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칩 심는 '패키징' 기술력이 바탕...스마트카드도 진출

바른전자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1호로 시작, 98년 2월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최완균 현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패키징 기술 연구진 출신 4명이 주축이 돼 창립했다. ‘반도체 패키지 전문 벤처’를 표방하는 회사로 메모리카드와 스마트카드가 주요 생산품이다.반도체의 기술분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칩 설계와 웨이퍼 가공, 패키징으로 분류된다. 이 회사가 맡고 있는 것은 패키징, 다시 말해 조립공정이다. “디지털 제품이 점차 고용량 메모리를 필요로 하면서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게 이 회사 최완균 사장의 설명이다.우리나라의 조립전문 위탁가공업체로는 ChipPAC, 아남, 시그네틱스, STS반도체 등이 있지만 단품 패키지(Chip Level Package)를 주로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카드를 생산하는 바른전자는 보드 레벨 패키지(Board Level Package)기술을 갖고 있는 셈이다.이 회사는 삼성전자에 플래시메모리카드를 전량 독점 납품하는 협력업체다. 삼성전자에서 플래시메모리칩을 받아서 이를 인쇄회로기판(PCB)에 심어 카드로 만들어 다시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것이다.플래시메모리는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MP3 등 휴대용 디지털미디어의 저장매체로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 가전제품이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D램에 이어 메모리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플래시메모리 시장은 오는 2004년까지 연평균 36.9% 성장해 2004년에는 219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등 전망이 밝기 때문에 이 회사의 플래시메모리카드 부문 성장세도 기대되고 있다.내년 스마트카드가 캐시 카우로 급부상 기대이 회사의 플래시메모리카드 부문 매출은 99년 12억원에서 2000년 52억원, 2001년 186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9월까지는 15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카드의 매출 호조에 힘입어 9월까지 총 매출액 176.3억원을 달성했고, 올해 총매출액은 2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7.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스마트카드도 이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교통카드 등으로 이용되는 스마트카드는 ‘IC칩 모듈’ 형태로 납품하기도 하고, 카드 완제품으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거래처는 삼성SDS, 에스원 등과 KDN스마텍 등 스마트카드 제조업체들이다.스마트카드 시장은 올해 285%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용도별로 보면 무선통신카드, 금융카드, 공중전화카드, 교통카드, ID카드 등의 순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들을 복합화한 다기능카드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편이고, 이 회사는 내년에 해외매출이 크게 늘 것을 기대하고 있다. 독일의 카드회사인 GND와도 계약을 맺었다. “지금은 플래시메모리카드 대 스마트카드의 매출이 80대15 가량 되지만 내년에는 스마트카드 부문의 매출비중이 40% 정도로 확대될 것”이라는 게 최사장의 설명이다.하지만 이미 스마트카드 부문에는 쟁쟁한 경쟁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순조로운 성장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최사장은 “교통카드나 금융카드는 스마트카드의 1차 응용”이라면서 “위성TV 셋톱박스에 내장한다든가, 명품에 진품임을 확인시키는 인식용 스마트카드를 삽입한다든가 하는 2차 응용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성이 밝다”고 말했다.지난 11월25~26일 청약을 한 이 회사는 2,114대1로 사상 최대의 공모주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상대적인 가격 메리트(공모가 1,800원)가 부각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2월4일 첫 거래가 시작됐는데 4~5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애널리스트 시각안정적 매출로 고수익 보장바른전자는 삼성전자의 플래시메모리카드를 패키징해 독점공급하고 있다. 이 부문은 바른전자 매출의 86%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매출원으로 결국 삼성전자의 플래시메모리사업 동향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영업구조는 이 회사의 가치를 가늠하는 대단한 강점이자 때로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다.현재 세계 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 난드(Nand)형 제품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위상이 기가급에서 난드형 채택이 확대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또한 휴대용 디지털기기 수요의 소형화, 고용량화와 더불어 세계 플래시메모리카드 시장이 IDC자료에 의하면 2006년까지 연평균 47%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런 환경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에 대한 과도한 영업의존이 갖고 있는 위험은 최소로 평가하고 안정적 매출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캐시 카우(Cash Cow)로서의 역할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회사는 국내 스마트카드 모듈 조립에서도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매출비중은 12.5%에 불과하나 영업마진율은 메모리카드에 비해 세 배 이상의 고마진을 창출하고 있어 향후 이 회사의 실질적인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스마트카드 시장은 올해 이후 3년간 평균 16.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데이타퀘스트 전망), 특히 국내 시장은 그보다 더욱 가파른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이 회사가 중장기 성장성이 유망한 산업군을 전방에 두고 있으면서 대형 거래선을 통한 안정적 매출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고성장의 지속과 더불어 고수익을 잉태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런 기대실적이 어떤 형태로 현실화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정진관ㆍ한양증권 선임연구원인터뷰 / 최완균 사장‘양산은 3년 뿐’ 끊임없는 기술 개발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습니다. 삼성전자가 다른 플래시메모리카드 조립업체를 찾는다거나 삼성전자의 플래시메모리 매출이 줄어들 경우 타격이 클 텐데요.삼성전자가 다른 조립사를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우리 회사의 제조능력이 150만개인데 삼성전자의 플래시메모리카드 생산량이 이 수준에서 고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비용을 더 들여 다른 조립업체를 추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어쨌든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높은 것을 개선하기 위해 반도체 기술을 응용한 스마트카드 부문의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영역은 변화가 심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양산은 3년’이라는 원칙 아래 개발하고 설비투자도 합니다. 메모리카드 이후 스마트카드가, 그다음에는 수정진동자와 오실레이터가 각각 주력 캐시카우로 부상하게 될 것입니다.‘반도체 시스템 레벨 패키지 전문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무슨 뜻입니까.보통 반도체의 칩 제조 이외의 부문은 모두 조립이라고 통칭합니다. 하지만 패키징이라도 설계, 생산, 테스트의 여러 분야가 있고, 그 기술 수준도 모두 같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가 만드는 플래시메모리카드는 여러 개의 칩을 한 개의 카드로 만드는 ‘보드 레벨 패키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이를 더욱 발전시켜 저장 이상의 기능, 이를 테면 운영체계로 기능한다든가 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레벨의 패키징까지 해내겠다는 의미입니다.회사의 강점은.연구인력을 비롯해 젊다는 거죠. 제조업 중에서 평균연령이 매우 낮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벤처와 비교하면 그렇게 젊은 것도 아니지만. 연구개발 인력들이 젊기 때문에 개발속도가 빠르고 순발력이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