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에서 재개발을 추진 중인 곳은 줄잡아 400군데에 달한다. 주민 몇 명이 모여 재개발을 논의하는 정도인 태동단계부터 조합원 분양을 마치고 착공에 들어가는 막바지 단계까지 형태도 다양하다.문제는 이처럼 수많은 재개발구역들 가운데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만 해도 위치와 시세만 좋다면 일명 ‘치고 빠지는’ 단기투자도 가능했던 게 재개발 투자다.그러나 이제는 환경이 확 달라져 추진단계를 꼼꼼히 살피고 가격조건도 따져 향후 투자수익성이 얼마나 될 것인지 확인 후 ‘액션’에 들어가야 후회가 없다.김종수 미리주닷컴 부장은 “재개발에 투자해 큰돈을 번 투자자는 추진단계별로 변화되는 가격과 사업의 흐름을 파악해 적절하게 투자했기 때문”이라며 “옥수12구역 등 건립가구수보다 조합원수가 많은 기형적인 구역은 아닌지, 향후 해당 아파트가 어느 정도의 가격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리 가늠해 본 후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서울시내 재개발구역은 강북지역에 압도적으로 몰려있다. 강남지역이 80년대 들어 아파트촌으로 집중 개발돼 재건축 수요가 많은 반면, 강북은 단독주택 중심의 구시가지가 많기 때문이다.이중에서 투자의 안전성이 높고 빠른 시일 내 입주가 가능한 곳은 관리처분 단계에 있는 구역. 김종수 부장은 “관리처분 단계에 도달하면 조합원 분양이 끝나 평형과 동호수 배정, 추가부담금 규모까지 확정돼 투자자가 자금계획을 세우기 쉽고 무엇보다 ‘바가지’를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관리처분 내역서를 검토한 후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매입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는 것이다.이런 지분은 사실상 아파트 분양권과 같다고 봐도 된다.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현 상황에서는 메리트가 있는 셈이다.시세차익를 염두에 둔 투자자 입장이라면 구역지정 전후 단계에 있는 재개발구역에 관심을 두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기본계획이 확정된 후 구역지정 신청을 해 둔 곳이나 갓 구역지정을 받은 곳은 조합원수가 확정돼 있어 사업추진이 빠르기 때문이다.앞으로는 지분쪼개기가 금지돼 재개발사업 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합원 동의율 5분의 4(종전 3분의 2)를 충족하면 과거와는 달리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조합설립인가만 받아도 투자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이다.금호ㆍ옥수권서울시내 재개발구역은 크게 세 개 권역으로 나눌 수 있다. 한강조망이 가능한 금호ㆍ옥수권과 신개발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포ㆍ공덕권, 그리고 한강조망과 개발 프리미엄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상도동 권역이 그것이다. 이들 권역은 각각 주변지역을 벨트로 묶으면서 시세와 분양가가 비슷하게 형성되는 특징이 있다.먼저 금호ㆍ옥수권을 살펴보자.현재 성동구에서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곳은 금호11구역 등 6군데. 이 가운데 금호11구역, 옥수12구역, 행당4구역 등 3개 구역이 눈에 띄는 추진과정을 보이고 있다.금호11구역의 경우 단지 정면이 한강이어서 조망권 메리트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지하철 3호선 옥수역에서 도보 5분거리인데다 동호대교를 이용하면 강남북을 쉽게 오갈 수 있는 교통요지이기도 하다.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새 브랜드 ‘푸르지오’로 22~41평형 888세대가 건립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사업시행인가을 받았으며 하반기 중으로 일반분양이 실시될 계획이다.하지만 프리미엄이 너무 많이 붙어 있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미 31평형 배정지분이 평가액보다 2억원 정도 많은 프리미엄이 붙은 채 거래되고 있어 향후 한강 프리미엄이 얼마나 형성될 것인지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구역지정 신청 중인 옥수12구역은 최근 지분쪼개기로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지분쪼개기를 통해 조합원수가 크게 늘어나 향후 사업추진이 어떻게 될지 ‘암담’하기 때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쪼갠 지분 소유자들에게 임대주택을 배정한다고 해도 조합원수가 이미 초과한 상태라 문제가 많다”고 전했다.마포·공덕권‘삼성타운’이라 불릴 만큼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압도적인 시공실적을 자랑하는 공덕동 일대는 현재도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신공덕4구역의 경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신공덕5구역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다. 인근 대흥2구역은 구역지정이 돼 사업추진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지난 1월 시유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가속도를 높이고 있는 신공덕4구역은 24~44평형 126세대가 건설되는 소형 재개발구역. 