가 보스턴에 있다. 이들은 조만간 한국 시장이 선진국 시장군에 진입하면 대규모 자금을 국내 증권시장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예컨대 한국시장에 80억달러를 투자한 푸트남 자산운용사는 앞으로 한국증시의 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들이 어떻게 한국시장을 평가하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은 것이다.“이들이 한국시장을 좋게 보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우선 한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 최근 주가가 상당히 올랐지만 아직 저평가된 종목이 많다는 점, 그리고 일본시장의 약세로 투자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될 것이란 점입니다.”김본부장이 보스턴을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헤지펀드(Hedge Fund, 단기투자신탁)들 때문이다. 이미 국내 대웅제약과 삼일제약에 투자한 바우포스트나 인디펜던스 인베스트먼트 등이 보스턴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은 한국 투자에 적극적인데, 바우포스트의 펀드매니저 브루노 양(Bruno Yang)은 직접 한국을 오가며 제약분야와 음식료 종목을 탐구하고 있다. 인디펜던스 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반도체와 통신 서비스 종목에 관심이 많다.김본부장은 보스턴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지난 99년 한투증권으로 옮기기 전까지 이곳에서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