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잘나가는 브랜드카페 ‘공짜’의 젊은 대표가 음반을 냈다. 주인공은 하주신 사장(27). ‘공짜’는 그가 2년 전에 낸 카페이름이다. 지금은 직원 50명에 4호점까지 둔 카페브랜드로 성장했다. 매출은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 그가 본업을 제쳐두고 음반을 낸 것이다.“제 인생의 기본은 항상 음악이었습니다. 오히려 브랜드카페사업이 부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주위에서는 이제 그의 기행(?)에 놀라지 않는다. 오히려 ‘다음에는 무슨 일을 할까’ 하는 호기심이 대부분이다. 사실 그의 음악인생은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입학한 20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밤새워 이야기하고 밴드를 비슷하게 흉내내 음악에 심취했던 그 시절부터 그의 꿈은 가수였다.그러나 대학졸업 후 일본유학을 마치고 온 그가 한 일은 카페사업.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반대하는 아버지와 절충에 따른 것이었다. 그때부터 아버지 몰래 카페의 한쪽을 막아 음악연습실을 만들고 가수가 되기 위해 준비했다. 악기도 하나하나 장만했다.그의 아버지는 지금도 음반이 나온 줄 모른다. 서울 강남은 인기를 끌면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섭게 성장할 수 있는 곳이지만 그만큼 위험요소가 많기도 하다. 그런 곳에서 그는 사업과 음악을 병행했다. 2년 동안 음악연습을 하면서 사업도 꾸준히 성장했다.사업이 성장한 것은 그만의 독특한 아이디어 덕택이었다. 여름에 양말을 벗고 발을 시원하게 하면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아이스풀’을 만들어 히트를 쳤고 ‘공짜’카페 앞에 분위기가 다른 ‘안티공짜’카페를 만들어 손님들을 경쟁시키기도 했다.하사장이 추구하는 음악장르는 ‘모던록’이다. 신나는 멜로디로 누구나 따라부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도 카페에서 손님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따라 부르기 쉬운 ‘Destiny’(운명)로 정했다.“2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죠. 솔직히 카페운영보다 음악이 더 어려웠습니다. 요즘은 제 노래를 틀어놓고 손님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유일한 행복입니다.”‘공짜’의 카페매니저들은 그의 음악을 가끔 튼다. 손님들이 음악이 너무 좋다고 칭찬할 때면 앞에 나서서 돈을 받지 않는 그 때문에 당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귀띔한다.비틀스의 존 레논을 존경하는 그는 단순하지만 멜로디가 수려한 음악을 추구한다. 음반을 내기 전에 쉬운 줄만 알았던 그는 첫 앨범을 내면서 창작의 고통을 느꼈다.그래서인지 음악의 발전을 위해서는 인터넷에서 다운받기보다는 음반을 사야 한다고 주위에 권하고 있다. “2년간의 준비기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제는 마음 놓고 제 노래를 한번 부르렵니다. 앞으로는 가수 하주신이라고 불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