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약진하는 재계 여성 리더 20
약력 : 1964년생. 연세대 불문과 졸업. 미국 미네소타대 MBA. 1995년 BNP파리바은행 한국지점 애널리스트. 2005년 한국씨티은행 신탁 리스크 관리부장. 2009년 매일유업 재경본부장(전무). 2014년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현).
약력 : 1964년생. 연세대 불문과 졸업. 미국 미네소타대 MBA. 1995년 BNP파리바은행 한국지점 애널리스트. 2005년 한국씨티은행 신탁 리스크 관리부장. 2009년 매일유업 재경본부장(전무). 2014년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현).
‘26.3㎏.’ 지난해 한국 국민의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이다. 이는 1999년 소비량(24.6㎏)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그런데도 흰 우유 시장의 강자인 매일유업의 실적은 좋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4631억원으로 5.0%, 영업이익은 865억원으로 1.4%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맞게 건강기능식품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 이 같은 성과 뒤엔 한국 우유 가공업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의 ‘파격적인 혁신’ 리더십이 있었다.

김 사장은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자의 조카이자 김정완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우유업계에 몸을 담지는 않았다. 글로벌 금융 회사에서 리스크 관리본부장 등으로 일하다 제품 품질 관련 이슈 등으로 매일유업 회사 전체가 흔들리던 2009년 매일유업 재경본부장(전무)으로 합류했다.

당시엔 업황도 나빴다. 신생아 출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외국산 수입 분유가 ‘고품질·저비용’을 내세우며 한국 시장에 치고 들어왔다. 우유 관련 제품으로만은 지속 성장이 불가능했다. 이때 김 사장은 “어린아이를 겨냥한 우유만 만들지 말라”고 주문했다. 흰 우유 소비량이 줄어든다면 고객군을 넓혀 우유를 활용한 제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사장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고령층의 숫자에 주목했다. 중·장년층의 근력 감소를 방어하는 단백질 건강기능식품을 3년간 개발했고 2018년 10월 셀렉스를 세상에 내놓았다. 김 사장의 혜안은 주효했다. 근력이 줄어드는 고령층을 위한 성인 영양식은 한국에 없었던 제품군이었다. 셀렉스는 2년여 만에 매일유업 전체 매출의 4%를 차지하며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엔 코로나19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지면서 연매출 5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도 김 사장은 컵커피 ‘바리스타룰스’, 우유를 대체할 식물성 음료 ‘아몬드브리즈’, 저지방 유기농 우유 ‘멸균팩’ 등을 한국 최초로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