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 회장이 취임한 2000년 교보생명은 IMF 외환 위기로 큰 시련에 직면해 있었다. 거래하던 대기업이 연쇄 도산하면서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그 여파로 2000년 무려 2540억원의 적자를 냈다. 생존을 걱정할 만큼 큰 위기였지만 업계의 오랜 관행인 ‘외형 경쟁’ 후유증으로 회사는 안으로 곪아 있었다.
신 회장은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대대적 경영 혁신에 착수했다. 외형 경쟁을 중단하고 그 대신 고객 중심, 이익 중심의 ‘퀄리티 경영’이라는 처방을 내놓았다. 질적 성장과 내실로 승부하겠다는 새로운 전략은 당시로서는 파격이었다.
신 회장은 먼저 잘못된 영업 관행을 뜯어고치고 영업 조직도 정예화했다. 중장기 보장성 보험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전환하고 경영 효율과 생산성 향상에 주력했다. 임직원과 부단히 소통하며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고객 중심의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도 힘을 기울였다.

교보생명은 안정적 이익 창출과 재무 건전성 향상에 힘입어 2015년 한국의 생명보험회사로는 처음으로 세계적 신용 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A1’ 등급을 획득했다.
신 회장은 올해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열린 ‘2021년 출발 전사 경영 전략회의’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통해 ‘양손잡이 경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손잡이 경영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기존 생명보험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미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 디지털 중심 조직 개편,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 등 디지털 전환의 초석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상품과 채널 경쟁력을 강화해 생명보험 본연의 가치인 고객 보장을 확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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