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통신 성과에 1분기 영업이익 4442억…4년 만에 최대치
‘무늬만 초고속’ 인터넷 품질 논란에 빛바랜 최대 실적
구 대표는 메일을 통해 “회사 전체에 나타나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 때문에 모든 부분이 잘 되고 있다는 착시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최근에 불거진 초고속 인터넷 품질 건은 우리 기본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고객의 눈높이에 미달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시 기본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최근 한 정보기술(IT) 유튜버의 폭로로 초고속 인터넷 품질 저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초고속 인터넷 품질 논란은 탈통신에 주력하며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구 대표에게 뼈아플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눈부신 실적을 이끈 그가 직원들에게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성과 가시화 속에서도 착시에 빠지지 말고 기본을 되돌아보자고 당부한 이유다.
유튜버가 쏘아 올린 KT의 초고속 인터넷 품질 논란 불똥은 이동통신사 3사에도 튀었다. KT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10기가 인터넷의 품질 저하와 관련한 사실 확인을 위해 통신 3사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동으로 통신사의 고의적인 인터넷 속도 저하 및 이용약관에 따른 보상, 인터넷 설치 시 절차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 행위 위반 여부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KT에 대해 선착수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다.
시민단체의 비판도 거세다.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KT새노조 등은 5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 3사가 제공하는 모든 인터넷, 이동통신 서비스의 품질을 전수조사하고 3사가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공적인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불공정한 약관개선, 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지안내 시스템 구축 등의 조치를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또 국회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을 조속히 도입해 반복되는 소비자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KT의 ‘무늬만 초고속’ 인터넷 품질 논란은 지난 4월 구독자 175만명을 보유한 유명 IT 유튜버 ‘잇섭’이 KT의 10기가(Gbps) 인터넷 서비스가 실제로는 100분의 1 수준인 100메가(Mbps)에 불과한 속도로 제공됐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유튜버는 스튜디오를 옮기면서 KT의 10기가 인터넷을 설치했고 10기가 인터넷 요금제인 8만8000원을 월마다 내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월 2만2000원인 100메가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고객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KT는 유튜버에게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통신사들이 직접 속도 저하의 원인을 파악하고 시정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품질 문제 발생 시 소비자가 직접 속도를 측정해 이의를 제기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드러났다.
KT는 구 대표의 사과와 함께 당시 장비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고객 정보가 제대로 이관되지 않아 발생한 실수하고 해명했으나 서비스 불신은 이용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으로도 번지고 있다.
초고속 기가인터넷 부당 가입 진상조사와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법률대리를 맡은 김진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5월 3일부터 피해자 모집을 시작했다. 김 변호사는 품질 저하 논란에 휩싸인 5G(5세대 이동통신망) 손해배상 집단 소송도 진행 중이다. 5G 관련 소송인단 모집에는 3월 말 기준 4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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