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유동성 흡수 등 변동성 확대 불가피...자동차, 전자기기 등도 유망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변동성 장세에는 ‘실적’이 답…수출 늘어나는 반도체 등 주목
2020년 3월 이후 주식 시장은 한마디로 ‘패닉 매수’의 시기였다. 특히 기술주나 바이오 등 미래 가치를 중시하는 이른바 성장주가 급등한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업종, 즉 여행·레저·항공 등은 외면 받는 차별화의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으로 넘어오면서 시장은 많은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경제 정상화 기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 정상화 시기에는 흔히 일컫는 경기 민감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높다. 이에 따라 시장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전환이 화두가 되고 있다.

조정 시 기업 이익 개선 뚜렷한 종목 눈여겨봐야

실적 측면에서 볼 때 기술주의 미래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은 투자자들의 이익에 제약이 될 수 있다. 수익성이 좋은 기업일지라도 상승 여력이 거의 없는 가격에 매수했다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식 매수에 앞서 합리적인 가격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효율적인 자산 배분 방법이다.

지난해 다양한 산업들의 기업 실적 예상치가 극적으로 개선됐다. 특히 통화 정책과 재정 부양책이 다양한 산업군들의 전망을 개선하면서 투자 심리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코스피 밸류에이션을 보면 12개월 선행(Fwd) 주가수익률(PER)이 10년 평균인 10배를 훌쩍 뛰어넘어 3월 15일 기준 13.2배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최고의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고 많은 부분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최근의 인기 있는 주식들이 미래에 높은 이익 성장을 보일지라도 주가 측면에서는 투자자들의 과도하게 높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이는 기업이 높은 이익 성장을 달성하면서도 최근 과열에 따른 결과로 시장 대비 낮은 수익을 기록하게 되는 실질적 위험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금리 상승이나 유동성 흡수 같은 이슈에 주식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업의 이익 전망치는 변할 수 있다. 불확실한 경기 전망과 이러한 전망이 다양한 산업군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면 말이다. 따라서 지금 인기가 가장 좋은 주식들 외의 주식을 찾아보는 것이 합리적인 가격의 주식을 발굴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들은 향후 예상하지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가정에서 계산된 현재의 높은 밸류에이션보다 저렴하게 거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하반기 주식 시장은 유동성 흡수 등 긴축 이슈가 부각되는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도 실적 개선이 확실시되는 업종과 종목군은 제한적 조정에 그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 산업 구조의 특성상 수출이 증가하게 되면 기업들의 이익 개선세 또한 뚜렷해진다. 이는 다르게 이야기하면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면 기업의 이익 개선세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반기 주목해야 하는 업종은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도체·자동차·전자기기 등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관련 기업들 또한 긴축 이슈가 발생하면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감안해 공격적인 매수보다 조정 시 기업 이익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군을 중심으로 매수에 가담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서상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2020 하반기 데일리 시황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