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지분은 계속 보유...은행 등 금융업종에 관심 많아

2000년 주당 3만1,250원에 LG카드 지분 19.9% 취득. 2002년 5월 초 현재 거래소에 상장된 LG카드 주가 8만원대. 2년만에 투자원금을 두배 이상으로 불리는 ‘대박 투자’를 한 주인공은, 워버그 핀커스라는 미국계 Private equity(대개 사모펀드로 번역되지만, 정확한 명칭이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다.이처럼 높은 평가익을 얻게 되자, 시장에는 곧이어 이들이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지분을 넘길 다른 외국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공공연히 전해졌다.더구나 최근 외국계 사모펀드 중의 하나인 H&Q가 굿모닝 증권의 지분을 처분, 높은 이익을 실현하는 등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외국계 자금이 일시에 ‘셀 코리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터라 더욱 관심이 쏠린 것. 다양한 ‘외국계 큰손’중에서도 Private equity 를 누가 움직이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워버그 핀커스는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은 대표적 Private equity다. 연기금, 기업, 재단 등에서 자금을 모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기업에 투자해 운용한 뒤 성과를 투자자에게 돌려준다.98년 만든 펀드가 약 6조 5,000억원(50억달러), 2000년 만든 펀드가 약 3조2,500억원(25억달러)규모 등, ‘만들었다 하면 조’단위의 큰손이자 30년간 연평균 투자수익률이 30%를 넘는다는, 믿기 힘든 기록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전세계에 투자되는 자금 가운데, 홍콩 워버그 핀커스 법인 내 한국팀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다. 98년부터 최근까지 한국 기업에 투자된 돈은 6,500억원(5억달러). 황성진 상무(사진), 이수용 이사, 김승범 부장 등 3명이 이 돈을 움직이는 주인공이다.황상무는 LG카드의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워버그 핀커스 보유 지분이 시장서 유통되는 주식 물량의 두 배에 가까운데 어떻게 단기간에 처분하겠는가. 그리고 우리 펀드의 주식 평균보유기간이 5년~7년이다.”그는 오히려 “최근 약 6조8,900억원(53억달러)짜리 새 펀드가 조성됐다”면서 “이중 상당 금액이 한국 기업에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무는 홍콩과 한국을 번갈아 가며 일하고 있지만, 조만간 거처를 한국으로 옮길 예정이라면서 한국 투자가 많아질 것임을 시사했다.이제까지 워버그 핀커스의 투자 행태를 보면 업종 불문, 투자 규모도 다양하고 방식도 다르다. 국내에서 투자한 기업은 LG카드, 리틀 브렌따노, 구 진웅, 시네마 서비스 등이다. 금융, 의류제조,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있다. 진웅의 경우 이름을 ‘지누스’로 바꾼 후 텐트 사업부분만 분리해 ‘노스폴’이라는 새 회사를 설립했다.로커스 홀딩스(플래너스 엔터테인먼트로 사명 변경)의 경우 처음에는 시네마 서비스에투자했다. 시네마서비스가 로커스홀딩스에 흡수 합병되는 과정서 워버그 핀커스는 주식 스왑을 통해 종합 엔터테인먼트회사인 로커스홀딩스의 주주가 됐다.이들의 투자 제일 원칙은 ‘우수한 경영진’이다. 특이하게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내세우는 회사에는 별 관심이 없다.6조짜리 펀드 중 상당 금액이 한국 기업에 들어온다면, 이들은 어떤 회사의 지분을 사려고 할까. 황상무의 표현을 빌자면 은행과 보험업을 포함한 금융 업종에 큰 관심을 갖고 물색중이다. 그는 특히 자산운용 관련 업체에 투자를 하고 싶은데 마땅히 투자할 기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