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신약, 2023년 특허 만료…셀트리온 동아 삼성바이오 등 상용화에 속도

[비즈니스 포커스]
(사진) 실험 중인 셀트리온 연구원. /셀트리온 제공
(사진) 실험 중인 셀트리온 연구원. /셀트리온 제공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염증 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바이오 의약품이다.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질환 치료에 쓰인다.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77억700만 달러(약 8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스텔라라는 2023년 9월 미국 물질 특허가 만료된다. 유럽 특허 만료 시점은 2024년 7월이다. 미국 암젠, 중국 바이오테라솔루션스, 독일 포마이콘 등 여러 기업이 스텔라라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바이오시밀러 출시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셀트리온·동아에스티·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한국 기업들도 경쟁에 가세했다. 이들 기업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과 실제 환자 상대의 임상 3상을 동시에 진행하며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임상 3상 진행

한국 기업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총 509명의 임상 환자를 모집해 2022년 하반기 종료를 목표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해 6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CT-P43의 임상 1상도 시작했다. 셀트리온은 임상 3상을 통해 CT-P43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한편 스텔라라의 미국과 유럽 물질 특허 만료 시기에 맞춰 상업화에 고삐를 죌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CT-P43이 회사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스텔라라의 연간 투약 비용은 신규 환자를 기준으로 적응증에 따라 약 1400만~1700만원 수준이다. 한국을 기준으로 바이오시밀러 약가의 상한가를 오리지널 의약품의 최대 80% 수준에서 책정할 수 있다.

기업은 높은 약가를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비용 등을 보전할 수 있고 환자도 바이시밀러 투여 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연간 290만~35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은 CT-P43의 상업화를 통해 글로벌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램시마’ 등과 함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43의 글로벌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쳐 고품질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SB17’의 임상 3상에 착수한 상태다.
(사진) 실험 장비를 둘러보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사진) 실험 장비를 둘러보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글로벌 임상 시험 정보 웹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스’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7월부터 폴란드·체코·한국 등 8개 국가 464명의 중등도 및 중증 판상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스텔라라 대비 SB17의 유효성·안전성·면역원성 등의 비교 연구를 수행하는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월부터 프랑스에서 건강한 성인 201명을 대상으로 SB17의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6년 1분기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SB4(유럽명 베네팔리, 한국명 에톨로체)’를 유럽에서 출시했다. 이후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SB2(유럽명 플릭사비, 한국명 레마로체)’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SB5(유럽명 임랄디, 한국명 아달로체)’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유럽과 한국 등에서 총 3종의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기존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판매를 통해 얻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데이터 경쟁력 등을 통해 SB17의 개발을 가속화함으로써 전 세계의 많은 환자들에 대한 치료의 접근성을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매출 8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
동아에스티도 임상 3상 및 기술 수출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전문 의약품 사업 회사인 동아에스티도 파트너사 메이지세이카파마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글로벌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시작했고 2019년 11월 유럽에서 시작한 임상 1상을 최근 완료했다.

동아에스티는 건강한 성인 296명을 대상으로 DMB-3115와 스텔라라의 피하 투여 시 약동학적 특성과 안전성·면역원성을 비교했다. 임상 1상 결과 DMB-3115는 스텔라라와 약동학적 변수 지표 기준에서 생물학적 동등성이 입증됐고 안전성과 면역원성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게 동아에스티의 설명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분기 미국 임상 3상을 시작으로 2분기 폴란드·에스토니아·라트비아에서 임상 3상을 개시했다. 유럽에서는 총 9개국에서 순차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7월 다국적 제약사인 인도 인타스와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DMB-3115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동아에스티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DMB-3115의 연구·개발(R&D)과 완제품 독점 공급을 맡고 한국과 일본 등 일부 아시아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서의 허가와 판매에 관한 독점 권리는 인타스에 이전하는 계약이었다.

인타스는 바이오시밀러 전문 계열사인 영국 어코드헬스케어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에서 제품 허가와 판매를 담당한다. 상업화 후 제품 생산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전문 계열사인 디엠바이오가 맡게 된다.
(사진) 원료 의약품 생산 설비를 점검 중인 디엠바이오 직원. /동아쏘시오홀딩스 제공
(사진) 원료 의약품 생산 설비를 점검 중인 디엠바이오 직원. /동아쏘시오홀딩스 제공
동아에스티 등은 계약에 따라 인타스에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1000만 달러(약 115억원)를 비롯해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9500만 달러(약 1091억원)와 제품 판매 이익에 대한 두 자릿수의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인타스는 85개국 이상의 글로벌 판매망을 갖춘 인도의 다국적 제약사다. 인도 제약사 최초로 미국과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다. 지난해 매출의 약 70%를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거뒀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 만료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DMB-3115의 글로벌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쳐 품질과 경제성을 두루 갖춘 바이오 의약품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최은석 기자의 다른 기사가 궁금하다면 본 문단을 클릭한 후 기자 페이지에서 ‘구독’을 눌러 주세요. 증권, 제약·바이오, 철강, 조선 업종 등에서 나오는 재테크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