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통해 최강의 기업을 만드는 법…구체적이고 예외 없는 원칙을 세워라

[서평]
기업 문화가 그 기업의 미래를 말해준다
최강의 조직
벤 호로위츠 지음 | 김정혜 역 | 한국경제신문 | 1만8000원


저자는 ‘하드씽’에서 그랬듯 선뜻 대답하기 힘든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다음 중 기업의 목표나 사명 선언문에 의지해 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한번 따져보자. 출장 갈 때 숙소를 특급 호텔로 잡아도 될까, 모텔에 머물러야 할까. 이번 신제품의 색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토론하면 적당할까. 회사 내 커다란 문제를 알게 됐다면 얼마나 누구에게 말해야 할까.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윤리보다 더 중요할까.

사실 이 문제 중 큰 액자에 걸린 선언문을 힌트 삼아 풀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아니 애초에 정답이 없는 문제다. 당신 회사가 어떤 곳이고 무엇을 하며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지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질문들에 대한 직원들의 대답이 바로 ‘당신 회사의 문화’를 말해 준다. 그렇다면 문화란 무엇일까. 호로위츠는 문화를 ‘당신이 관여하지 않을 때 회사가 뭔가를 결정하는 방식’이며 ‘직원들이 매일 부딪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 일련의 가정적 전제’라고 정의한다. 물론 최고경영자(CEO) 역시 문화의 영향으로부터 예외는 아니다.

자타 공인 실리콘밸리의 신화인 저자가 ‘문화’라는 키워드를 들고 돌아왔다. 문화가 조직의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 내는 힘이라고 제시한다. 그는 이를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발견한다. 거대한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 아이티의 혁명을 이끈 지도자 투생 루베르튀르, 일본의 무사도,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새 인생을 열어준 지도자가 그 주인공이다. 악조건 속에서 그들이 독보적이고 단단한 문화를 설계하고 나아가 위대한 조직을 만든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넷플릭스·애플·구글·우버·맥도날드 등은 어떤 문화를 갖고 있고 문화는 그들의 성공과 실패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저자는 이에 대한 질문에 답해 가며 조직 내에서 문화가 작동하는 방식과 더 나은 문화를 설계하는 방법을 전한다.

독보적이고 단단한 문화를 설계하는 방법

투생 루베르튀르는 문화를 설계하는 데 한 치의 허술함도 없었다. 후처를 두어서는 안 된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규칙을 세웠고 망명자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정책을 수립했다. 물론 이 같은 원칙을 정립한 것만으로도 훌륭하지만 원칙을 공고한 문화로 정착시킨 것은 그의 행동이었다. 그는 규율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했고 솔선수범했다. 가령 CEO가 ‘일정과 시간 엄수’를 최우선 원칙으로 세웠다고 해보자. 그런데 정작 본인이 매번 늦는다면 규칙을 따르는 직원이 과연 얼마나 될까. ‘누군가가 선을 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어느 정도는 당신의 문화가 그런 행동이 용납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조직의 문화를 정립할 때 명심해야 할 저자가 제시하는 다섯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이 누구인지 자문해 보라. 문화는 반드시 리더인 당신의 성격과 조직의 전략에 부합해야 한다. 둘째, 흉내 내지 마라. 문화란 조직의 고유성에 맞게 설계돼야지 좋아 보이는 다른 문화를 무조건 따라서는 안 된다. 셋째, 언행을 일치시켜라. 딕 코스톨로 트위터 전 CEO는 직원들이 일에 보다 몰두하기를 바랐다. 그는 먼저 나섰다. 매일 저녁 가족과 식사한 후 사무실로 다시 돌아갔고 그 시간까지 일하는 직원 모두에게 기꺼이 시간을 내줬다. 그러자 사내 풍경이 달라졌다.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높아졌고 완결된 일들도 늘어났다.

마지막은 구체적이고 예외 없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 역사상 최초로 CEO에 오른 여성 메리 배라는 10쪽에 달하는 기존의 복장 규정을 단 두 마디로 줄였다. ‘적절하게 입어라(dress appropriately)’. 관료주의 혁파와 수평적 문화의 달성이라는 목표로 복장 규정을 바꾸고자 한 것은 정확한 판단이었다. ‘적절하게’가 문제였다. 모호했기 때문에 행동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모든 규율에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구성원이 ‘왜’라고 물으며 이유를 요구할 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조직의 문화를 규정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조직 관리와 조직 문화를 다루는 과정에서 직원과 CEO 관점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것도 미덕 중 하나다. 이는 저자 본인이 투자자를 비롯해 CEO·창업자·엔지니어까지 여러 조직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 본 덕분일 것이다. 이 책은 자신과 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돼 줄 것이다.

