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 달러화 약세 등 악재 '봇물'...'연말랠리'는 어려울 듯

최근 주식투자자들은 대선 이후 증시의 흐름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갖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물론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년의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 일시적으로 주가 상승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주가 상승에 대한 해답은 궁극적으로는 경제 펀더멘털 측면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현재 외부환경은 호재보다 악재가 많다. 미국은 이라크에 대해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며, 북한의 핵발전소 재가동 문제는 지정학적인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또한 베네수엘라 파업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감으로 국제유가가 속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새로운 경제팀 출범 이후 기존의 강한 달러 정책에서 벗어나 약한 달러 기조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며 미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3년 내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국제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이 같은 지정학적 위험과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는 주식 등의 위험자산보다 금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금가격 상승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탓과거의 경험상 금가격의 상승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일종의 투자 피난처 역할을 해 왔다. 최근 국제 금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99년 10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기업들의 원가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또한 세계경기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요 측면의 회복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 기업 이익의 질적인 측면의 성장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결국 달러화 약세에 따른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 저하와 국내 기업들의 내년 매출둔화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어 내년 1분기 기업들의 이익전망치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이미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이러한 대목을 엿볼 수 있다. 현재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순익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 15%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인텔, 마이크론 등 최근 사전 순익 경고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사례에서 보듯 내년도 1분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역시 하향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최근 코스닥시장을 보면 지난 10월 이후 발생한 거래소시장과의 수익률 격차가 상당부분 메워진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최근 대량 거래 이후 단기적으로 시장에너지가 발산돼 당분간 지수 조정양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결국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경험적 사실에 입각해서 시장에 접근하기보다 국내외 환경이 증시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추세의 극적인 반전에 대한 기대감에서 한걸음 물러나 보수적인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