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시장30%장악...음성합성분야도 중국.일본어 버젼 개발

사람 말을 알아듣고 명령대로 움직이는 로봇, 목소리만으로 작동되는 에어컨, 컴퓨터 문서를 읽어주는 음성합성기 등.이런 음성기술을 활용한 업체는 국내에만도 줄잡아 10여곳에 이른다. 이들 업체 가운데 선두주자는 보이스웨어다. 지난 99년 설립된 이 회사는 4월 10일 코스닥 등록을 위한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지난해 매출 56억원에, 순이익 13억3,000만원을 올렸다.보이스웨어의 사업분야는 음성인식, 음성합성, 화자인증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매출비중이 큰 것은 음성인식과 음성합성분야다. 두 분야의 매출은 전체 87%인 48억 7,000만원이다.보이스웨어의 음성인식 기술은 주로 증권사에 적용됐다. PDA를 통한 음성 증권정보조회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예전엔 주가를 알기 위해 PDA에 종목 코드번호 5자리를 눌러야 했다. 하지만 음성 증권정보조회서비스는 종목 이름만 말하면 바로 주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보이스웨어의 솔루션을 이용해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증권사는 교보증권, SK증권 등 모두 7개에 이른다.이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스케줄조회서비스, SK텔레콤의 ‘네이트보이스’등에 이 회사의 음성인식 솔루션이 적용됐다. 마케팅팀 금동희 대리는 “콜센터 직원과 통화를 하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또한 보이스웨어의 음성인식 솔루션인 ‘보이스ez’의 경우 음성인식률이 97%에 달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분야에서 올린 매출은 20억원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했다.회사가 주력하는 두번째 사업분야는 음성합성이다. 이는 문자를 말로 바꿔 주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문서파일과 이메일 등을 눈으로 보지 않고 음성으로 들을 수 있어 사용자들은 휴식을 취하면서 문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회사의 음성합성 엔진인 보이스텍스트는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에 이르렀다.보이스웨어는 음성합성분야에서 지난해 2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높은 시장 점유율은 기계 합성음을 사람 목소리처럼 자연스럽게 만든 덕분에 가능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의 문서 소프트웨어인 오피스XP에 탑재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서비스 되고 있으며 앞으로 중국어와 일본어 버전도 개발해 세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현재 국내에서 보이스웨어의 음성합성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는 업체는 SK텔레콤을 비롯해 KT,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의 유무선 통신망사업자뿐만 아니라 기상청, 동아닷컴 등 모두 100여곳에 이른다.음성인식과 합성 이외에도 회사가 주력으로 삼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음성인식칩이다. 이는 장난감이나 가전제품에 삽입돼 사람의 목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부품이다.또한 차량에 설치된 액정단말기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 정보 수신등을 가능케 하는 텔레매틱스용 솔루션에도 진출했다.음성기술 시장은 아직 초기국면이다.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는 33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밝다. 미국 음성기술 전문 연구기관인 ‘음성정보협회(Voice Information Associates)’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음성기술 최종 소비자 제품 시장은 매년 40% 이상씩 성장해 2005년엔 45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이 때문에 일부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외국 경쟁사들도 한국 시장을 탐내고 있다. 따라서 회사로서는 기술 개발에 계속 매진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보이스웨어는 연간 매출액의 20%정도를 연구개발을 위해 투자한다. 46명의 직원 중 연구개발인력도 29명에 달한다.회사의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102억원 정도다. 백종관 사장은 “이미 출시한 영어 음성합성기와 음성인식칩의 국내외 판매가 크게 증가하리라 기대한다”며 “출시 예정인 중국어, 일본어 등의 외국어 솔루션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보이스웨어의 청약예정일은 5월 21일~22일. 코스닥 등록은 6월 11일로 예정돼 있다 최대주주인 백종관 사장 등이 보유한 179만 5,060주(공모전 23.37%)는 1년간 증권예탁원에 맡겨야 하며 이후 1년간은 매달마다 약 9만주씩 매각이 가능하다.애널리스트 시각국내 최고기술 보유, 시장 확대 따른 수혜 예상보이스웨어는 음성합성, 음성인식, 화자인증 등 한국어 음성기술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음성기술 전문업체다. 음성기술은 지금까지는 장애인대상이나 증권회사 등 금융기관 콜센터, 기상·교통안내시스템, UMS(Unified Messaging System) 등 한정된 분야에서만 적용됐으나 최근 들어 응용분야가 음성포탈, 자동차의 텔레매틱스(Telematics), 음성인식 반도체, 장난감, 음성브라우저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향후 시장규모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보이스웨어는 과학기술부에서 국가지정연구실로 지정될 정도로 음성기술분야에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시장규모확대로 동종업체 중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영어와 중국어 버전을 개발해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으로 시장진입에 성공할 경우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또한 이자지급성부채가 없는 무차입경영을 하는 등 재무구조도 우량하다. 다만 뉘앙스(Nuance), 스피치웍스(Speechworks) 등 해외업체들이 국내영업을 강화하고 있고, 국내 벤처업체들도 시장진입을 시도하는 등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위협요인이다.홍종길 동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CEO 탐구 백종관 사장“고객신뢰경영통해 세계 3위업체 진입”“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음성합성기 수요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벤처 기업으로선 아직 어려움이 많습니다. 따라서 현지 SI(시스템통합)업체들을 파트너로 활용할 생각입니다”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백종관 사장(46)은 LG소프트, LG-EDS(현 LG-CNS) 기술연구소장을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지난 1999년 LG소프트와 LG-EDS가 통합될 때 퇴직한 후 창업에 성공, 한 해 매출 50억원이 넘는 회사를 일궈냈다.창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벤처캐피탈을 기웃거렸지만 백 사장외 다른 연구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벤처캐피탈에서 투자에 난색을 보였다. 또한 전 직장 후배들은 회사 운용자금이 없다는 이유로 동참하기를 주저했다.백 사장는 “비유를 하자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였다”며 “한 고리가 풀리면 자연스레 다른 고리도 풀릴텐데 안타까웠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우여곡절 끝에 KTB와 한국기술투자로(KTIC)부터 20억원을 유치해 ‘고리’가 풀렸다. 자금이 생기자 후배 엔지니어들도 속속 합류하기 시작했다.코스닥 등록을 눈앞에 둘 정도로 회사가 성장한 요즘, 백 사장은 ‘고객 신뢰’를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고객을 위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경영한다면 세계 3위권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