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금성이 LG로 기업이미지통합(CI)을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었던 게 야구단 덕분이라는 거 아세요?”LG스포츠 마케팅팀 홍정택씨(33)는 야구단의 경제적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LG가 MBC청룡을 130억원에 매입한 것은 90년으로 이때 이미 야구단은 LG 트윈스라는 이름을 가졌다.그리고 럭키금성에서 현재의 LG로 그룹 CI가 바뀐 것은 95년의 일이다. 조성연 LG스포츠 마케팅팀장은 “한 기업이 CI를 바꾸는 작업에서 발생되는 엄청난 비용을 감안하면 프로스포츠의 마케팅 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한국프로야구 8개 구단의 임직원은 지난해 월드컵에 빼앗겼던 관중을 되찾고 이윤창출이라는 프로스포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기 위해 분주하다.특히 지난해 한국프로야구의 수익사업을 전담할 KBOP가 출범하고 올 들어 구단별 요금자율화가 시행되면서 프로야구가 비즈니스로써 자리를 잡는 재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가장 합리적으로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의 하나로 평가받는 LG스포츠의 야구 마케팅담당자 홍정택씨의 하루를 따라가봤다.오전 10시 팀회의업무 성격상 상황에 따라 스케줄이 달라지기 때문에 오전 9시에 출근하면 자신의 업무를 체크한다. 주1회 팀회의가 있는 날은 오전 10시부터 있을 회의를 준비하는 데 아침시간을 활용한다.야구, 농구, 씨름 등을 총괄하는 LG스포츠의 전직원은 70명으로 이중 절반 정도가 야구를 전담한다. 그중에서도 마케팅 담당은 5명. 이들이 주로 회의를 통해 내는 안건의 90% 이상은 관중과 수익 증대를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다.입장료가 여전히 낮지만 올시즌부터 구단에서 자율적으로 입장료를 결정할 수 있어 그나마 회의 안건이 다양해진 편이다. 마케팅팀에서 예상하는 올해 입장료 수입은 홈구장의 경우 연간 18억원, 원정경기의 경우 3억원 정도로 지난해에 비해 약 16% 오른 수준이다.특히 잠실야구장은 타 구장과 달리 지난 2000년부터 구단에 장기임대되고 있다. 비교적 입장수익 이외의 부대수입을 얻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편이다.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의 입점이 가능해진 것도 이 덕분이다.LG 트윈스측은 이들 업체로부터 올해 약 10억원의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경기장 옥외광고 유치로 15억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관중증대를 위해서는 공동마케팅을 적극 활용한다. 지난 4월에는 서울시와 공동 프로모션 조약을 체결했다. 구청 홈페이지 등 서울시 관련 주요매체에 LG 트윈스 소식을 정기적으로 게재하고 서울 도심 50여개 전광판과 지하철 내부에 LG 트윈스의 경기일정을 홍보한다.오전 11시 온라인 게시판 검색2000년부터는 온라인 게시판을 만들어 팬들의 의견을 구단운영에 반영해 오고 있다. 지난 4월 개막전에서 첫선을 보인 ‘금고를 털어라’ 이벤트 역시 팬들의 의견으로 만들어낸 아이디어다.오후 1시 부착물 게시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와 함께 서울 연고팀으로 잠실야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LG의 홈경기가 있는 날은 마케팅팀에서 할일이 더 많아진다. 홈팀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각종 게시물들을 전시해야 한다.홍씨는 “전용구장이야말로 야구산업을 발전시킬 중요 요소”라고 말했다. 2005년 착공을 목표로 서울시 돔구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그나마도 두산과 함께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구장을 통해서는 부대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아예 구장명칭 사용권 판매가 스포츠단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병현이 활약했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 뱅크원볼파크가 좋은 예다. 애리조나구단은 30년 동안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대가로 뱅크원으로부터 6,600만달러(약 792억원)를 받았다.