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한화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이상 유력…SK·GS·현대重·두산도 ‘1조 클럽’ 가입 청신호

[스페셜 리포트]
(사진) (주)한화의 방산·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미국 오버에어와 개발 중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버터플라이’. /(주)한화 제공
(사진) (주)한화의 방산·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미국 오버에어와 개발 중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버터플라이’. /(주)한화 제공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박스권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지주사가 지난해보다 세 배 늘었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에 따른 실적 개선과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 부각 등의 호재 덕이다. 지주사들의 주가가 점차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특히 SK(269,000 -0.92%)(주)와 (주)한화(34,650 -0.86%)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회사 연결 실적 비율이 높은 다른 지주사와 달리 자체 사업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지닌 곳으로 꼽힌다.

한국 지주사 중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올린 곳은 (주)LG(95,200 -0.10%)와 (주)한화 둘뿐이었다. 연결 기준으로 각각 1조7022억원과 1조58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SK(주)·(주)GS(43,700 +2.22%)·현대중공업지주(64,100 -0.47%)·(주)두산(97,000 -3.48%)이 ‘1조 클럽’에 추가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지주사 영업이익 1위 예상되는 SK(주)

올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지주사 중 가장 큰 폭의 실적 반등이 전망되는 곳은 SK(주)다. 2019년 이후 2년 만에 클럽 재가입이 유력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월 18일 기준 SK(주)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6441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SK(주)는 지난해 핵심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대규모 영업 손실로 1645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석유화학의 업황 개선으로 1분기에만 1조54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1조2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증권가는 특히 투자형 지주회사에서 ‘전문 가치 투자자‘로 변신 중인 SK(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SK(주)는 실적 측면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데다 주요 사업 부문을 미래 가치가 큰 영역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며 “금융 시장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 향후 행보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SK(주)는 올해 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첨단 소재·바이오·그린·디지털 등 4대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한 후 발 빠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주)는 올 초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춘 예스파워테크닉스의 지분 33.6%를 인수하며 차세대 전력 반도체 시장에 진출했다. SiC 전력 반도체는 고온·고전압의 극한 환경에서도 98% 이상의 전력 변환 효율을 유지하는 등 내구성·안정성·범용성을 고루 갖춘 차세대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기존 실리콘(Si) 전력 반도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SK(주)가 700억원을 투자한 전기차 리튬 메탈 배터리 개발사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은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리튬 메탈 배터리 개발의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SK(주)는 ESG 사업의 핵심이자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수소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수소 에너지 밸류 체인 구축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8조원을 투자한다. 2025년부터 총 28만 톤의 청정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1조8000억원을 투자한 미국 ‘플러그파워’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아시아 수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사진) SK(주)가 지분 약 10%를 확보한 미국 플러그파워의 탱크로리가 수소를 운반하고 있다. /SK(주) 제공
(사진) SK(주)가 지분 약 10%를 확보한 미국 플러그파워의 탱크로리가 수소를 운반하고 있다. /SK(주) 제공
SK(주)는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리사이클링과 친환경 대체 식품 등 기술 기반의 환경 특화 비즈니스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조이비오그룹과 중국 대체 식품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대체 단백질 개발사인 네이처스파인드에도 약 290억원을 투자했다.

SK(주)는 디지털 분야에서도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중국 1위 민영 자동차 기업인 지리자동차그룹과 글로벌 혁신 모빌리티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를 조성했다. 첫째 투자로 유럽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이자 테슬라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스웨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에 약 700억원을 투자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미국·유럽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원료 의약품 위탁 생산(CMO) 사업 자회사인 SK팜테코를 글로벌 ‘톱5’ 합성 의약품 CMO로 육성했다.

SK(주)는 올해 프랑스의 유전자·세포 치료제 CMO 이포스케시를 인수하며 고성장 바이오 CMO로 사업을 확장했다. 2023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SK팜테코는 고부가 가치 영역인 유전자·세포 치료제 CMO 사업에 진출해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SK(주) 관계자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바이오팜 외에 SK팜테코·SK실트론 등 비상장 자회사들이 기업 가치를 높여 가고 있다”며 “지분 투자한 그랩과 솔리드에너지시스템 등이 연내 미국 증시에 입성할 예정인 만큼 회사의 하반기 투자 성과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에 주가 상승 기대감 커진 지주사들
자체 사업 힘입어 꾸준한 실적 내는 (주)한화

6년 연속 1조 클럽 달성이 유력한 (주)한화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주)한화는 올해 전년 대비 48.7% 증가한 2조3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모태 사업인 화약을 비롯해 방산 등의 자체 사업이 꾸준한 성적표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한화는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53.4% 증가한 76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1분기에는 186.3% 증가한 8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한화는 질산 설비 증설을 통한 밸류 체인 구축과 원가 경쟁력 강화로 자체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지난 4월 1900억원을 투자해 질산 생산 능력(CAPA)을 기존 12만 톤에서 52만 톤으로 확대하는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질산은 초안의 원료이자 한화솔루션이 제조하는 DNT의 재료다. 초안은 폭약 제조를 비롯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세정제로 쓰인다. DNT는 자동차 등의 내장재인 폴리우레탄의 원료다.

