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느닷없는 앵커맨 이야기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하자면 <전원일기 designtimesp=23242> 때문이다. 긴 세월 농촌 서민들의 수많은 애환을 담아 전파에 실어 보냈던 <전원일기 designtimesp=23243>가 대장정을 끝내고 소재고갈과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막을 내린다. 평소 잘 보지도 않았던 프로그램의 종영소식이 자꾸 맘에 걸리는 건 시청률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되어서다.이건 <전원일기 designtimesp=23246>만의 문제가 아니다. 멍하니 바라보지만 말고 정말 생각을 가지고 텔레비전을 사고한 적이 있는가? 조금만 삐딱하게 보면 우리가 보는 프로그램들 중 말초적인 웃음과 자극적인 이미지를 목적으로 하지 않은 것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세상 살기가 힘드니까 그런 거라도 보면서 한시름 잊는다고는 말하지만 시청률의 노예가 된 그런 프로그램들이 어쩌면 세상사는 걸 더 힘들게 하는지도 모르겠다.시청률이라는 괴물은 가끔씩 놀라운 살상력을 지니기도 한다. 영화 사상 텔레비전이 가장 처참하게 죽인 사람은 아마도 <네트워크 designtimesp=23249>의 앵커맨 하워드 빌이 아닐까 싶다.점점 떨어지는 시청률은 그의 목을 죄어오고, 방송사 사장은 그에게 해고통지를 보낸다. 하워드는 마지막 방송에서 흉금을 털어놓는다.“시청자 여러분, 이 프로그램은 막을 내립니다. 시청률 하락 때문입니다. 저는 자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일주일 후 저는 이 프로그램 방송 도중에 자살을 할 계획입니다. 다음주 이 시간을 기다리십시오. 아마 시청률은 굉장히 높아질 겁니다.” 그의 진심이 통했을까? 시청률은 급상승하고 하워드는 해고는커녕 자신의 이름을 딴 <하워드쇼 designtimesp=23253>의 진행자가 된다.그의 쇼는 간단하다. 무대로 나간 하워드는 자신의 불만을 이것저것 주절주절 늘어놓는다. 그러다가 “난 완전히 열 받았어. 이제는 돌아버리겠어!” 소리치며 무대에서 졸도한다. 설정이냐고? 어찌 보면 방송사고지만 사람들은 그의 쇼를 보면서 당시의 암울한 사회 상황에 대한 페이소스를 느끼는 것 같다.하지만 시청률은 다시 떨어지고 프로듀서는 생방송 도중에 그를 살해하겠다고 예고한다. 다시 치솟는 시청률. 하지만 그것은 그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것이었고, 어느 과격주의 정치단체는 방청석에서 하워드에게 총알세례를 퍼붓는다.과장된 거 아니냐고? 그렇게 텔레비전에 목숨 거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글쎄 요즘 경선토론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는 그들을 보면 진짜 목숨은 아니더라도 ‘정치생명’ 정도는 텔레비전에 충분히 달려 있다고 보이는데….이 주의 문화행사소프라노 제시 노먼 리사이틀12월4일(수), 7일(토)/예술의전당 콘서트홀/오후 7시30분/R석 14만원, S석 12만원, A석 10만원,B석 7만원, C석 4만원지난해 4월 내한해 팝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장면을 연출했던 소프라노 제시 노먼이 또다시 한국을 찾아왔다.지난 30년간 세계 성악계의 디바로 불려온 제시 노먼은 가곡과 오페라, 재즈, 영가, 현대 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소화해낸다. 풍부한 성량과 파워, 윤기 있는 목소리, 깊은 음악세계로 성악애호가들을 매료시켜 왔다.이번 내한 연주회는 관객 주문 콘서트로 개최돼 지난 3월 관객투표를 통해 선정된 베토벤, 베르그, 라벨, 볼프의 가곡과 번스타인, 거시윈, 듀크 엘링턴의 재즈 프로그램이 무대에 오른다.제시 노먼은 지난 30년간 카네기홀 40회 공연, 최연소 케네디센터 공로상 수상, 그라모폰상 등 최고 권위의 가곡과 오페라 음반상 석권하는 기록을 세워왔다. 레오 카락스 감독의 영화 ‘디바’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02-580-1300)오데사 소년소녀 합창단 내한공연 = 12월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우크라이나 오데사 소년소녀 합창단의 두 번째 내한공연. 맑은 음성을 지닌 이 합창단은 우크라이나 성악예술의 본산인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창단됐다. 창단 10년 만인 1991년 국제 합창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합창무대에 데뷔했다. (1588-7890)월미도 살인 = 12월31일까지 인켈아트홀. 월미도 해변에서 목이 졸린 여인의 시체 발견. 신참형사가 독특한 방법으로 사건을 파헤친다. 극단 애플시어터. 스가 고헤이 작, 전훈 연출. (02-742-7753)마당놀이 심청전 = 12월8일까지 국립극장 마당놀이 전용극장. 심청전에 빗대 현대사회의 도덕불감증을 풍자하는 마당놀이. 윤문식, 김성녀, 김종엽 외. 극단 미추. 김지일 작, 손진책 연출. (02-747-5161)웰컴 투 동막골 = 12월14~29일 LG아트센터. 희곡작가로 출발하여 방송, 드라마, 영화 둥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왔던 장진이 연극 ‘웰컴 투 동막골’을 선보인다. 2년 반 만에 본향으로 돌아온 것. 1950년 강원도의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상향에 대한 소망을 표현한다. (02-2005-0114)헨델의 메시아 = 12월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서울시합창단의 82회 연주회. 서울시합창단은 1978년 창단된 후 200여 회의 공식 연주회를 비롯 1000여회 이상의 연주회를 개최해 왔다. 이번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는 백효죽 서울시합창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는 2002년 4월 취임이후 서울시합창단과 함께 현대합창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곡들을 연주해 왔다. (1588-7890)도깨비 스톰 = 12월14일부터 내년 2월16일까지 정동극장. 지난 2001년 1월 초연이후 국내 10개도시와 해외 5개국 11개 도시에서 공연된 창작공연. 세계 유수 공연예술축제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도 참가한 바 있다. 솥뚜껑이 드럼과 역할을 하고, 양푼이 개밥그릇등이 악기가 된다. 록과 태평소가 만나고, 드럼과 항아리가 만나는 뮤직 퍼포먼스. (02-2068-0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