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필수 인프라…코로나19 이후 고속 성장하며 성장률 ‘FAANG’ 앞질러
[비즈니스 포커스]참고자료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최근 ‘FAN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기업이 있다. 이른바 ‘MT SAAS(마이크로소프트·트윌리오·세일즈포스·아마존·어도비·쇼피파이)’로 불리는 클라우드 기업들이다. 언택트 시대 필수 인프라로 성장넷플릭스·G메일·줌비디오….
이 애플리케이션(앱)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혹은 클라우드 컴퓨팅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만큼의 컴퓨팅 자원을 인터넷을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말한다.
클라우드를 단순히 네이버 클라우드나 구글 드라이브와 같이 파일이나 콘텐츠를 저장하는 서비스로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저장(스토리지)’ 서비스는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클라우드 서비스에는 네이버 클라우드와 같이 개인이 소프트웨어를 웹에서 쓸 수 있게 하는 서비스가 있지만 기업에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빌려주는 서비스도 있다. 또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블록체인·안면 인식 기술 등 IT의 핵심 기술을 플랫폼에서 물건 대여하듯이 빌려주는 서비스도 있다. 클라우드는 언택트(비대면) 시대의 경제·산업 지형 변화에서 키워드로 언급되는 필수 인프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경제와 기업 활동이 지속될 수 있었던 핵심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들에 클라우드 도입이 초기에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위한 선택 사항이었다면 이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기업의 절대적 과제로 자리하며 필수 사항으로 떠올랐다. 최근 들어 클라우드 산업이 고성장하는 이유다.
특히 클라우드는 IoT·AI·빅데이터·5세대 이동통신(5G)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을 융합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원격 근무, 비대면 고객 서비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온라인 강의 등 다양한 언택트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 기업 투마일스를 운영하는 윤혜식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원격 회의와 원격 수업, AI·챗봇과 같은 미래 사회에서나 경험할 듯한 단어들이 익숙할 정도로 우리 사회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이러한 IT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가 무리 없이 ‘비대면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중심에 클라우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의 IT 연구 및 컨설팅 자문 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 공용 클라우드 시장은 연평균 약 1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시장 규모는 2019년 2427억 달러 대비 50% 증가한 3641억 달러(약 426조원), 전체 서비스 중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가 38.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들의 몸값도 크게 올랐다. 한때 미국의 혁신 기업의 상징이자 빅테크 주도주로 ‘FANNG’이 떠올랐다면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된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대표하는 FAANG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기업들이 클라우드 산업 부문에서 대거 출현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투자연금과증권에서 발행하는 잡지인 ‘더 세이지 인베스터’ 66호에 따르면 벤처케피털 기업 베세머벤처파트너스는 과거 몇 년간 상장된 비즈니스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중 탄탄한 매출에 성장성까지 갖춘 기업들을 ‘BVP 나스닥 이머징 클라우드 지수’에 담았다. 이 지수는 2013년 8월 이후 나스닥·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다우존스 지수보다 월등한 성장률을 보였다. 이머징 클라우드 지수는 지수가 만들어진 2013년 8월 이후 1023.8% 성장한 반면 같은 기간 나스닥은 289.2%, S&P500은 156.0%, 다우존스는 128.5% 성장에 그쳤다.
베세머벤처파트너스는 이들의 앞자리를 따 ‘MT SAAS’라고 칭했다. 마이크로소프트·트윌리오·세일즈포스·아마존·어도비·쇼피파이 등 6개사다. 클라우드가 가져온 ‘MT SAAS’ 고속 성장먼저 M인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를 통해 경쟁사인 아마존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비즈니스 기반이 빠르게 클라우드로 전환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클라우딩 컴퓨팅 부문이 전년 대비 36.8% 성장하면서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증가했다. 그중 애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51% 상승해 마이크로소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T는 트윌리오다. 트윌리오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플랫폼 기업이다. 기업들이 별도의 장비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고객에게 전화 통화나 문자 전송을 할 수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가 트윌리오를 활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우버에서 차량을 예약하면 트윌리오를 통해 운전자의 도착 시간을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로 알려준다. 우버 외에도 에어비앤비·넷플릭스·트위터·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트윌리오의 고객사다. 트윌리오 창업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출신인 제프 로슨이다. 이 회사는 매년 5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후 주가가 3배 이상 오를 만큼 고공 상승했다.
S는 세일즈포스다.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고객 관계 관리(CRM)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다. 2004년 기업공개(IPO) 당시 시가 총액은 약 17억 달러였는데 현재는 100배가 넘는 2300억 달러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업무용 협업 툴 회사인 슬랙을 인수하며 또 한 번 외연을 확장했다.
다음 A는 아마존이다. FAANG 기업 중 유일하게 MT SAAS로 살아남은 기업이자 시장의 왕이기도 하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인데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와 경쟁하고 있다.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AWS가 차지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50% 이상일 만큼 알짜배기 사업으로 통한다.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이 지난 5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며 앤디 재시에게 후임을 맡겼는데 그가 바로 AWS를 이끈 인물이다.
둘째 A는 어도비다. 포토샵·PDF·프리미어 등 소프트웨어로 대중에 유명한 회사지만 2011년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며 매출이 가파르게 늘었다. 원래 어도비 제품은 소프트웨어가 담긴 CD를 사야 했는데 이를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 서비스로 옮기면서 오프라인 제품을 버리는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초기에는 내부 반대가 많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매월 소액의 구독료를 받는 형식이 되자 신규 고객이 증가하면서 2013년 40억 달러 수준의 어도비 매출은 5년 뒤 2배 이상 늘었다. 주가는 20배 상승해 600달러에 이른다.
마지막 S는 쇼피파이다. 쇼피파이는 온라인 스토어를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 상거래 플랫폼 회사다. 결제, 배송 시스템 등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플랫폼으로 생태계를 확장시키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전 세계 175개국에 진출해 100만 명이 넘는 셀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시가 총액이 20억 달러에서 1130억 달러로 50배 가까이 증가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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