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감속과 물가 부담 동시에…성장주와 장기채 비중 확대로 변동성 넘어야

[머니 인사이트]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되는 3분기 글로벌 경제
올해 2분기 글로벌 경제는 물가와 장기 금리가 급등했지만 경제가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가파른 경기 회복에 따른 장기 금리의 급등은 자연스럽고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금융 시장을 긍정적 흐름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3분기 글로벌 경제는 성장 속도가 2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되는 반면 물가 상승률은 2분기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면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가치주의 성과, 성장주에 비해 부진

높아진 물가 수준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와 가계의 소비 지연을 통해 3분기 경제 성장 속도를 추가로 감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는 성장 감속과 물가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는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논쟁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장기 금리와 실질 금리가 하향 안정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계획을 구체화하는 일정도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저변 확대가 증시의 단기 조정을 제한하고 있지만 성장주 중심의 핵심 자산과 장기채 비중 확대로 단기 변동성을 넘어야 한다. 경기 민감주의 비율이 높은 가치주보다 성장주의 성과가 우월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 부담은 예상과 달리 3분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중국의 생산자 물가(PPI)와 미국의 소비자 물가(CPI) 상승률의 정점이 2분기에서 3분기로 한 분기 늦춰지고 내려오는 속도도 더딜 가능성이 높아졌다.

4분기 초까지 중국의 생산자 물가는 9% 내외, 미국의 소비자 물가는 4%대 중·후반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생산자 물가가 1% 오르면 미국의 수입 물가와 소비자 물가는 각각 0.70%포인트, 0.56%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생산자 물가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격차가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최대 폭으로 확대돼 있다. 높은 생산자 물가와 낮은 소비자 물가는 기업의 마진 압박 요인이다. 기업들은 가수요의 영향으로 주문 물량의 일부를 2분기 중 선발주했고 가계는 기업들이 원가 압력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과정에서 소비를 미룰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미국에서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 이후 시작됐던 주택 퇴거 유예 조치(7월 말), 추가 실업급여 지급(9월 초), 학자금 원리금 납부 유예(10월) 등 정부의 지원 정책들이 종료를 앞두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부채 한도 상향 조정의 대가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규모 재정 확장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도 추가 재정 지출을 밀어붙일 명분이 약해졌다.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위험 요인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경기가 위축됐던 2000년대 중·후반에 비해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은 절대적인 수준이 낮은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경제 활동에 미치는 민감도도 크게 감소했고 델타 변이는 백신으로 통제할 수 있으며 치명률이 낮다.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다만 이례적으로 높아진 물가 수준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가계의 소비를 지연시켜 3분기 경제 성장 속도를 추가로 감속시킬 가능성이 있다. 3분기에는 성장 감속과 물가 부담이 동시에 나타나는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논란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 재정 지출과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실질 금리인 미국 물가채(TIPS) 10년 금리가 마이너스 1.1%를 밑돌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경기 민감주 비율이 높은 가치주의 성과는 성장주에 비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되는 3분기 글로벌 경제
중국 주식의 단기 투자 선호도 하향

중국의 단기(3개월) 투자 선호도를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의 플랫폼 규제 강화가 전자 상거래·인터넷·사교육 기업을 넘어 헬스케어·게임·부동산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국은 데이터 안보와 빅테크들의 반독점, 출산율 제고, 소득 분배 불평등 해소 등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산업 규범화를 명분으로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정부의 주도권(통제권)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판단된다. 규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중국 증시의 단기적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지속해 온 플랫폼 기업 규제를 더욱 강화한 데 이어 7월 23일 사교육 기업을 비영리화하는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은 민영 기업이 플랫폼·인터넷·헬스케어 등 빅데이터를 다루는 신성장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국유 기업은 주로 은행· 철강 등 구경제 전통 산업을 영위하는 데 머물러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들을 통해 민영 기업의 역할을 축소하고 민영 기업의 빅데이터를 국가의 통제권 아래 편입함으로써 통치 체제와 권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당국의 규제가 여타 핵심 산업들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제조 2025’에서 제시했던 첨단 산업 육성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주 내에서도 규제 산업(플랫폼·교육·헬스케어·부동산)과 육성 산업(태양광·전기차·반도체) 간 차별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성장주 내에서는 규제 산업과 첨단 육성 산업 간 괴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중국 포트폴리오는 헬스케어를 제외한 태양광·전기차·반도체 산업에 집중할 것을 권고한다.

둘째, 규제의 범위가 헬스케어·부동산으로 확대되면 창업판(헬스케어 비율 32%) 부진과 함께 상하이종합지수는 3200의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지수 관점에서는 플랫폼 기업과 외국인 선호 대형주의 비율이 높은 MSCI 차이나, CSI300, 창업판보다 CSI500(A주 시가총액 301~800위)과 헬스케어 비율이 낮은 과창판50(STAR5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리밸런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홍콩 증시는 H지수·항셍테크지수 모두 플랫폼 기업의 비율이 높은 데다 교육 산업 규제의 여파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3분기 중에는 반독점법·개인정보보호법·데이터 안보 등에 따른 시행 세칙 발표가 예정돼 있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경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