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작가 작품 접할 수 있는 전시 풍성…포도뮤지엄, 제주에서 가장 핫한 뮤지엄으로 부상

[Culture]
‘예술의 섬’ 제주, 문화의 바다에 빠지다
‘예술의 섬’으로도 불리는 제주도가 문화의 바다에 빠졌다. 제주는 이타미 준과 안도 다다오 등 세계적 건축가의 작품은 물론 이중섭·김영갑·김창열 화가 등 강렬한 거장의 발자취가 여기저기 담겨 있는 섬이다. 7월에는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들과 가슴 먹먹한 스토리의 전시까지 크고 작은 이벤트가 진행된다.

포도뮤지엄은 현재 제주에서 가장 핫한 뮤지엄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다빈치뮤지엄이 폐관 3년 만에 포도뮤지엄으로 재개관했다. 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이 개관전에 초청됐다.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은 인류를 서로 적대시켜 분란을 일으키는 혐오와 표현 현상을 예술가의 시각으로 경험하고 공감의 의미를 나누는 시뮬레이션 전시다. 강애란·권용주·성립·이용백·진기종·최수진·구와쿠보 료타·장샤오강 등 한·중·일 작가 8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관람객은 이들 작품으로 가짜 뉴스와 왜곡된 정보가 편견과 혐오를 부추기는 과정부터 혐오의 해악성이 인류에게 남긴 고통을 조명하고 비극의 역사에서 용서와 포용으로 화합의 길을 택한 의인의 메시지를 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예술의 섬’ 제주, 문화의 바다에 빠지다
포도뮤지엄 2층에서는 독일 대표 예술가인 케테 콜비츠의 ‘아가, 봄이 왔다’ 전시를 볼 수 있다. 케테 콜비츠는 노동과 빈곤, 전쟁과 죽음, 모성 등을 판화 드로잉과 청동 조각 등으로 표현한 작가다.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판화 드로잉 32점과 청동 조각 1점을 볼 수 있다. 작가의 작품 세계와 생애를 다룬 영상 3편도 접할 수 있다. 세계 1·2차 대전으로 아들과 손자를 잃은 어머니의 절절한 감정이 작품에 묻어나 가슴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뮤지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우리말과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4개 국어의 오디오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녹음에 아이돌 한류 스타 에스파와 지젤 등이 참여했다.

아라리오뮤지엄도 제주를 대표하는 전시장 중 하나다. 앤디 워홀과 키스 헤링, 백남준 작가 등 30명이 넘는 현대 미술사 거장의 작품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이 건물 5층에는 CI KIM(씨킴·김창일) 작가의 ‘아이해브어드림’이란 타이틀의 기획전도 볼 수 있다. CI KIM은 아라리로 뮤지엄의 창업자이자 컬렉터, 아티스트다. 그는 해당 뮤지엄의 철학을 ‘영혼을 머금고 있는 단순함’이라고 표현한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과 빛의벙커 등도 제주를 대표하는 전시 아이콘이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제주에 우연히 내려온 사진 작가가 제주에 몸을 묻을 때까지 크고 작은 오름을 찾아 다니며 사진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원했던 감동을 전한다.

빛의벙커는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유명 작가의 작품과 함께 ‘파울 클레, 음악을 그리다’ 공연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눈과 귀가 함께 즐거운 공간이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