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기업 주식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수출 경쟁력 갖춘 전기.전자업종 주목해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와 미국 나스닥지수의 하락,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 약화 등이 겹쳐 종합주가지수가 급락했다. 올들어 4월 10일까지 외국인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2조 6,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대부분 삼성전자에 집중된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3,500억원 수준이다.따라서 삼성전자의 매도가 본격적인 ‘Sell Korea’라고 볼 수는 없으나 다른 우량주에 대한 차익 실현 여부에 따라서는 충격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의 수익 전망이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같은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첫 번째는 나스닥지수와 연계된 매매패턴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올 들어 종합주가지수의 미국 시장과의 연동성이 약화됐으나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보유 지분율 변동은 나스닥지수와 같은 궤적을 보이고 있다.9·11 테러사태 이후 45% 급등했던 나스닥지수는 고점대비 15% 정도 하락한 상태이다. IBM, 시스코, 인텔의 예에서 보듯이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악화 또는 경고로 나스닥지수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며, 이는 삼성전자에 대한 이익 실현 욕구를 강하게 하는 동인이 된다고 판단된다.미국의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4.5% 수준으로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이나 기업실적의 개선은 기대만큼 빠르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 실물 경기의 회복과 주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실적 부진으로 주요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은 아직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거품논쟁이 지속되는 것이다.둘째로는 글로벌 펀드의 이머징 마켓 내에서의 자산배분 전략 차원에서 매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지난해 9월 거래소 시가총액대비 14% 수준이었던 삼성전자의 비중은 10일 현재 17.5%를 기록하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보유지분율은 연초 약 60%에서 55.5%로 급락했다.그러나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따라 외국인들 보유지분의 시가총액은 32조원 수준으로 오히려 연초에 비해 높아진 상황이다. 따라서 부분적인 차익 실현을 통해 적정한 보유비중의 조절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지방은행에 관심 가져야 할 때거래소 시장에서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위상과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시장 향방은 결국 삼성전자의 주가 회복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보유지분의 가치가 과거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거나 외국인들이 보유 지분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에 있다.나스닥시장도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있으나 특별한 반등의 모멘텀이 없고 국내시장 내부적으로는 주식형 수익증권으로의 자금 유입 둔화에 따른 투신사의 매수세 약화 등으로 주가지수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순수 주식형 수익증권의 잔고는 9일 현재 8조 3,000억원으로 지난 연말에 비해 1조 8,000억원이 증가했으나 과거의 대세 상승기에 비해서는 몹시 저조한 수준이다. 6개월 반 사이에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97%나 급등했기 때문에 조정은 불가피하고 상승폭의 30% 정도가 하락하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한편으로 시장의 조정 과정에서 해당기업의 펀드멘털과는 무관하게 분위기에 편승해 주가가 단기 급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량 기업의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는 그동안의 주가 움직임을 점검하고 해당 기업의 연간 실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인데 특히 내수분야에서의 성장성을 갖춘 기업과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이 호전되는 전기·전자 업종의 대표 기업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또 지난 2~3년간의 구조조정의 결과로 자산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일부 지방은행도 유망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