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사업 시작 이후 고속 성장, 68개 지역센터에 3만여 고정회원 거느려
서울 반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주)짐월드는 국내 놀이교육시장의 선두주자다. 짐보리(GYMBOREE)로 유명한 이 회사는 지난 92년 ‘엄마와 아기가 함께하는 놀이. 음악교육’(Play&music)을 기치로 내걸고 첫선을 보인 이후 올해로 12년째 차별화된 교육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비슷한 사업아이템을 들고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었지만 짐월드의 아성을 깨는 데는 실패했다.치열한 교육시장에서 짐월드의 위상을 확고하게 구축한 박기영 사장(41)은 업계에서 집념의 경영자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짐보리를 국내에 직접 도입해 교육시장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경영인으로 엄마들 사이에 ‘마음껏 놀면서 배운다’는 새로운 개념의 교육방식을 대중화시킨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박사장이 교육사업에 뛰어든 동기는 다소 싱겁다. 90년대 초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밟던 그는 주변 사람들이 짐보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짐보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동료들도 관심을 기울였죠.”평소 사업을 하고 싶었던 박사장 역시 호기심이 발동했다. 몇 달간 다각도로 검토를 해 본 결과 박사장은 짐보리를 한국에 들고 들어가 사업을 하면 괜찮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곧바로 본사를 찾아갔고, 우여곡절 끝에 한국 내 사업권을 땄다. 당시 국내의 유명 교육 관련 업체들이 제안서를 넣는 등 군침을 흘렸지만 본사 경영진은 미국문화를 잘 알고 의욕에 넘쳤던 박사장을 낙점했다.92년 귀국한 박사장은 곧바로 일을 벌였다. 사무실이 마땅치 않아 커피숍에서 직원채용 면접을 보는 등 힘들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기로 머릿속에 남아있다. 첫번째 교육장(일종의 학원)은 구 삼풍백화점 부근에 냈다.생활수준이나 교육수준으로 볼 때 국내 최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크기(50평)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많은 관심을 끌었고, 교육비 역시 시간당 최고수준을 고집했다. 1시간씩 월 4회 교육에 5만원을 받았던 것. 지금은 월 8만원을 받는다.비싼 만큼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잡았다. 특히 수업내용에 불만이 있으면 전액 환불해줬다. 당시로서는 극히 이례적이었지만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아울러 교사들도 전원 4년제 대학 출신자들로 구성했다. 시스템이나 프로그램만으로는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질 수 없고, 교사의 수준 역시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사업시작 3개월이 지나면서 박사장은 성공을 확신했다. 재등록률이 90%에 육박하고 엄마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아이들 역시 교육내용에 대단히 만족하는 눈치였다. 짐보리 사업에 동참하고 싶다는 예비창업자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자연 사업도 번창을 거듭했다.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전국 각지에 지역센터가 속속 문을 열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짐보리의 프랜차이즈사업권을 따기 위한 경쟁률이 수십대 1까지 치솟는 일이 벌어졌다.박사장은 “2003년 3월 현재 전국에 68개의 지역센터를 두고 있으며, 고정 회원수만도 3만여명을 헤아린다”며 “지금도 짐보리 프랜차이즈사업을 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사람이 줄을 서고 있는 형편이지만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사장은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사에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댔다. 어찌 보면 오늘의 박사장을 만든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대표적인 것이 지역센터 원장을 고르는 일이다. 전반적인 인성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자격에 대해서도 엄격하다.대학졸업은 필수이고, 반드시 여성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아울러 짐보리의 정신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인물을 고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박사장은 “다른 것은 몰라도 인적구성은 국내 최고임을 자부한다”고 설명했다.지역센터도 아무 데나 두지 않는다. 짐보리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해 지역적으로 많은 제한을 둔다. 보통 사업이 잘되면 전국에 수백군데의 지사나 가맹점을 두는 업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대목이다. 남발을 막기 위해서다.예컨대 서울의 경우 한 개의 구에 하나를 넘지 않게 조절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에는 더 이상 센터를 신설하지 않고 있다. 박사장은 “돈만 생각했다면 많은 센터를 두었겠지만 짐보리의 브랜드 가치를 생각해 참았다”고 강조했다.짐보리에서 성공을 거둔 박사장은 99년부터 사업영역을 넓혔다. 매드사이언스라는 어린이용 과학놀이 교육을 새로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장난감(브랜드명 보네룬뜨) 사업에도 손을 댔다.매드사이언스는 6~13세에 해당하는 어린이들에게 일상생활에서 궁금하게 여기는 과학의 원리를 가르쳐주며 직접 체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과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어린이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교사들이 직접 학교를 방문해 방과 후에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비롯해 체험학습 프로그램, 스페셜 이벤트 등의 방식으로 과학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박사장은 “짐보리는 0~6세 어린이가 대상인 데 비해 매드사이언스는 6~13세까지”라며 “아직은 성장단계지만 앞으로 시장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현재 3개인 지역센터를 전국적으로 40여개까지 늘릴 예정이다.지난 12년간 앞만 바라보며 달려온 박사장은 당분간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짐보리의 경우 이미 놀이교육 분야에서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수업의 질을 높이고 수강하는 어린이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을 겁니다. 아울러 매드사이언스 역시 출발이 순조로운 만큼 조만간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과학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합니다.”돋보기 / 짐보리가 뭐기에신체활동 통한 두뇌 자극 프로그램짐보리의 인지도는 상당하다. 회사측은 “아마 엄마들 가운데 99%는 한두 번쯤 들어봤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교육 프로그램이기에 국내에서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짐보리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각 단계별 프로그램이 아이들 신체능력 및 발달상황에 따라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은 짐베이비(생후~6개월), 짐크롤러(생후 6~12개월), 짐워커(생후 10~18개월), 짐러너(생후 14~28개월), 짐익스플로러(생후 24~36개월), 짐키드(생후 36~60개월) 등 크게 6단계로 구분된다.모든 단계의 아이들은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이고 신체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한다. 즐겁게 놀며 학습하는 셈이다.또 다른 특징은 주제 반복학습으로 요약된다. 모든 주제는 2주씩 반복되는데 첫주에는 기본활동을 제시해 주제에 쉽게 접근하도록 하고, 둘째주에는 기본활동을 심화 반복한다. 같은 놀이를 반복함으로써 어린이들은 새롭게 놀이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볼 수 있게 된다.부모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교사는 부모들에게 아이들과의 놀이 참여 방법을 자세히 일러줘 프로그램 참여시 아이들을 많이 격려하고 아이들 스스로 놀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또 하나의 즐거움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은 짐보리 뮤직이다. 어린이의 음감과 리듬감 등 기본적인 음악능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