물론 돔구장 그 자체는 경기장 입장료를 현실화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돼 적극 환영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오후 3시 스태프 공지사항 전달경기에 따라 30~60명의 스태프들이 투입된다. 경기진행요원들에게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일도 마케팅팀에서 해야 할 일이다. 올해 진행요원은 “지난해에 비해 30% 늘었다”는 게 홍씨의 말이다.외야, 내야에 따라 입장료가 달라지면서 좌석구분을 돕는 진행요원이 새로 등장했다. 또 올해 맥주판매가 허용된 이후 음주로 인한 투척물 방지도 진행스태프의 새로운 임무가 됐다. 요금 현실화를 위해 서비스에도 무척 신경을 쓰는 만큼 파울타구로 인한 부상관중을 방지하는 일명 ‘호루라기 요원’도 생겨났다.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지역방송사의 중계권 수입도 중요 수익원이다. LG 트윈스는 이를 서비스 차원에서 활용한다. 올시즌부터 자체 라디오 야구중계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잠실야구장 내에 FM주파수를 사용해 가청취거리를 150m로 하는 야구중계 송출시스템을 설치했다. 코믹요소를 가미해 LG 트윈스 중심의 중계진행을 하는 게 특징이다. 가끔 DJ 배칠수씨, 코미디언 이봉원씨 등 연예인들이 중계방송에 참여하기도 해 이들의 의전도 마케팅담당으로서 해야 할 일이다.놀이방 점검도 중요하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서 가족단위 관람객을 유치하는 일이 무척 중요해졌다. 놀이방 역시 올해 신설된 구장 내 편의시설이다.오후 4시 매표원 교육친절교육과 함께 제휴카드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마케팅팀에서 매표원을 대상으로 해야 할 임무다. 공동마케팅의 기획과 진행은 마케팅팀에서 진행하는 주요 업무 중 하나. 특히 카드사와의 공동프로그램은 신규관람객의 유치를 돕는 효과가 있다. 지난 7월 중순부터는 에이비스렌트카와 제휴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LG 트윈스의 회원은 렌터카 이용 할인을, 에이비스렌트카 회원은 야구장 입장 할인혜택을 제공받는다.오후 6시30분 경기시작이제부터는 여러 가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스태프들과 함께 관중의 동선을 정리해준다. 역시 올시즌 처음 마련한 생일파티 이벤트도 경기 도중에 진행된다. 생일 당사자를 응원단장과 치어리더가 직접 찾아가 폭죽, 축가 등 메시지를 띄워준다.오후 11시 퇴근경기가 끝나는 대로 퇴장하는 관중의 동선을 안내해야 한다. 입장관중이 얼마였는지 파악하고 실제 입장수입과 맞아떨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게 마지막 임무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 대개 오후 11시에서 11시30분쯤 퇴근한다.돋보기 / 히트상품 ‘이승엽’300호 홈런볼의 가치는 1억 2,000만원+α아직은 사업성 측면에서 잰걸음을 걷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지만 이승엽이라는 확실한 히트상품만은 국내외 어디에 내놓아도 부러움을 살 만하다.올해 6억3,000만원의 최고연봉을 기록한 이승엽은 최근 세계 최연소 통산 300홈런(26세10개월4일) 기록 달성자가 되면서 경제적 가치를 더했다.이승엽 홈런볼의 소유주 이상은씨와 구매를 원하는 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사장 사이에 오가는 홈런볼가격은 1억2,000만원 수준. 양쪽은 이를 기준으로 가격절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승엽이 300호 홈런을 쳐낸 6월22일 경기가 펼쳐진 대구구장은 1만2,000명 만원을 기록했다. 대구구장이 만원일 때 입장수익은 5,500만원이다. 이날은 일요일로 이승엽의 300호 홈런과 무관한 일요일인 5월18일 대구구장 입장관객수는 7,031명이었다.결국 300호 홈런볼의 경제적 가치는 1억2,000만원+α로 기록달성 전날인 6월 21일 역시 대구구장이 만원이었던 점을 들어 최고 3억원까지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승엽 선수 개인의 광고효과와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증대 효과까지 감안하면 돈으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의 중요도를 지닌다는 게 야구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