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영업현황 다이어리에 모두 기록...마음가짐.전략 차별화 성공

‘원리를 알면 문제해결 능력이 생긴다’는 어느 학습지 카피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중산마을에서 패션 주얼리(14k, 18k 골드로 만든 액세서리) 판매점 ‘에꼬미’를 운영하고 있는 김형남(39) 사장.그는 ‘근본이 튼튼하면 크게 뻗어나가는 것은 비교적 쉽다’는 지론을 바탕으로 15년동안 몸담은 호텔업계를 떠나 2년전 창업을 감행했다.처음 도전한 분야는 김밥전문점. 작지만 탄탄한 기반을 닦을 수 있는 업종인데다 큰 가게를 차리는 것보다 기초를 닦는 게 먼저라는 마음가짐이었다.“음식업을 가장 고생스러운 업종이라고 하잖아요? 힘들지만 열심히 한 덕분에 꽤 괜찮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큰 사업을 하려면 체력관리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작은 것을 좇다 보면 큰 것을 놓치는 실수를 할 수도 있거든요.”조그만 김밥전문점 경영으로 자신감을 얻은 김사장은 다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발전 가능성 높으면서 음식업 보다 노동강도가 약한 사업이 뭘까 꽤 오랫동안 고민했다.김밥전문점으로 기본 닦은 후 본격 도전그러던 중 평소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은 아내가 패션 주얼리 사업을 권했다. 마침 주변에서도 패션 주얼리사업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외형적으로도 격조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우선 시장 조사부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어난 이 분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서로 비교하고 각 업체의 상품, 가격, 서비스 등을 면밀하게 체크했다. 조사 결과 패션 주얼리 시장이 한창 붐을 타고 있는 데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는 상태라는 확신이 들었다.창업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선 아파트 밀집지에 유동인구가 많은 고양시 일산동 중산마을 쇼핑센터에 점포를 구했다.“보통 액세서리 점포들은 대로변 1층에 자리잡고 있지요, 하지만 웬만한 1층 점포는 권리금만 해도 상당합니다. 창업비용을 줄이면서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신도시 근처 쇼핑센터 임대매장을 택했지요.”점포는 지난 1월에 오픈했다. 하지만 그 전 두 달 전부터 홍보작업을 시작했다. 이때 뿌린 광고 전단지만 2~3만부 정도다. 패션 주얼리 가게가 동네에 생겼다는 것을 지역 고객에게 알리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이다.김사장의 점포를 찾는 고객은 2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여성이 대부분이다. 체인 본사에서는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 여성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지만 김사장의 생각은 다르다.“3개월 정도 운영해보니 본사 예측과 실제가 다르더군요. 중년의 아주머니들도 가격이 저렴하고 디자인이 예쁜 패션 주얼리를 무척 좋아합니다. 쇼핑 나왔다가, 반찬거리 사러 왔다가 한번씩 들러 간단한 액세서리를 사가곤 하는데, 모두 행복한 얼굴이 되지요.”김사장은 호텔 생활에서 갈고 닦은 서비스로 무장, 짧은 시간동안 단골고객을 꽤 많이 확보했다.“고객이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최상의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인드로 최선을 다하면, 고객의 입소문으로 점포가 알려지게 되죠. 고객이 홍보요원이 되는 겁니다.”성공 비결은 또 있다. 김사장은 오픈 전부터 직접 ‘사업 다이어리’를 작성해 왔다. 그의 수첩에는 매일 매일의 영업 현황에서부터 업계 동향까지 빼곡하게 기록돼 있다.“기본이 튼튼한 경영을 하기 위해 창업 후에도 계속 시장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또 영업일지를 쓰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그날의 매출액과 고객 정보 등을 점검합니다. 경쟁업체 기사나 성공한 사업가들의 기사를 스크랩하는 것도 잊지 않아요”김사장의 점포는 매달 매출액이 수직 상승 중이다. 창업 이후 월 600만원 정도씩 증가할 정도로 그의 사업 수완은 남다르다. 지난 4월의 매출은 3,000만원 정도였다. 월 임대료 55만원, 물품구입비 1,700만원, 인건비 100만원 등을 빼면 850만원이 순이익으로 남는다.한편 창업하는데 든 비용은 총 1억1,200만원 선이었다. 점포 임대보증금으로 2,000만원, 물품 보증금에 500만원이 들어갔다. 나머지는 인테리어비 1,700만원, 초도물품구입비로 7,000만원을 지출했다.“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 6시간을 빼고는 항상 일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김사장은 당분간 사업을 안정시키는 데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90년대 들어 금이 패션 액세서리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패션 주얼리 시장도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대학가나 대형 쇼핑타운 근처, 아파트 밀집지 등 여성 인구가 많은 곳에 자리잡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라는 조언이다. (02)747-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