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국내 점유율 12% 불과

[스페셜 리포트]
쌍용차 평택공장 출고센터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DB
쌍용차 평택공장 출고센터 전경./ 사진=한국경제신문DB
현대차·기아 등 한국의 대표 업체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으로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 왔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도 지난해와 비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덜 받고 있다. 회복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르노삼성·쌍용차·한국GM(쉐보레) 등 ‘르쌍쉐’라고 불리는 3사에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며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완성차 업체 간 양극화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시장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지만 이 흐름에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다.

내연기관 신차 출시도 늦어지는 마당에 기술력의 집합체인 전기차 출시는 먼 이야기다. 한국GM이 볼트 EV를 내놓기는 했지만 화재 위험 등으로 리콜이 실시되는 등 어려움이 잇따랐다. 한국의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총 판매량 중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88%다. 르쌍쉐는 12%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국산 자동차 판매 시장점유율은 7%에 불과하다.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연구·개발(R&D) 비용 역시 감소해 악재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쌍용차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회생 절차에 돌입해 연초부터 생산 가동·중단이 반복되고 있다. 조만간 전기차 SUV E100을 출시해 위기 탈출을 노렸지만 생산 라인이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은 적자로 전환되며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797억원으로 2012년 이후 8년 만에 적자다. 지난해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 종료돼 큰 타격을 입었다. 결국 희망퇴직까지 실시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어려움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1분기 판매량은 2만2068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3% 줄었다. 판매 부진으로 4월 초부터 주간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 마찰까지 빚어지면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GM도 지난해 31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등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부평 1·2공장은 반도체 수급 상황이 악화되면서 생산 라인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해야 살아날 수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다시 만들기 힘든 상황”이라며 “3사가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올해 유일하게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도 3사는 참가하지 못했다. 올해 모터쇼에선 아이오닉5 등 차세대 전기차가 큰 조명을 받았는데 마땅한 차량이 없어 출품조차 못했다. 3사는 전기차·내연기관차 시장에서 고공 행진을 지속하는 현대차·기아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만 보고 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