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화물차량의 통행이 끊어지는 시간만을 노려 틈새시장 개척에 나선 이색서비스가 일본에 등장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후 9시부터 오전 3시까지 6시간 동안만 화물을 실어나르는 심야택배.도쿄 스미다구에 본사를 둔 경화물운송 전문업체 그란티오가 7월 초부터 ‘야간편’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이 심야택배는 일반 택배서비스보다 타깃 고객층이 명확하다는 점, 고객이 부재중이라 화물을 전달하지 못하고 그냥 되돌아올 확률이 낮다는 점 등에서 시작 초부터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심야택배는 야간노동에 따른 인건비문제와 운행차량인 디젤차의 소음 등이 난점으로 작용, 대형 택배회사들도 엄두를 내지 못한 사업분야였다. 연장운행을 한다 해도 오후 9시까지가 고작이었다.그란티오는 이 같은 문제를 개인 화물사업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소음이 적은 가솔린 경화물차를 갖고 있는 사업자들과 제휴, 본사가 접수한 배송업무를 이들에게 위탁하는 식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때문에 가솔린 경화물차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돼 초기투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그란티오가 사업 준비과정에서 주목한 것은 타깃 고객과 시간대였다. 인터넷쇼핑과 TV통신판매로 심야에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대도시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배송서비스가 유망분야로 떠오를 것이라는 계산이었다.밤늦은 시간에 쇼핑을 하는 고객은 역시 밤늦도록 잠을 자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밴 사람들일 테니 이들을 대상으로 한 택배서비스는 집이 비어 있어 물건을 전달하지 못하고 허탕칠 확률이 극히 낮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판단했다.그란티오, 대상지역 수도권으로 확대 계획상품을 전달받을 고객이 집을 비운 탓에 택배업체 배달원이 그냥 돌아오는 확률은 일본 택배업체에서 평균 20~30%에 달하고 있다.그러나 심야는 재택률이 높아 그란티오의 예측대로 배달효율이 이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란티오는 심야택배를 시작하기에 앞서 화물관리시스템과 동태관리시스템의 두 가지 지원체제를 구축했다.화물관리시스템은 두말 할 것도 없이 화물이 현재 어디에 있는가를 알려주는 것으로 중앙물류센터와 차량을 연결, 상시파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동태관리시스템은 전지구측위시스템(GPS)을 이용, 차량이 이동해야 할 경로를 컴퓨터로 통제해 배송차량에 장착된 도로정보 안내장치로 보내 준다.두 가지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하면 운전자는 자신이 방문해야 할 곳에 몇 시쯤 도착할 수 있을 것인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사전연락도 취할 수 있게 된다.그란티오는 통신판매업체들과 책, 게임소프트, 생활잡화 등의 배송업무 제휴를 맺고 업무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택배비용은 건당 1,000엔이며, 이중 400엔을 배송차량 소유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통신판매업체들로부터는 이미 제휴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그란티오는 연말까지 배달원을 250명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다.심야택배의 대상지역은 도쿄도의 23개구에 그쳐 아직은 도심에 한정된 상태. 위성도시까지 배달지역을 확대하기에는 차량수도 부족하고 지원 시스템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심야에 물건을 전달받는 데 대한 불안과 어색함이 수요개척의 장애로 작용할지 몰라 공격적인 판촉활동을 미루고 있다.하지만 심야택배서비스의 편리함이 널리 인식되고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완화되면 그란티오는 대상지역을 수도권 지역으로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