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부문의 투자 15~25% 줄여

미국기업들의 정보기술(IT) 분야 투자가 줄고 있다. 인터넷 거품 붕괴와 함께 시작된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이 수익성 향상을 위해 IT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90년대 말 IT 투자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은 기업들이 기대보다 효과가 낮자 더욱 몸을 사리고 있다.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designtimesp=23739>에 따르면 지난 2001년 IT 투자에 10억달러 이상 쓴 기업은 150개에 달했다. 90년대 초 50개와 비교하면 새 배나 늘어난 것. 전세계 500대 기업들도 90년대 중반 이후 IT 투자를 두 배 가까이 늘렸다.그렇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 2002년 대부분의 기업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투자를 15~25% 줄였다. 지난 90년대 연평균 5~10% 증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전문가들은 최근 IT 투자 감소 이유를 수익창출에서 찾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수익이 낮아지면서 비용절감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IT 투자를 줄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기업들은 최고정보책임자(CIO)의 보너스를 IT 비용 감소 규모에 따라 결정할 정도로 필사적이다.그러나 일부에서는 “IT 투자 감소가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과도하게 투자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사실 지난 90년대 말 이뤄진 IT 투자는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경향이 있었다. 멀쩡한 시스템을 새로 갈아 치우거나 이전 시스템과 통합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도 있었다.그결과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기도 했다. 예컨대 구시스템과 신시스템 통합이 이뤄지지 않아 일을 두 번 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시스템 운영비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실제로 기업들이 IT 투자의 80%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IT가 생산성을 높이지 않는다’기업들은 IT 투자가 줄면서 현재 갖고 있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줄이고 있다.그렇다고 언제까지 IT 투자를 미룰 수는 없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적절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효과적 투자는 새로운 기회를 가져올 수도 있다. 다만 투자 대상과 시기를 제대로 판단해야 한다.새로 IT 투자를 할 때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것은 생산성 향상이다. MGI는 최근 2년 동안 IT와 생산성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IT 자체가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IT가 회사의 ‘혁신’(Innovation)을 불러일으킬 때 비로소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MGI는 “혁신은 새로운 상품, 서비스, 공정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MGI는 또 혁신을 이루기 위해 기업은 두 가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경쟁력을 있는 생산수단을 찾는 것이고 둘째, 투자분야와 시기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MGI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