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이후 7,8월 주가는 대부분 약세 보여...보수적 접근 필요

최근 거래소시장의 특징은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으면서 지수의 급등락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증시의 불안한 움직임으로 인해 외국인투자가들도 현물시장에선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선물시장에서는 단기매매에 집중해 주가지수도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특히 일반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극도로 취약한 가운데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차익거래 비중이 4% 이상으로 확대돼 선물시장의 움직임이 현물시장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미 주식시장의 하락에도 국내 시장이 상승하거나 거래소 시가총액의 1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견고한 흐름을 보인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불투명한 해외 변수들은 언제든지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세계자본시장 불안의 근원지인 미국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나스닥지수의 급락이 진정된 반면, 다우지수의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스닥지수가 최고치 대비 73% 폭락한 반면, 다우지수는 26.5% 하락에 그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형편이나 최근의 하락은 심상치 않다.이는 미 경제회복의 버팀목이었던 민간소비지출의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하이테크 를 제외한 분야 대표기업들의 주가하락은 또 다른 투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6월 중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1% 증가했으나 이는 5월의 수치가 1.1%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며 미시간 소비심리지수도 86.5로 급락해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기업의 분식회계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신과 주가하락 및 달러화 가치 절하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의 악화 등은 소비지출에 영향을 줄 것이다. 미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200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대1을 넘어서는 약세를 보이는 중에도 미 국채가격은 강세를 보이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이것이 어느 정도 이어질지 모르나 만약 주식, 채권, 달러화의 트리플 약세가 재현되면 국내 시장에 또 한차례 충격이 있을 것이다.또한 미국 기술주를 대표하는 인텔의 2분기 순익은 시장의 기대치보다 저조했으며, 주요 기업들의 경영실적 발표에 따라 다시 시장이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다.미국상황 여전히 불투명외국인들은 7월 들어 상성전자 주식을 1,600억원어치 사들였는데 이는 최근의 D램 현물가격 상승과 관계가 있다고 보인다. D램 현물가격은 특히 DDR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전반적인 IT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들의 생산 조절 때문인 것으로 보이나 계절적으로 PC 수요가 증가하는 요인을 감안하면 반도체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는 바로 반도체업체들과 수요 기업간의 고정거래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한편 지난 90년 이후 휴가철인 7월20일~8월20일의 종합주가지수 평균 상승률은 마이너스 4.1%를 기록했다. 91, 94, 2001년에는 지수가 상승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계절적 특성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분식회계에 시달리는 미국시장의 불안이 국내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