세양건설산업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지분수가 작아 매물은 귀한 편이다.이수건설이 시공하는 신공덕5구역은 지난해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관리처분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356세대가 건립될 예정이며 이 가운데 108가구가 하반기 중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지하철5, 6호선 환승역 공덕역이 걸어서 2분 걸리는 역세권인데다 효창공원이 가까워 주거환경이 탁월하다.구역지정을 받은 대흥2구역은 지난 6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1만여평의 대지에 25~42평형 600가구의 아파트를 신축하며 20층짜리 10개동으로 구성될 예정이다.서대문구 북아현 충정구역과 충정로 냉천구역, 공덕4구역과 가까운 아현구역도 사업 초기단계이지만 인기가 높다.4,000세대가 넘는 대단지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아현구역은 5~10평대 지분이 평당 1,500만~2,000만원까지 호가되고 있다.인근 거북이부동산에 따르면 5평 대지가 9,500만~1억원선까지 올라 기대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북아현동 충정구역 역시 10평대 지분이 평당 1,300만~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상도동권한강을 북쪽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 흠이긴 하지만 동작구 상도동, 흑석동 일대는 신흥 개발지로 지명도가 높다.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노량진1구역과 본동5구역, 상도7구역 등 구역지정 입안신청을 낸 지역을 눈여겨 볼만하다. 흑석4구역, 5구역의 경우에도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사업속도를 높이고 있다.노량진1구역은 18~33평형 167세대가 건립될 예정으로, 학군이 좋고 한강이 가까워 주거환경이 좋은 편이다. 국철 노량진역에서 도보 5분거리이며 7호선 장승백이역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용적률 200% 이내에 7층이나 12층까지만 지을 수 있는 2종 주거지역으로 세분화돼 재개발사업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흑석4ㆍ5구역은 각각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을 시공사로 정하고 총 1,500세대에 이르는 대단지로 개발된다. 특히 흑석동 일대는 재개발 전문가들이 꼽는 유망지역으로 분류된다. 구역지정은 안됐지만 입지여건이 탁월하고 지하철 9호선 개통 등 교통환경도 좋아져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이다.뉴타운 예정지뉴타운 개발은 사실상 대규모 재개발이라는 점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미 뉴타운으로 지정된 은평, 왕십리, 길음지역처럼 지정된 후 높은 가격 상승 효과와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때문에 2차 뉴타운 개발대상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최근 서울시가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2차 뉴타운 개발대상지역 지정 신청을 받은 결과, 17개구에서 20곳을 신청했다.동대문(이문, 전농ㆍ답십리동)과 서초(방배2ㆍ3동), 영등포(신길1ㆍ4ㆍ6ㆍ7동, 영등포2ㆍ5ㆍ7가) 등 3개 자치구는 2곳을 후보지로 각각 신청했으며 서초(방배2ㆍ3동), 송파(거여ㆍ마천동), 동작(노량진동) 등 강남지역도 신청을 마쳤다.강북지역인 종로(평동), 용산(보광ㆍ한남동), 광진(중곡4동), 동대문(이문, 전농ㆍ답십리동), 중랑(중화2ㆍ3동), 강북(미아6ㆍ7동), 도봉(창2ㆍ3동), 서대문(남가좌동), 마포(아현2ㆍ3동) 등은 재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 위주로 뉴타운 지정을 요청했다.서울시는 “개발 시급성과 여타 지역과의 형평성, 자치구 및 주민의지 등을 심사, 오는 8~9월께 3~5곳의 뉴타운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김종수 미리주닷컴 부장은 “주변에 재개발이 많이 진행되는 곳이 아무래도 선정될 확률이 높다”며 “1차 뉴타운 개발지 선정 때도 물망에 올랐던 동대문구 전농ㆍ이문동과 대규모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서대문구 남가좌ㆍ북가좌동, 아현동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밝혔다.청계천 주변청계천 복원 발표를 전후해 인근 부동산시장은 주가가 크게 올랐다. 교통환경이 편리한 대신 자연환경 등 생활조건이 뒤떨어져 주거지로서 지명도가 낮았지만 청계천 복원으로 대폭 프리미엄을 올리게 됐다.이에 따라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지역은 이미 가격이 크게 올랐다. 1,852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재개발돼 내년 분양 예정인 황학동 롯데아파트는 현재 재개발 지분가격이 평당 1,500만~2,000만원선에 달한다.동대문구 용두동 재개발구역 역시 가격이 크게 올라 10평짜리 지분이 평당 1,500만~1,900만원선이다. 전문가들은 황학동 등 청계천 주변 재개발구역에 입주할 시점에는 현재보다 시세 메리트가 크겠지만 사업추진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