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용한국투자신탁증권 상무‘구두가 닳도록 뛰는 임원.’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증권의 백진용 상무(45). 책상 아래에 있는 두 켤레의 구두에서 윤이 난다. 신고 있는 것까지 합치면 모두 세 켤레. 패션모델도 아닌데 왜 구두가 세 켤레나 되는지 궁금했다.“여기 온 이래 하루에 적어도 지점 한 곳은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죠. 그러다 보니 한 켤레로는 부족해서 이렇게 준비해놓고 있습니다.”삼성증권 지점장과 지역본부장, 인사담당 임원 등을 두루 거친 백상무가 한투증권에 스카우트된 것은 지난해 10월. 부임한 지 1년이 지난 요즘, 한투증권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주식영업 부문의 시장점유율이 2.5%로 52개 증권사 중 13위에 오른 것. 9월 한 달만 해도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주문이 한투증권을 통해 나갔다.백상무가 한투증권으로 온 이후 1년여 만에 주식영업점유율이 배로 뛰었다는 소식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한투증권이 워낙 투신사 이미지가 강해 주식영업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우선 주식영업을 할 인력확보에 나섰습니다. 주식영업을 할 경력직원을 직접 충원한 것은 물론이고 부족한 인원은 투신영업을 하던 직원 가운데 희망자를 선별했죠. 220여명이 모인 후 이들을 교육하는 일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중요한 것은 투신사 마인드에 젖어 있는 이들에게 주식영업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도록 하는 일이었다. 그가 택한 것은 ‘1대1 전략’. 지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다. 특히 보고서를 만드는 등의 ‘쓸데없는’ 부담을 줄이려고 미리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이 직원들의 호응을 얻었다.아울러 그는 직원들을 만날 때는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다음날 영업을 위해 직원들에게는 두세 잔만 권해도 자신은 권하는 대로 30잔이 훌쩍 넘는 소주를 먹기도 하고, 창구업무를 담당하는 여직원에게는 립스틱을 선물하는 등 작은 성의를 전달했다.최근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 걱정스럽다는 백상무는 ‘정도(正道)영업’을 직원들에게 최우선으로 강조한다.“무조건 점유율만 높이라는 무책임한 지시는 하지 않습니다. 직원의 업적을 평가할 때고객에게 얼마만큼의 수익률을 올렸는지도 평가의 대상이죠. 요즘에는 본사 리서치센터에서 추천한 종목을 위주로 매매하도록 독려합니다.”앞으로 주식영업점유율 3%로 업계 10위권 내 진입이 목표라는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구두를 갈아 신더니 여느 때처럼 지점 방문길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