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현 팜에이트 사장 인터뷰

[스페셜 리포트]
“식물 공장,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가능...가정용 재배기도 개발 중”
‘아시아 3대 애그테크 기업’으로 평가받는 스마트 팜 업체 팜에이트가 내년 말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에는 농업 회사법인 최초로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기업에 선정되는 등 파격적인 사업 성과를 이어 나가고 있다. 강대현 팜에이트 사장을 만나 팜에이트의 성장 가능성과 계획에 대해 물었다.

-스마트 팜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스마트 팜이 4차 산업혁명 중 하나의 분야로 소개되며 관심받기 시작했다. 둘째, 기후 환경 변화다. 최근 극심한 기상 이변으로 기존의 농작물 재배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이 회사를 운영한 지 17년인데 그때와 지금의 기후가 정말 많이 달라졌다.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연되며 국가 간 식량 서플라이 체인이 무너졌다. 식량 안보 차원에서 스마트 팜을 이용한 자국 내 생산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중동이나 극동아시아 등 자연환경으로 작물 재배를 계획하지 않았던 곳들에서 스마트 팜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상장 자금 계획은 어디에 사용되나.

“농업을 베이스로 하는 스마트 팜은 대단위 투자를 필요로 한다. 생산·가공 능력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개발(R&D)에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재배 시스템은 10여 가지의 환경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데 광합성 역할을 하는 발광다이오드(LED)도 비용을 더 저렴하게 하면서 광 효율을 좋게 만드는 것을 개발해야 한다. 최첨단 시스템과 농업이 만나 완벽한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힘쓸 계획이다.”
“식물 공장,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가능...가정용 재배기도 개발 중”
-팜에이트의 매출 구성은 재배·유통·설비다. 앞으로 어디에 더 비중을 둘 것인가.

“올해 매출 목표를 900억원으로 잡고 있다. 그중 300억원을 설비 매출로 예상한다. 설비 분야를 의식적으로 키울 생각은 없다. 농업 본연의 재배·유통을 영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한여름과 겨울에 채소 수급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후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11년 전 식물 농장과 수직 공장을 도입했다. 하지만 시설 투자를 무한정 늘려 갈 수 없으니 협력 업체들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서로 윈-윈을 위해 우리의 시스템을 짓다 보니 스마트팜설비사업부가 생겨났다. 즉 농업 본연의 일을 하다 보니 설비가 따라온 것이다. 앞으로도 스마트 팜 채소 판매 비율이 높아지면 설비 매출이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 본다.”

-팜에이트의 고객은 어디로 잡고 있나.

“식물 공장은 밀폐형 부지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 지하도, 옥상도 심지어 극지도 가능하다. 거래처도 아주 다양하다. 기존 상가나 공장 등 건물을 갖고 있는 건물주도 있고 경제가 어려우니 중소사업자 중 업종 전환을 꾀하는 분들도 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에 밀리니 식물 공장으로 매장 리모델링을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일반 농민이나 창업 농부. 지자체 등 다양하다.”

-B2C로의 확대도 생각하고 있나.

“먹거리의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식량 또한 자급자족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베란다 텃밭을 이용하는 것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첨단 식물 농장 시스템을 가전제품 규모로 전환해 아파트 주방이나 거실에 넣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소규모의 가정용 재배기를 현재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 정도에 내놓을 계획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세웠나.

“‘글로벌 넘버 원 애그테크 기업’이다. 농업 테크 회사라고 하면 외형뿐만 아니라 내재적인 실력을 갖춰야 한다. 농업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가 모여드는 농업 플랫폼을 만들어 한국의 스마트 팜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꿈이다.”

-아쉬운 점은 없나.

“스마트 팜이 신산업이다 보니 한국의 표준이나 인증 제도가 아직 미흡한 것 같다. 적절한 인증 제도와 기준이 생기길 바란다. 스마트 팜 기업들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어느 하나가 확 앞서나가는 구조는 아니다. 우리도 충분히 (글로벌 톱티어와 나란히) 기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스마트 팜 시장은 글로벌 경쟁이 예상된다. 해외 수출이 우리의 먹거리인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적절하게 지원하면 이를 마중물 삼아 한국 스마트 팜이 국가적 위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락라고 본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