김종오 한경BP 출판편집자

이 주의 책|
기업 문화가 그 기업의 미래를 말해준다
어떻게 나의 일을 찾을 것인가
야마구치 슈 지음 | 김윤경 역 | 김영사 | 1만5800원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담아 직업 선택과 이직에 대해 조언한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체하고 사업의 흥망성쇠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시대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여러 번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 하며 때로는 두 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일의 내용이 자신의 성격 및 능력과 잘 맞는가’이다. 하지만 천직을 찾는 것은 저자 자신에게도 어려운 일이었다. 사람들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해본 적이 없는데 잘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동경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종종 혼동한다.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는 완전히 다른 질문이다. 전자는 동경에 대한 질문이다. 후자의 질문에 분명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세간의 평가와 시류에 현혹되지 않고 천직을 찾을 수 있다.
기업 문화가 그 기업의 미래를 말해준다
문명과 물질
스티븐 L. 사스 지음 | 배상규 역 | 위즈덤하우스 | 1만9000원


인류가 발명 혹은 발견해 사용하고 변용하고 남용한 물질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다이아몬드·금·백금 등의 물질은 풍요로움과 신비로움을 담고 있고 철이나 고무는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와 얽혀 있다. 16세기 남아메리카는 막대한 양의 금과 은을 차지하려던 스페인의 정복 활동에 최적지였다. 근대의 영국은 천연자원이 부족했는데 이 사건은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금세기에 일어난 물질 혁신의 중심지이자 실리콘, 광섬유 기반의 컴퓨터 및 정보 혁명의 본거지로 거듭났다. 이처럼 인류를 더 높은 곳에 오르게 하는 문물이 탄생할수록 물질과 문명은 더 복잡하고 정교해졌다. 저자는 역사가 발전해 온 순서대로 하나씩 물질을 연결해 설명한다.
기업 문화가 그 기업의 미래를 말해준다
당신의 가격은 틀렸습니다
김유진 지음 | 도서담 | 2만3800원


저자는 가치와 격을 동시에 갖춘 것이 가격이라고 말하며 팔아야 하는 무언가에 대해 남들과 비교될 수 없는 특별한 가치를 생산해 내고 그에 따라 자신있게 가격을 책정하고 소비자에게 당당하게 가격을 요구하라고 말한다. 좁게는 외식업을 운영하는 사람부터 넓게는 무형의 서비스, 자기 자신을 브랜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 고객은 ‘격’이 담긴 제품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그 격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격 전략의 시작이다. 정말로 이윤을 내고 싶다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차별화하는 법 그리고 차별화된 가격의 이유를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수백 건의 컨설팅을 통해 얻은 가격 전략 등 최고의 이윤을 남기는 노하우를 담았다.
기업 문화가 그 기업의 미래를 말해준다
사라진 서울을 걷다
함성호 지음 | 페이퍼로드 | 1만5800원


시인이자 건축 평론가인 저자는 도시에 치를 떠는 이들에게 자신이 사는 곳의 ‘옆’을 자세히 보라고 권한다. 그러면 우리가 무심히 걷는 이 거리에 많은 이야기가 스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역사와 사연이 묻어 있는 경복궁 영추문, 김소월이 시로 그려낸 ‘왕십리’에는 이성계가 한양을 수도로 잡을 때의 스토리가 숨어 있다. 지금도 젊음이 넘쳐나는 홍대앞 주차장 골목은 시인의 청춘 시절에도 풋풋한 젊음 새로운 음악과 미술과 문화가 흐르는 해방 공간이었다. 신동엽 시인은 종로5가와 청계천5가 사이의 거리에 있는 동대문시장과 광장시장 인근에서 만난 소년에게서 그의 아버지는 도시 노동자로, 누나는 매춘부로 전락했다는 사연을 듣는다.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외 지음 | 유효상 역 | 비즈니스북스 | 2만원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든, 기존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든 ‘어디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게 현실이다. 무작정 리더십 책을 읽을 수도 없고 창업론이나 사업 계획서 작성법 같은 책은 상세하기는 하지만 너무나 협소한 영역만을 다룬다. 이 책은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을 위한 경영 필독서로, 지난 10년간 실리콘밸리, 전 세계 예비 창업가들이 열광한 비즈니스 모델의 바이블이다. 여기에는 ‘창업을 위한 비즈니스 플래닝’, ‘신규 사업과 틈새시장을 위한 기획’, ‘혁신과 창의의 조직 문화 구축’, ‘사업 아이템의 시장성과 현실성 분석’, ‘고객 밀착형 마케팅과 유통 모델 설계’ 등 합리적이면서도 탁월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실현할 수 있는 실용적인 지식이 모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