(주)한화는 자체 사업은 물론 주요 사업 부문의 신사업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선 자체 사업으로 분류되는 방산 부문에서는 정밀 유도 무기·우주·항법·레이저 등의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과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기계 부문은 2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고부가 가치 장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성장 산업 수주 확대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기존 화약과 무역 부문을 합쳐 출범시킨 글로벌 부문은 ‘에너지와 환경을 연결하는 케미컬 기술 기반의 솔루션 기업’을 비전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정밀 무기 화학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 (주)한화의 방산 부문이 생산하는 레드백 궤도 장갑차. / (주)한화 제공
(사진) (주)한화의 방산 부문이 생산하는 레드백 궤도 장갑차. / (주)한화 제공
(주)한화를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쎄트렉아이 등이 가세한 ‘스페이스 허브’는 상상 속 우주를 손에 잡히는 현실로 이룬다는 목표다. 스페이스 허브는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우주연구센터에 100억원을 투자해 저궤도 위성 통신 기술(ISL) 개발과 함께 민간 우주 개발과 위성 상용화에 속도를 높일 기술들을 연구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사업에 참여 중인 경험을 바탕으로 발사체를 포함한 중소형 위성 사업을 추진한다. 한화시스템은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에 34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원웹은 2019년 세계 최초로 ‘우주 인터넷용’ 위성 발사에 성공한 뒤 현재까지 8차례 발사를 통해 지구 주변을 도는 저궤도 위성 254기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위성 648기로 우주 인터넷망을 완성해 글로벌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화시스템은 축적한 위성·안테나 기술을 기반으로 원웹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한화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분야에서도 미국 오버에어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R&D를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부터 오버에어와 이른바 에어택시로 불리는 ‘버터플라이’를 공동 개발 중이다. 2024년까지 기체 개발을 끝내고 2025년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도심 상공의 항행·관제 솔루션, 기존 교통 체계 연동 시스템 등 항공 모빌리티 플랫폼도 구축해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주)한화는 그린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효율을 높인 수전해 기술과 수소 운반을 위한 탱크 제작 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수소 혼소 가스 터빈 개조 회사를 인수해 친환경 민자 발전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업계는 한화종합화학의 수소 혼소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한화그룹 전 계열사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한화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한화솔루션은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 업체 RES프랑스 지분 100%를 최근 인수했다. (주)한화 관계자는 “한화솔루션 그린 에너지 부문인 한화큐셀은 RES프랑스의 개발·건설 관리 부문과 약 5GW의 태양광·풍력 발전소 개발 사업권을 인수해 글로벌 기준 재생 에너지 사업권을 약 15GW로 늘렸다”며 “한화큐셀은 신규 사업 진출을 계획 중인 풍력 사업 역량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연속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LG도 주가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주)LG는 올해 전년 대비 63.1% 증가한 2조77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LG CNS 등 주력 자회사의 실적 개선세가 탄력을 받은 덕분이다. (주)LG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87.2% 증가한 1조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70.3% 증가한 61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주)LG의 주가 대비 순자산 가치(NAV)는 57% 수준으로 지주사 중 가장 높은 할인율을 보이고 있다”며 “LG CNS 상장에 대한 기대와 보유 현금을 활용한 인수·합병(M&A) 추진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주)LG의 할인 요인은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첫 1조 클럽 가입 앞둔 현대중공업지주
(사진) 현대건설기계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중형 수소 지게차. /현대중공업지주 제공
(사진) 현대건설기계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중형 수소 지게차. /현대중공업지주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는 2017년 출범 이후 올해 처음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뒀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올 상반기 반기 기준 창사 이후 최대인 71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조선 부문의 지분법 평가 손실이 발생했지만 경기 회복세에 따른 정유·석유화학, 건설기계, 일렉트릭, 친환경 등 비조선 부문에서의 실적 호조가 이를 상쇄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1조387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중질유 석유화학 분해 시설(HPC)이 11월 상업 가동하면 향후 연간 5000억원의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100% 자회사인 현대제뉴인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지주 건설 기계 밸류 체인의 재정립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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