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이 왕좌에 오를 수 있었던 배경엔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이 주효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알짜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보험을 품에 안으며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은행-카드-증권-생명보험-손해보험으로 이어지는 그룹 포트폴리오가 완성된 셈이다. 또 신남방 투자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캄보디아 최대 소액 대출 금융회사인 프라삭 마이크로 파이낸스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KB는 금융회사의 핵심 가치를 유지하되 완전한 디지털 조직,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 윤종규 회장이 올해 1월 경영 전략 회의에서 한 말이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가속 폐달을 밟는다. 고객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 혁신을 통해 ‘넘버원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준비하고 있다. 우선 그룹 주요 애플리케이션(앱)의 종합 금융 플랫폼화 추진에 드라이브를 건다. 종합 자산 관리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하는 한편 KB모바일인증서 중심의 인증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성이다. 일상생활에서 고객이 KB금융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6월 기준 KB모바일인증서 가입자는 800만 명이다. 금융회사 중 유일하게 공공 분야 전자 서명 시범 사업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도 리딩 뱅크를 수성하기 위해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를 꾀한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스템을 분리한 ‘뉴(New) KB스타뱅킹’을 선보여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앱 중심의 운영 독립성을 확보하고 KB스타뱅킹 전용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개인의 연령, 소득 금액, 직업 등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뉴 KB스타뱅킹 페이지 내에서 맞춤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안하는 개인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KB금융그룹 계열사, 공공 기관 및 핀테크 업체와 연결할 수 있는 확장형 종합 플랫폼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페이(Pay)’ 플랫폼 시장 공략에도 불을 댕긴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 출시한 모바일 결제 플랫폼 ‘KB페이’의 결제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도모한다. 기존 카드 결제는 물론 상품권과 지역 화폐 등 비(非) 카드 결제 수단으로 결제 방식을 확대한다. 오픈 뱅킹을 활용한 은행, 제2 금융권 등 다양한 금융회사와의 제휴 확대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윤 회장은 “평생 금융 파트너로서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넘버원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경영진이 힘을 합쳐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결연한 자세로 끈덕지게 실행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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