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등 전국 5곳 추가 오픈 예정…‘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속도

[비즈니스 포커스]
스타필즈 하남점. 2016년 문을 연 이곳을 시작으로 신세계는 스타필드 점포 확대에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기 시작했다.
스타필즈 하남점. 2016년 문을 연 이곳을 시작으로 신세계는 스타필드 점포 확대에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기 시작했다.
서울 광진구의 동서울종합터미널 부지는 부동산 업자들 사이에선 ‘뭘 해도 잘될 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하철역(강변역)과 바로 붙어 있고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많고 학군도 뛰어나다. 게다가 한강 조망까지 가능한 강점을 갖고 있다. 이렇듯 최적의 입지를 갖춘 동서울터미널에 신세계의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과감한 행보를 보이며 신세계를 온라인 강자 반열에 올려놓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오프라인에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격적인 오프라인 점포 출점 계획을 잇달아 내놓으며 자신이 목표로 내건 ‘신세계 유니버스(universe)’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소비부터 여가까지 모든 일상을 신세계 계열사 안에서 해결하는 쇼핑 생태계 구축을 의미한다. 온라인도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역시 계속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정 부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복합 쇼핑몰로 오프라인 중심축 이동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향후 예정된 오프라인 점포의 간판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아닌 스타필드 중심의 출점 계획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오픈이 확정된 스타필드 점포만 전국에 5곳이다. 특히 최근 서울의 노른자위 땅이라고 할 수 있는 동서울터미널에까지 스타필드 출점이 확정된 만큼 신세계의 오프라인 중심축이 복합 쇼핑몰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신세계는 현재 신세계동서울 프로젝트금융 투자회사(PFV)를 앞세워 동서울터미널에 스타필드 설립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동서울PFV는 신세계프라퍼티(85%), 한진중공업(10%), KDB산업은행(5%)이 참여해 설립한 PFV다.

2019년 경영난에 빠진 한진중공업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4025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후 이 자리에 스타필드가 들어설 것이라는 추측들만 무성한 채 약 2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이번에 사전 협상 계획안을 제출함으로써 ‘소문’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서울시와의 협상과 기존 임차인들의 계약 문제 등이 해결되는 대로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타필드가 새롭게 들어서는 곳은 동서울터미널뿐만이 아니다. 현재 전국 곳곳에서 추가로 스타필드를 만들 계획이다. 신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출점 계획이 사실상 전무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온라인으로 쇼핑의 무게 추가 기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신세계가 스타필드 출점에 계속 힘을 주는 배경은 스타필드의 태생과도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2016년 하남점을 시작으로 처음 문을 연 스타필드는 당초부터 온라인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 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든 쇼핑 공간이다.

오프라인 점포에 ‘위기’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략 2010년 이후부터 온라인 쇼핑이 점차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오프라인 점포들이 성장 한계에 부닥쳤다는 우려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세계가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답이 바로 ‘쇼핑 테마파크’ 콘셉트의 스타필드다.돔구장 연계한 스타필드도 구상 중기존의 쇼핑몰들이 상품을 진열해 판매하는 공급자 중심의 공간이었다면 스타필드는 소비자 중심의 체험형 특화 매장으로 구성했다.

가족 단위의 고객들이 아침에 와서 하루 종일 쉬고 먹고 놀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스타필드는 영화관이나 아쿠라리움, 스포츠 놀이 시설과 같은 비쇼핑 공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전체 구성을 살펴보면 점포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30% 이상의 공간을 체험형 점포가 차지하고 있다. 체험을 강조한 쇼핑몰인 만큼 백화점과 달리 명품 매장이 없는 것도(하남점 제외) 스타필드만의 특징이다.

고객들도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스타필드는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며 신개념 쇼핑 공간으로 주목받았고 계속해 출점을 늘려 나갔다.

그 결과 첫 출점 이후 약 5년이 지난 현재 스타필드는 하남점을 비롯해 경기도 고양과 안성, 서울 코엑스 등 총 4개까지 점포 수를 늘렸다. 스타필드를 축소한 형태로 주로 신도시 인근에 자리잡은 ‘스타필드 시티’점까지 합치면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총 7개다.
스타필드 ‘무한 질주’…신세계, 오프라인도 잡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방문자 수가 주춤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다시 한 번 고객 체험을 강조한 스타필드가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신세계 측은 내다보고 있다. 스타필드 영토를 계속 확장하고 있는 이유다.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현재 동서울터미널을 포함해 총 5곳의 스타필드가 새롭게 문을 열기로 확정했다.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 오픈을 앞둔 곳은 경기도 최대 상권 중 한 곳인 수원이다. KT&G와 5 대 5 합자로 출점해 쇼핑몰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말 착공에 돌입했는데 이르면 2023년 12월께 오픈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에는 스타필드 경남 창원점이 공사를 시작한다. 창원시 측에 건축 심의를 신청하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벌써부터 창원 최대 규모의 쇼핑몰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12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2025년 개관을 목표로 한다.

인천 청라와 경기도 화성에서도 스타필드를 만든다는 계획에 착수했다. 특히 인천 청라는 신세계의 야구단 SSG랜더스의 돔 구장과 연계한 스타필드 설립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타필드 ‘무한 질주’…신세계, 오프라인도 잡는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올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돔 구장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관중이 야구 게임이 끝난 후에도 쇼핑과 레저를 즐기게 해 8~9시간 정도 고객의 시간을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경기도 화성에서는 복합 테마파크 형태의 스타필드를 추진 중인데 2026년 첫 개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일각에서는 서울 가양동 CJ 공장 부지와 경기도 파주 운정에도 스타필드가 들어설 것이라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해당 부지의 특성상 스타필드 쇼핑 공간이 들어가기엔 사실상 무리”라며 “다른 이름으로 상업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