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ESG 생존 전략]

보험업계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한화‧교보 등 대형사를 필두로 잇달아 탈석탄을 선언하는 한편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비재무적 투자 기준을 추가하는 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확산과 맞물리면서 ‘페이퍼리스(paperless)’ 열풍도 거세졌다. 흔히 ‘인지(人紙) 산업’으로 불리던 보험사가 모바일과 태블릿 PC를 활용해 종이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페이퍼리스는 ESG의 ‘E(환경)’에 기여한다.

‘지속 가능 경영’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제 ESG는 기업의 책임 요소를 넘어 생존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한국의 대표 보험사 10개 기업의 ‘ESG 생존 전략’을 짚어 봤다.
삼성생명, ‘탈석탄’ 선언 이어 주요 ESG 협약 가입…10년간 20조원 투자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에 드라이브를 건다. 주요 국제 협약에 가입하고 다양한 ESG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ESG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향후 10년간 신재생에너지, ESG 채권 등 친환경 금융에 20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삼성생명은 ‘기후 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TCFD)’와 ‘지속 가능 보험 원칙(PSI)’, ‘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CDP)’ 등 ESG 경영을 위한 3개 주요 국제협약에도 가입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삼성 금융 관계사와 함께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삼성생명은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에 대해 신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에 대한 직접적인 투·융자뿐만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ESG위원회도 신설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2월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서 ESG 경영 추진 방향을 결의한 후 3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에선 ESG 경영을 위한 과제를 도출하고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수립한다. 최근엔 ESG위원회를 통해 2030년까지 친환경 금융에 2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ESG 경영 내재화를 위해 다양한 사내 캠페인도 추진 중이다. ‘ESG 나부터 실천’, ‘텀블러&친환경 제품 사용’ 등 캠페인을 통해 일상 업무 중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식목일 기념 ‘종이 사용 없는 날’을 지정해 문서 사용 제로 도전과 환경 보호 아이디어 공모에 많은 임직원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여기에 모바일 청약, 모바일 약관, 스마트 안내 서비스 등 각종 업무를 디지털화해 종이가 필요 없는 디지털 영업 문화를 가능하게 했다. 2019년 9월 이후 2020년 말까지 A4 용지 약 6000만 장을 줄여 30년 수령 나무 5960그루, 탄소 배출량 172톤의 절감 효과를 얻었다.

상품 개발, 자산 운용, 업무 시스템 등에도 ESG를 적용하고 있다. 상품은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수익금 일부를 학교 폭력 예방 단체에 기부하는 ‘꿈나무 어린이보험’, 건강 나이를 체크해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GI플러스 종신보험’, 보험 사각지대의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초간편종신보험’ 등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