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서비스 구현 위해선 고도화된 IT 노하우와 스킬 필요해

[비즈니스 포커스]
배달의민족 'B마트'의 마포지점 물류센터 내부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배달의민족 'B마트'의 마포지점 물류센터 내부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 내 배송해주는 퀵커머스가 유통업계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현재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 ‘B마트’를 비롯해 GS리테일, 쿠팡, 현대백화점 등 여러 기업들이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퀵커머스 경쟁이 뜨거워 짐에 따라 향후 기업들의 개발자 확보전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물류 거점 마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기술력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개발자들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이유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퀵커머스는 도심의 주요 거점 곳곳에 콜드체인(냉장·냉동 운반 및 보관) 시스템을 탑재한 소규모 물류센터(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방식을 통해 배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인근에 있는 MFC에서 배달 운전사들이 바로 상품을 픽업해 가져다주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 맞는 분산화 물류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를테면 상품을 주문한 소비자가 위치한 곳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MFC를 설정해주는 것, 또 더욱 빠른 배송을 위해 라이더들에게 최적화된 동선을 제공해야 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을 실제로 만들어 내는 것은 웬만한 기술력 갖고는 어림도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도심형 물류센터 수가 많아질수록 더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일각에서는 빠르고 원활한 퀵커머스 배송을 구현해 내는 일이 수많은 개발자들이 매달려 운영하고 있는 게임회사들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사용자 관리보다 더 고도화된 노하우와 스킬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씨소프트에서 경험을 쌓은 빅데이터 전문가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발사된 미사일을 상공에서 요격하는 것만큼 완벽한 퀵커머스 서비스를 구현해 내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현재 배달의 민족을 필두로 퀵커머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수많은 기업들이 물밑에서 개발자를 확보하는 작업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실제로 해외 국가들 가운데 싱가포르는 한국보다 한 발 앞서 퀵커머스 경쟁이 격화된 상황인데, 배송 속도를 높이고 업계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IT 역량 강화 경쟁이 현재 치열하게 펼쳐지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빠른 배송 경쟁이 격화되면서 한국에서도 유통업의 경쟁력이 곧 IT 기술력인 시대가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