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증권 "강남 집값 20% 하락" , 삼성경제연구소 "내년 2/4분기부터 반등" 예상

외환위기 이후 앞다퉈 ‘부동산 전성시대는 막을 내렸다’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던 각 연구기관들이 현재 ‘버블 붕괴냐, 지속 상승이냐’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전국민의 떴다방화’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을 두고 서로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버블론과 정상론, 그리고 집값 대폭락과 상승세 지속 등 연구기관마다 각기 다른 견해를 내놓는 등 올 연말은 그 어느 해보다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유동성이 아파트값 파동원인”지난 시기 아파트값이 큰폭으로 뛰었던 때는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였다. 전국이 아파트 투기장으로 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당시 자료에 따르면 88년 4월부터 91년 4월까지 3년 동안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160%나 올랐다. 88년 4월 평당가격이 평균 280만원이던 아파트가격은 91년 4월 727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서울 강남은 같은 기간에 332만원에서 1,017만원으로 무려 206%나 상승했다.특히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55평형은 평당 327만원에서 1,218만원으로 272%가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권 40평형, 영등포구 50평형, 용산구 60평형 이상 등은 매매가가 평당 1,000만원을 넘었다.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올해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됐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서 시작된 가격상승세가 서울 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된 것이다. 올해 아파트가격은 지난 10월 말 현재 전년 말 대비 전국 평균 16.1%가 올랐다. 특히 서울이 22.7%가 상승, 가격오름세를 주도했으며 투자 1번지로 꼽힌 강남은 27.9%의 상승률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오름폭은 차이가 있지만 80년대 말과 올해 아파트값 파동의 주원인은 다름 아닌 유동성이다. 80년대 말은 3저 호황에 따른 국제수지 흑자폭 확대로 시중에 자금이 넘쳐났고, 올해는 저금리와 주식시장 불안 등으로 뭉칫돈이 대거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다.버블론 vs 정상론흥미로운 것은 현재의 집값 폭등을 놓고 연구기관들이 상반된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우선 현 시장을 놓고 버블론과 정상론의 시각이 대립돼 있다.LG경제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거품은 서울 강남ㆍ과천 등 일부지역의 현상이지 전체의 버블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연구원 먼저 올 2/4분기 현재 버블가능성지수는 0.75로 지난 90년 1분기 1.66에 비해 크게 낮다고 제시했다. 또 주택시장의 수급상황과 구매력 등을 반영하는 주택가격 대비 가처분소득비율도 86년(100)을 기준으로 할 때 올 2분기 현재 29.6에 불과하다는 것. 이밖에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주택가격지수도 2분기 76으로, 90년 4분기(125)의 60.8% 수준에 그쳤고 91년 113까지 치솟았던 명목 주택매매 가격지수도 98로 낮아진 점을 강조하고 있다.이에 반해 한국금융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버블상태라고 진단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부동산가격상승률이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을 월등히 앞지르고 있기 때문에 버블이라는 것. 실제로 지난해의 부동산가격상승률은 14.5%로 경상성장률 8.1%를 큰폭으로 앞질렀다. 특히 올해 상승률은 26.3%로 예상, 경상성장률(9%)의 3배에 달할 전망이다.집값 안정 vs 재반등가격전망 역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강남의 경우 20%까지 집값 하락이 예상된다는 주장부터 2/4분기 이후 오른다는 주장까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동원증권은 강남지역 부동산값이 20%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정책이 부동산가격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된다는 것.이 회사 강성모 팀장은 “과거 부동산 투기국면 이후 가격동향을 볼 때 강남지역 부동산값이 20% 안팎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건설산업전략연구소는 집값 하락을 예측하고 있다. 99년 이후 급증한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아파트 등의 대규모 물량이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인데다 87ㆍ92ㆍ97년 대통령선거 이후 주택가격이 하락했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이에 반해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1분기까지는 약보합세를 유지하다 2/4분기부터 서울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재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남 등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요증대가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 삼성증권 역시 인구구성비율을 상승원인으로 제시한다. 35세 이상 인구가 크게 늘어난데다 1인 가구수 증가율이 인구증가율 0.8%보다 높은 2%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주택보급률이 77%에 불과, 가격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돋보기 / 연말 아파트 분양 물량전국에서 3만가구 공급…청약열기 ‘후끈’12월에는 전국에서 3만가구가 넘는 주택이 공급돼 청약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12월 중 청약접수를 받는 아파트는 서울 11차ㆍ인천 3차 동시분양을 포함해 전국에서 모두 3만3,11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량 많다. 특히 서울지역 11차 동시분양은 올 들어 가장 많은 2,732가구가 분양되는데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4,412가구, 경기지역 1만208가구가 공급된다.이처럼 연말에 아파트 공급이 집중된 것은 올해 초부터 정부의 잇따른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건설업체들이 분양시기를 계속 연기해 왔기 때문. 또 각종 건축규제와 대통령선거 등 정치적 변수들이 맞물려 관할 행정관청들로부터 건축허가나 사업계획승인 등을 쉽게 받지 못했던 점도 주요변수로 작용했다.한편 이달 중 분양되는 주요 아파트 중 투기과열지구 이외의 단지에서는 분양권 단기전매를 노린 단타매매꾼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최근 경기도가 도내 전지역에서 분양권 전매제한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설교통부에 건의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수도권에서 분양권 단타매매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일부 가수요가 만들어내는 프리미엄 거품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