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벤처캐피털리스트의 경영 노하우...조직 관리부터 투자 유치까지

[서평]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것은 없다
하드씽
벤 호로위츠 지음 | 안진환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다음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창업 때부터 동고동락한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파격적인 조건으로 데려온 인재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불만만 쏟아내고 있을 때, 사내 정치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을 때, 직원들에게 책임을 강조했더니 징계를 피하기 급급하고 정작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을 때, 직위와 승진 시스템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쌓여 갈 때, 유지와 매각 사이에서 회사의 앞날을 결정해야 할 때….

실리콘밸리의 슈퍼스타, 벤 호로위츠는 위와 같은 문제가 ‘진정으로 어려운 문제(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이고 이러한 난제를 어떻게든 풀어내는 것이 리더의 임무라고 말한다. 물론 이와 같은 복잡다단한 문제를 단박에 해소해 주는 공식은 없다. 저자는 이를 먼저 인정하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힘든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최선의 한 수’를 제시한다.

‘하드씽’은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공동창업자이자 휴렛팩커드에 16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금액으로 회사를 매각한 최고경영자(CEO) 벤 호로위츠의 첫 책이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마크 저커버그와 래리 페이지를 비롯해 수많은 경영자들이 찬사를 보냈다. 한국에도 2014년 처음 출간됐다가 절판됐지만 창업자는 물론 조직의 관리자에게 교과서로 여겨질 만큼 숨은 명작으로 꾸준히 회자돼 왔다.

책은 크게 세 영역으로 이뤄져 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벤 호로위츠의 분투기다. 맨땅에서 회사를 창업해 천문학적 금액의 가치를 가진 회사로 키우기까지의 과정을 속도감 있게 풀어 간다.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한 4장부터 8장에서는 자신의 노하우를 낱낱이 공개한다. 조직 관리부터 투자 유치까지 경영의 모든 요소를 아우른다. 순서대로 봐도 좋지만 필요에 따라 어느 곳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또한 부록에 실려 있는 ‘직원 채용 시 고려할 사항’과 ‘CEO가 자문해 봐야 할 질문’은 조직의 관리자에게 피와 살이 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마지막 9장에서는 대단원의 마무리를 지음과 동시에 현재 세계 최고의 벤처캐피털로 손꼽히는 a16z를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을 서술한다.

끝까지 그만두지 마라…해답은 당신에게 있다

벤 호로위츠는 작은 부분에서도 말끝을 흐리거나 회피하는 법이 없다. 호쾌하고 거침없이 이야기를 쌓아올린다. 책임감이 주는 부담감, 리더의 외로움을 솔직하게 고백할 때는 있어도 말이다. 회사 내 직급 문제를 다루는 대목을 살펴보자. 저자는 ‘직위는 결국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직원들이 이직할 때 처할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직원 간 소통의 효율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어 저자는 다음 질문을 던진다. 직위를 통상보다 높게 책정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반대로 하는 것이 좋은가.

마크 앤드리슨과 마크 저커버그를 비교하며 논지를 풀어 간다. 전자는 보너스·연봉·권한에 비해 직위는 비용이 낮으므로 가능한 한 높게 직위를 책정하라는 것이다. 후자인 페이스북은 업계 평균보다 낮은 직위 정책을 고수한다. 이를 통해 신규 직원이 기존의 뛰어난 직원보다 높은 직위를 받는 경우를 방지하고 조직 내 승진 프로세스에 공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더 나은 쪽일까. 완벽한 정답은 없다. 당신 회사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페이스북은 직급을 낮게 책정해도 인재 영입에 손해가 없다. 최고의 회사이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이점이 적다면 높은 직위 책정은 인재 영입의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단, 어떤 시나리오를 채택하든 고도로 규율 잡힌 공정한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

이것이 벤 호로위츠가 정답 없는 난제를 해결해 가는 방식이다. 모두가 열심히 일할 것이라는 선의에 순진하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한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했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왜’가 빠지지 않는다. 열린 논의와 합리적 이유를 통해 조직원을 설득했듯이 독자를 설득한다. 그가 어떤 방식을 채택했느냐가 아니라 선택의 이유에 집중한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CEO의 임무’다.

