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 나는 IT개발자, 無경력·스톡옵션·특별보너스 까지 내걸어
최근 정보기술(IT)·금융 업계를 중심으로 플랫폼 시장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게임 업계에 이어 핀테크 업계 역시 IT개발자 채용에 적극 나서면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장이 확대되고 전 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으로 IT개발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경력 3년 이하 개발자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 모집 분야는 ▲금융 IT 개발자 ▲서버개발자 등 2개 분야며, 채용 규모는 두 자릿수다.
모집 대상은 경력 1년 이상 3년 이하 개발자로 금융업계 관련 경험이 없어도 지원 가능하다.
회사는 처음으로 경력 3년 이하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공개 채용을 진행해 실무 수행 기간이 짧더라도 우수한 개발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인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만 3년 근속 시 1개월의 유급 휴가와 휴가비 200만원을 별도로 제공한다. 또한 자유롭게 출·퇴근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운영 중이다.
개발자 찾기가 어려워지자 업계에서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까지 내건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토스의 결제사업 전문 계열사 페이먼츠는 입사자에게 이전 직장 연봉의 최대 1.5배 수준의 대우와 사이닝보너스(signing bonus, 연봉 외에 별도로 주는 특별 보너스) 또는 토스페이먼츠 주식 증여 등의 혜택을 준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초봉 6000만원에 사이닝 보너스를 내걸었다. 기존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재직자의 연봉 역시 2000만원씩 일괄 인상했다.
유망 핀테크 기업이 사업 확장을 위해 높은 연봉과 여러 혜택을 내걸고 인재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개발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규모 업체나 스타트업들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에 인재가 쏠리는 현상인 ‘인력 미스매치’가 핀테크 업계에서도 본격화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시작한 작은 벤처·스타트업의 경우 개발자 구인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우선 개발자가 원하는 연봉을 맞춰주기 힘들뿐더러 젊은 직원들이 주요 가치로 판단하는 회사 인지도나 브랜드 면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업계의 IT개발자 초봉의 경우 5000~7000만 원선이며 해외 유학파 출신 개발자는 억 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한경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