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25일 개회


‘제1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제주포럼 사무국
‘제1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제주포럼 사무국
“기후위기의 유일한 해결방법은 함께 힘을 합치는 것입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제16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각국이 자기들 챙기기에 바빴고 협력이 부족했다”면서 “코로나19는 전 세계적 위기가 발생하면 어떤 모습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예고편을 보여줬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전 세계가 과학기술의 발달로 고립된 곳 없이 모두가 연결돼 있어,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다자주의적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민족주의와 고립주의는 바이러스의 적수가 되지 못하며 다자주의적 협력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벗어나 더 밝은 세계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 글로벌 리더십이 부족했지만 기후위기에선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2020년엔 코로나19 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기후상태는 매우 심각했다”며 “기후위기는 속성 자체가 글로벌하기 때문에 다자적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위기에서 배운 교훈을 활용해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제주포럼 영상축사를 통해선 기후위기에서 한국 두드러진 역할 수행을 주문했다.

반 전 총장은 “포스코와 SK 등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전략인 ‘탄소중립 전략’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등 많은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기후 액션에 있어 모멘텀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더는 추적하는 국가가 아닌 글로벌 리더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하며,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를 변화의 기점으로 제시했다.

반 전 총장은 “한국 정부가 COP26 회의 전에 공식적으로 관련 선언을 하기 바란다”며 “한국이 유엔이나 유럽연합과 같은 여정을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도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다음 COP26가 아주 중요하다”며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고 그 이상을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 주도의 국제기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제주포럼은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역대 다자 협력 논의의 장으로 2001년 출범했다. 올해는 제주 해비치호텔앤리조트에서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행사를 진행, 온·오프라인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한다. 포럼의 대주제는 ‘지속 가능한 평화, 포용적 번영’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