김종오 한경BP 출판편집자

이 주의 책|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것은 없다
I’m Here
한국경제매거진 | 2만원

지난 한 해 동안 ‘SRT매거진’에 소개돼 많은 사람에게 힘이 돼 준 10개 도시를 새롭게 각색한 무크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세상을 강타하는 중에도 여행을 멈출 수 없었던 에디터가 한국 방방곡곡을 유영하듯 다니며 힘이 나고 용기 났던 장면들을 차분히 전한다. 처음은 단양이다. 깊은 산속 옹달샘 같은 곳에 자리한 오래된 서점과 아파트 35층 높이의 만천하스카이워크를 걸으며 생생히 살아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장흥에선 호남 5대 명산인 천관산에 올라 새해에 세웠던 도전 의지를 품고 완도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을 거닐며 아픈지도 몰랐던 마음을 돌보며 치유할 수 있다. 목포 유달산 둘레길에서 동백꽃과 달성사를 만나고 정상에서 원도심을 돌아봤다면 다음은 신안이다. 천사섬 자은도가 전하는 우리 삶에 여행이 꼭 필요한 이유를 들어볼 수 있다. 거대한 귀신고래가 살았던 울산은 태화강과 대왕암공원을 소개하며 사람·동식물·자연과 더불어 사는 가치를 전한다.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것은 없다
손정의 투자 대전략
다나카 미치아키 지음 | 유윤한 역 | 서울문화사 | 1만580원

‘100조원 펀드’, ‘야후-라인 경영 통합’ 등 세간의 주목을 끄는 대승부를 이어 가는 손정의 회장과 소프트뱅크 그룹의 전략을 상세히 분석한 책이다. 손 회장이 생각하는 300년 성장 지속 가능한 기업 구조는 ‘군전략’이다. 기업들을 소유하는 기존 재벌 기업 구조에서 벗어나 소프트뱅크 중심으로 각 분야의 1위 기업들에 유의미한 부분에 투자해 정보 혁명의 플랫폼이 될 ‘군’을 형성하는 것이 군전략이다. ‘군’에 속한 기업들은 순환돼 계속 정보 혁명을 가속시키는데 투자했던 기업이 성숙해 저성장에 들어서면 매각을 통한 이익으로 급성장하는 혁신적인 기업에 투자하는 ‘군’ 순환이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인공지능(AI) 기업들을 중점으로 군전략을 펼치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것은 없다
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아라키 히로유키 지음 | 김정환 역 | 시원북스 | 1만5000원

저자는 기업 도산에 대해 실패는 분명 부정적 사건이지만 성공 사례 이상으로 귀중한 학습 재료가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일본 디자인 기업의 대표이사 사장이자 비즈니스스쿨 교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업은 모두 스물다섯 곳이다. 폴라로이드·블록버스터·토이저러스·제너럴모터스(GM)·코닥·콘티넨털항공·MG로버·베어링스은행 등 미국과 유럽의 유명 기업부터 엘피다메모리·소고백화점 등 일본 기업까지 다양한 시대와 업계, 지역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도산’을 키워드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는 흥미롭다. 저자는 기업의 도산 원인에 대해 ‘전략상의 문제’와 ‘매니지먼트상의 문제’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전략상의 문제’는 ‘과거의 망령형’과 ‘취약 시나리오형’ 등으로 나뉘다.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것은 없다
인간 욕망의 법칙
로버트 그린 지음 | 안진환 외 역 | 웅진지식하우스 | 1만7000원

세계적 밀리언셀러 저자는 한결같이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라는 주제를 우직하게 파고드는 작가다. 그는 인간은 본성적으로 권력을 좋아하기 때문에 남을 지배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욕망은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물론이고 부모 자식 관계에서도, 사랑하는 연인 관계에서도 어김없이 발현돼 권력의 주종 관계를 만든다. 심지어 선한 마음으로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의인’들조차 로버트 그린의 관점에서는 권력자다. 남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한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해 보임으로써 심리적 우위에 서려는 욕망이 근저에 깔려 있다. 특히 이처럼 도저히 권력을 탐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 사람일수록 그런 이미지마저 철저하게 계산한 전략가일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 공식 같은 것은 없다
구독경제
마오웨이 지음 | 이지은 역 | 보아스 | 1만9500원

저자는 기업형 서비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의 다양한 경영 관리와 통신용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창업의 실전 경험을 거치며 디지털 시대 구독 경제의 시작과 흥기를 경험하고 이끌어 왔다. 구독 경제의 역사를 시작으로 구독 모델 유형, 구독 사고방식, 성공적인 구독 경제 기업들, 구독으로의 전환을 위한 리더의 자세, 구독 비즈니스를 위한 마케팅 기법, 각 분야에 적합한 구독 모델과 전망 등 구독 경제의 모든 것을 담았다. 구독 경제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파고들며 구독의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양말이나 속옷부터 여성 용품, 패션 의류, 반려동물 용품, 완구와 서적, 간편식과 편의식, 뮤직·영화와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없는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