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보고서 테마는 기후변화…넷제로 전환 위한 금융 생태계 강화에 초점
[ESG 리뷰]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읽기③ KB금융지주 KB금융그룹은 지주사를 설립한 2011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간한 2019년 보고서는 ‘ESG 밸류 앤드 임팩트(Value&Impact)’라는 부제로 ESG 경영 전략과 주요 성과, 활동을 소개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중·장기 경영 전략으로 ‘ESG 그린 웨이브(GREEN WAVE)’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시작했다. 2020년 ESG 경영 원년을 맞아 주요 전략 방향과 철학을 담았다면 올해는 ESG 경영 전략의 세부적인 실천을 더해 열 번째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109페이지 할애해 상세한 정보 담아
KB금융그룹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발간은 KB금융지주 ESG전략부에서 주도하고 있다. 그룹의 ESG 전략과 실행을 총괄하는 부서다. 박호근 KB금융지주 ESG전략부 팀장은 “지난해 ESG위원회를 금융회사 최초로 만들고 전사 차원에서 ESG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KB금융그룹을 시작으로 많은 회사들이 ‘ESG위원회’라는 이름의 지배 구조를 설립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임팩트를 끼치고 있어 이를 보고서 제목에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ESG 경영을 통해 크게 ‘기후변화 위기’와 ‘사회적 책임 이행’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0년 1월 그룹의 전 계열사가 ‘ESG 이행 원칙’을 선언했고 3월에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립한 데 이어 금융지주회사 중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 2인을 선임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인사말에서 ‘환경·사회 책임 경영과 좋은 지배 구조 확산을 통한 지속 가능한 가치와 고객 신뢰 제고’라는 그룹의 ESG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경을 위한 기후 변화 전략 고도화’,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 내재화’, ‘투명한 기업 지배 구조 확산’을 강조했다.
KB금융그룹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의 주요 독자층은 투자자와 대외 이해관계인들이다. KB금융그룹은 경영·환경·안전·사회 분야 등 비재무 요소를 통합해 투자자·주주·고객 등 이해관계인과의 소통에 나섰다. 국제 표준에서 요구하는 이해관계인 설문 조사, 미디어 리서치 등을 바탕으로 핵심 주제와 지속 가능 경영 체계, 지속 가능 경영 성과 등을 수록했다.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대내외 이해관계인 설문 조사와 중대성 평가를 실행해 매년 핵심 주제를 선정하고 있다. 2019년 보고서 분량은 109페이지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그만큼 상세한 정보를 담았다. 재무 보고서와 달리 사진과 인포그래픽을 충분히 활용해 ‘읽기 쉬운 보고서’가 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 앞 부분에 4페이지에 걸쳐 주요 수치를 요약해 ‘한눈에 보는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만들었다.
KB금융그룹은 6개월여의 준비 기간을 통해 연 1회(6~7월께)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초 보고서 발간 방향이 수립되면 시장 조사를 거쳐 각 계열사의 정량·정성 데이터를 취합하고 원고 작성·검토·검증·발간 등의 프로세스를 거친다. 여기에는 ESG전략부를 중심으로 KB금융그룹 13개 계열사의 각 ESG 담당 부서가 참여한다. 시장 조사에서는 국내외 경쟁사들의 리포트를 살펴보며 특히 올해는 유럽·미국·호주 은행들의 보고서를 참고했다. 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공시하는 노력으로 지속 가능성 보고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연구센터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와 재무정보공개협의체(TCFD)·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유엔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 등의 기준을 따르고 있다.
박호근 팀장은 “이해관계인들은 좋은 이슈나 나쁜 이슈 모두에 대해 최대한 상세한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며 “일례로 금융 사고의 경우 감추고 싶은 부분이지만 향후 개선 노력과 대책을 담아 투명하게 공시하는 것이 책임 있는 회사의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IT센터, 신재생에너지 활용 ‘그린 데이터센터’로
특히 지난해부터 ‘ESG 밸류 앤드 임팩트’로 소개되는 만큼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세 분야로 분류해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먼저 환경 부문에선 친환경 투자·대출 지원 등 금융회사의 책무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탄소 배출 저감 목표 설정과 관리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2030년까지 그룹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30% 감축하는 게 목표다. 전 계열사의 탄소 배출량(스콥 1, 2) 데이터 관리와 배출량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고 기타 배출량(스콥 3)을 정의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2019년에는 2017년 대비 790tCO₂eq 탄소 배출량을 감축했다.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용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9년 7월 준공된 김포통합IT센터는 ‘그린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태양광 발전과 연료전지 설비를 도입해 2019년 기준 10만 7788kWh의 전력을 생산했고 외부 공기를 활용한 에너지 절감형 공조 시스템 도입을 통해 추가적인 에너지 절감을 추진했다. 보고서에서 2019년 KB금융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은 48만7272kWh로 집계됐다.
또한 2030년 ESG 상품·투자·대출 목표는 50조원으로 설정했다. KB금융그룹은 2019년 ESG 전략 체계 수립과 함께 ESG 상품 분류 체계 및 2030년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2019년 친환경 투자·대출 잔액은 7조1964억원이고 친환경 상품까지 포함한 잔액은 11조10억원이다. 사회 부문에선 포용적 금융 상품 확대와 고객 권익 보호를 위한 노력, 내부 직원 역량 강화 제도 등을 중요하게 다뤘다. 저소득 노동자, 장애인, 피해 이재민, 한부모·다문화 가정 등 상대적으로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계층을 위한 여·수신 금융 상품은 2019년 6조2772억원으로 2018년 대비 3607억원 늘었다.
이어 지배 구조 측면에선 ESG 기반의 지배 구조 투명성 제고에 역점을 두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사회·지배구조 각 부문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이해관계인의 신뢰를 제고하고 건강한 지배 구조 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한 적극적인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행사를 통해 투자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지배 구조 우수 기업을 위한 상품과 투자를 확대하며 관련된 평가 체계도 구축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최근 ESG가 부상하면서 기존의 사회적 책임, 지속 가능 경영과는 다른 보고서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6월쯤 발간될 KB금융그룹 2020년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의 핵심 콘텐츠는 ‘기후 변화’다. 친환경 금융, 기후 변화 리스크 관리와 관련해 주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먼저 기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그룹 TCFD 이행과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 정책(ESRM) 수립 등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탄소 중립(net zero)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재수립하고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 가입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선제적으로 이행할 방침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와 녹색 산업 등 친환경 부문에 대한 투·융자 확대와 지속 가능 채권에 대한 발행을 통해 친환경 금융 생태계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인권과 다양성 이슈가 비중 있게 실릴 것으로 보인다.
좋은 보고서는 알기 쉽고 비교 가능해야 한다. KB금융그룹은 올해도 SDGs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경영 활동을 명시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추가한 TCFD와 SASB의 공시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의 ‘충실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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