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 대표 인터뷰
“경영 성과 없는 CEO, 멋지게만 포장하는 것은 PI에 대한 오해”

[스페셜 리포트]
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 대표. /이승재 기자
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 대표. /이승재 기자
“새롭게 CEO가 됐을 때
기업의 변화 관리가 필요할 때
기업의 사업적 변화가 필요할 때
기업이 급성장해 규모가 커질 때가
바로 CEO PI 전략이 필요한 시점”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의 이미지는 개인의 이미지로 끝나지 않는다. 기업과 조직에 대한 사회적 평판을 좌우하고 주식 가치 등 조직에 대한 가치 평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CEO의 대외적 이미지가 사회적 평판과 신뢰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주가로 표현되는 기업 가치에 반영되는 것이다.

기업 내부적으로도 PI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 PI를 통해 구성원이 자기 조직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하고 로열티를 견인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통 새롭게 CEO가 됐을 때, 기업의 변화 관리가 필요할 때, 기업의 사업적 변화가 필요할 때, 기업이 급성장해 규모가 커질 때를 CEO PI가 필요한 시점으로 본다.

어느 기업이나 경쟁사와 차별화된 ‘CEO 브랜드’를 갖기를 원한다. 중요한 것은 PI가 스타 CEO를 만드는 이미지 메이킹이나 경영적 성과가 없는 CEO를 멋지게 포장해 가상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강함수 에스코토스컨설팅 대표는 “CEO 브랜드 관리는 기업의 명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자 중요한 관리 대상”이라며 “CEO 브랜드는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와 직결되고 경쟁자와 차별적 이미지를 형성하며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최근 PI 트렌드는 권위와 카리스마보다 CEO의 이해관계인과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스킨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강 대표는 “앞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내부 구성원과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 PI는 정확히 어떤 것인가.

“CEO PI는 기업 최고경영자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고 리더십을 구체화해 이해관계인과 시장에 명확한 어젠다와 메시지를 전달해 기업의 무형적 가치를 향상시키는 명성 관리이자 전략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스타 CEO를 만드는 이미지 메이킹 차원이나 경영적 성과가 없는 CEO를 멋지게 포장해 가상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스피치나 프레젠테이션(PT)을 잘하고 옷을 잘 입는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외적 이미지를 다루는 영역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CEO 개인적으로 대외적 활동이나 커뮤니케이션을 능동적으로 전개하면서 이해관계인 또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고 인지도가 높아 인물에 대한 매력이 높아지는 것도 PI 영역에 포함될 수 있다. CEO PI를 기업의 명성적 가치를 높이고 신뢰를 이끌어 내는 요인이 된다는 관점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바라보는 것을 전제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CEO PI는 CEO 개인의 활동이면서 조직 기능적인 차원의 전략과 프로그램이 수반돼야 한다. 이것이 ‘CEO 브랜딩’을 하는 과정이다.”

-CEO PI 전략은 왜 중요한가.

“CEO 브랜드는 기업 브랜드를 인간적으로 만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경영 관련 월간지나 주간지의 표지를 보면 기업의 CI가 장식되지 않고 CEO가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기업의 비전·윤리·문화 등이 CEO의 언어로 재구성돼 전달됨으로써 고객이 비로소 그 기업을 유기체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 브랜드 아이덴티티 관리 차원에서 CEO 브랜드 관리는 중요하다. CEO 브랜드는 내부 조직 구성원에게 조직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천하는 핵심 주체로서 조직 구성원을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CEO가 직접 자기희생을 통해 기업 비전을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조직 구성원이 조직에 대한 일관된 인식과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 즉 CEO 브랜드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 리더십의 구체적인 실행을 조직 내부에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CEO 브랜드는 조직 구성원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고 사기를 진작시킬 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의 갈등을 감소시켜 강력한 조직 몰입을 이끌어 낸다.”

권위와 카리스마보다
CEO의 직접 소통과 서번트를 강조하는 PI 전략이 트렌드


-PI 전략의 최근 트렌드는 어떤가.

“직접적 커뮤니케이션과 스킨십이 강화되고 있다. 권위와 카리스마보다 소통과 서번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개인의 자질·성격·성품이 형식을 벗어난 자유롭고 자율적인 측면이 강화돼 외부와의 소통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CEO PI 전략의 최근 흐름이다.”

-PI 전략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주는 PI 전략이 중요하다. 전략의 성패는 목표와 목적에 부합했는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시점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가 중요하다.”

-기업이 CEO PI 전략을 수립할 때 유의할 점은 있나.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를 바꾸고 그것을 언론을 통해 노출하는 것이 PI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CEO의 정체성은 자질과 성품·성격, 언어의 스타일, 경영 철학과 비전, 리더십, 개인적인 매력도 등으로 구성된다. 그것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상황별 이벤트로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은 지속성이 떨어지고 기업의 가치와 연결되지도 못한다. 실행적인 측면에서는 CEO의 개인적 성격,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등을 고려하지 않고 소통을 강화한다고 SNS를 쉽게 활용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평상시 관심이 없던 일인데 PI 때문에 실행하는 하나의 이벤트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소통·메시지·본질이 중심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CEO의 SNS 활동은 PI 전략의 관점에서 어떤가.

“소셜 미디어에는 양면성이 있다. 개인적 관심사나 활동 등의 정보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한 번 실수하게 되면 생각지 못한 이슈가 발생해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다. 일종의 가이드를 가지고 활용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본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아무것이나 올리지 않고 일정 수량을 조정해 올린다. 이슈가 생기는 것은 게시물을 바로 내린다. 자연스러움이 팬심을 형성한 사례다. 간혹 이마트에서 물건을 산 사람이 컴플레인성 댓글을 쓰면 팬들이 알아서 ‘여기는 민원을 올리는 곳이 아니니 이마트 콜센터나 물건 공급자에게 연락하라’고 대신 대응해 주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신뢰 관계가 형성돼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임직원·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영상 메시지를 찍거나 직접 제품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는 CEO들이 늘고 있다.

“목소리 톤이나 제스처 등은 사전 리허설과 트레이닝을 통해 최대한 조율해 보는 것도 필요한 영역이기는 하다. 최근 이런 부분이 많이 요구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과 스피치 트레이닝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영상과 PT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가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메시지가 명확해야 한다. PT는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개하는 것이 좋다.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소비자·고객 또는 이해관계인에게 이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CEO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나온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사전 체크도 필수다. CEO가 외부에서 영상 등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때 이해관계인들이 가장 집중하는 것은 진정성이라는 요소다. 진정성은 실수나 어색함, 세련되지 않음 등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지, 계획해서 만든 것은 아닌지 따진다는 의미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준비하지 않으면 좋은 피드백을 기대할 수 없다.”



에스코토스컨설팅

에스코토스컨설팅은 리서치 기반의 전략 커뮤니케이션 회사로 명성 관리, 위기 관리, 전략적 메시지 개발, 리더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스코토스컨설팅의 CEO PI는 다양한 방법론과 체계적인 진단 모델을 기반으로 전략과 기준을 설계하고 PI 실행을 담당하는 기업 내부팀에게 CEO 브랜딩 전략 가이드를 제공한다. 기업 상황에 따라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강함수 대표는 정부 부처 기관장을 비롯해 대기업 CEO 대상의 리더십 커뮤니케이션·PI 전략과 리더의 메시지 트레이닝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