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전매 제한조치 이후 거래 급감,실수요자에겐 '호기'..."속단 투자는 경계해야"

지난 3월 6일 발표된 서울지역 분양권 전매 제한 조치 이후 분양권 시장이 눈에 띄게 침체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와 시세 조사기관에 따르면 분양권 시장은 3월 들어 매도·매수세가 급감하고 거래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특히 3월초 실시된 2차 동시분양에서 몇백대 청약경쟁률을 보인 단지조차 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 선에 그치는 등 과거와 달리 매수세가 거의 실종된 상태.이같은 현상은 정부의 대대적인 떴다방 단속과 세무조사로 가수요가 갑작스레 이탈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암암리에 성행했던 청약통장 불법 거래도 적발시 당첨 자체를 무효로 처리한다는 발표가 나와 시장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일부에서는 3차 동시분양(4월 2일 청약접수 시작)이 실시되면 청약 경쟁률과 상관없이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미계약 세대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하지만 투자자가 주춤거리는 이때가 실수요자에겐 오히려 ‘호기’라는 의견도 많다. 전매 제한 조치에서 자유로우면서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양권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것이다.지난해 7월 이전 분양 아파트 ‘규제 제외’올 6월부터는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중도금을 2회 이상 납부하고 계약일로부터 1년 이상 경과한 아파트만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다. 단 법 시행 이전에 분양권을 취득한 사람은 1회에 한해 전매를 허용할 방침이다.이렇게 되면 지난해 7월 이후 서울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분양권 전매제한 대상에 포함되지만 한 차례 전매는 허용된다. 반면 지난해 7월 이전에 분양된 아파트의 경우엔 중도금을 2회 납부했다면 전매 제한 조치에서 제외된다.대부분의 단지가 중도금 납입일을 5∼7개월에 한 번씩으로 잡고 있어 지난해 4∼7월 이전에 분양된 아파트라면 제한조치를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건설교통부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이번 제한 조치는 투기세력들이 분양 직후 프리미엄을 붙여 되팔아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는 폐해를 없애기 위한 것이므로 입주가 임박한 단지는 규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규제책 효과는 바로 시세 변화로 연결되고 있다. 최근 내집마련정보사가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연초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월초 청약 당시 최고, 1307 대 1의 단일 평형 최고 경쟁률을 보인 서초구 서초동 롯데캐슬 33평형의 경우 최고 3,000만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113.7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관악구 봉천동 동부 센트레빌은 전 평형에 걸쳐 1,000만∼2,000만원 선의 낮은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또 마포구 망원동, 양천구 신월동 등에서 분양된 중소건설사의 아파트는 500만원 정도의 웃돈이 형성됐지만 호가 수준에 그치는 상태다.부동산114의 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도 및 매수세가 급감했으며 거래도 소강상태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 김희선 상무는 “격동기 투자는 속단보다 신중함이 요구된다.전매금지 대상 아파트를 소유한 투자자는 급하게 매물을 처분하기보다 장기 자금계획을 세워야 하고, 분양권 매입 희망자는 규제를 피하면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저렴한 분양권을 찾아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입주 6개월∼1년 남은 단지 ‘찜’분양권 투자 희망자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순 입주 예정인 아파트에 주목할 만하다. 단 가격이 급등한 곳이 아니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단지를 골라야 내집마련과 시세차익을 함께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입주가 6개월∼1년 남은 단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데다 전매제한 범위에서도 제외돼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이 기간 동안 입주할 아파트 가운데 1,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강서구 화곡동 대우그랜드월드(2,176가구), 성북구 길음동 삼성래미안(1,125가구), 성북구 하월곡동 두산힐스빌(2,655가구) 등이다. 이 가운데 입주가 가장 빠른 화곡동 대우그랜드월드는 올 10월 입주 예정으로 현재 34평형에 평균 6,700만원 선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에서 도보 5분 거리이며 용적률 214%를 적용, 비교적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화곡주공시범아파트 재건축으로 지어지며 34∼71평형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안목치수 적용, 단지내 테마공원 설치 등이 장점. 34평형 로열층 가격은 2억 8,000만원 선이다.내년 1월에 입주 예정인 성북구 길음동 삼성래미안은 22∼39평형 중소형으로 구성된 대단지. 길음1구역 재개발로 지어지며 주변이 일제히 재개발되는 추세여서 향후 1만 가구 이상 신흥 아파트촌으로 변모할 전망이다.지하철 4호선 길음역이 도보 3분 거리이며 평균 4,000만원 선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30평형 로열층의 경우 최고 2억 5,500만원선.하월곡동 두산힐스빌도 월곡구역 재개발로 지어지는 아파트다. 내년 4월 입주할 예정이며 비슷한 기간 입주하는 서울지역 아파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지하철 6호선 월곡역이 도보 5분 거리이며 4호선 미아삼거리역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25∼42평형으로 구성되며 평형별로 2,500만∼3,800만원 선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이밖에 내년 3월 입주하는 구로구 고척동 벽산타운(886가구), 동작구 사당동 삼성래미안(896가구), 동대문구 제기동 벽산(640가구), 동작구 상도동 삼성래미안(681가구) 등도 주목할 만한 유망 분양권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