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장 15인 설문 “테슬라 더 오른다”…애플·마이크로소프트·CATL·알코아도 ‘톱픽스’

[스페셜 리포트]
(사진) 테슬라 전기차를 실은 트럭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을 벗어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사진) 테슬라 전기차를 실은 트럭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을 벗어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경미디어그룹이 해외 주식 투자 100조원 시대를 맞아 투자 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을 최근 출범했다. 한경 글로벌마켓은 신문과 방송, 유튜브 채널, 온라인, 뉴스레터 등을 바탕으로 24시간 해외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이다. 한경비즈니스는 한경 글로벌마켓 출범에 맞춰 1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올해가 가기 전 매수해야 할 해외 주식을 물었다. 올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주가 상승세를 이어 갈 수 있는 종목을 꼽도록 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꼽은 유망 해외 주식 1위는 테슬라였다. 4명의 센터장이 ‘톱픽’으로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각 3표를 받았다. 알코아·알파벳·우버·월트디즈니·CATL은 2표씩을 얻었다. 센터장들은 여기에 25개를 더해 총 33개 종목을 해외 주식 ‘톱픽스’로 제안했다.

밸류에이션 논란 잠재우는 테슬라

미국 기업 테슬라는 기존 전기차 구동 트레인 설계·제조를 넘어 전기차 충전 플랫폼과 태양광·배터리 등 에너지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역량 등을 다 갖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와 전용 반도체 칩을 자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곳은 테슬라를 비롯해 구글·엔비디아·모빌아이 정도다.

테슬라는 특히 전기차 사업을 통해 얻은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세계 1위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테슬라의 에너지 사업은 유휴 전력을 송전망에 되파는 식의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 ‘오토비더’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여 갈 전망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수익성을 실현했다”며 “내년에도 사이버 트럭과 ‘4680 배터리’ 양산, 자율주행을 위한 도조 슈퍼컴퓨터와 FSD 시내 자율 주행 상용화 등 성장 모멘텀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오는 10월 ‘텍사스 기가팩토리’ 가동 이후 현격한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며 “내년 중국 공장 증설로 현지 전기차 후발 업체들과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도 호재”라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는 밸류에이션 논란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자율주행·로봇·에너지 등으로 확장 가능한 사업 구조를 지닌 곳”이라며 “내년에도 높은 밸류에이션 구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특수의 미국 ‘빅테크 삼총사’

미국 ‘빅테크 삼총사’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의 모회사)도 4분기 이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곳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은 올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사진) 셜리 피터슨 록히드마틴 책임연구원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증강현실(AR) 글라스 ‘홀로렌즈2’를 착용하고 우주선 조립을 시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사진) 셜리 피터슨 록히드마틴 책임연구원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증강현실(AR) 글라스 ‘홀로렌즈2’를 착용하고 우주선 조립을 시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와 오피스 등 안정적 캐시카우를 갖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대표 수혜주로도 분류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업들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비스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면서 클라우드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 5년간 제품 보안 투자 규모를 22조원으로 두 배 늘릴 계획이고 이를 위해 내년부터 오피스365의 가격을 20% 인상할 예정”이라며 “익숙한 제품군의 연장선에서 AI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결합한 클라우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움직임에 따른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곳”이라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플랫폼 ‘메시’와 AR 글라스 ‘홀로렌즈2’ 등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B2B 기반의 메타버스 플레이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미국 뉴욕의 애플 스토어 앞을 걷고 있는 시민들. /AFP 연합뉴스
(사진) 미국 뉴욕의 애플 스토어 앞을 걷고 있는 시민들. /AFP 연합뉴스
애플도 기존 사업에 더해 코로나19 여파의 혜택이 기대되는 곳이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맥북 등 하드웨어와 운용체제 iOS, 맥OS 등의 소프트웨어를 설계·디자인 하는 기업이다. 하드웨어 간 시너지를 기반으로 독자적 하드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드웨어 판매 호조가 소프트웨어 매출의 확대로 이어지는 특유의 사업 구조가 강점이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 중이고 자체 플랫폼 사용자 대상의 서비스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관심이 커진 헬스케어 등의 분야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플은 하드웨어는 물론 서비스 부문 매출도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서비스 매출은 경기 민감도가 높은 하드웨어 매출 대비 안정적인 만큼 향후 하드웨어 기업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파벳은 구글 검색 엔진·유튜브·안드로이드 모바일 OS 등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적인 지위의 온라인 플랫폼이 강점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더욱 가파르게 성장 중인 온라인 광고 시장의 절대 강자로 꼽힌다. 세계 1위의 딥러닝 기반의 AI 기술을 바탕으로 임상·진단, 가상 비서, 자율주행 등의 시장에서도 치고 나갈 태세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 추적 투명성 원칙 도입의 영향이 3분기부터 본격화하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기업의 온라인 광고 시장점유율이 축소될 전망”이라며 “앱 추적 투명성에서 자유로운 구글 광고 제품들의 경쟁력이 더욱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 우버의 드론 택시 호출 서비스 ‘우버에어’에 활용될 벨의 ‘넥서스’ 컨셉트 차량. /AFP 연합뉴스
(사진) 우버의 드론 택시 호출 서비스 ‘우버에어’에 활용될 벨의 ‘넥서스’ 컨셉트 차량. /AFP 연합뉴스
세계 최대 차량 공유 기업인 미국의 우버도 코로나19 특수를 계기로 성장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차량 호출 수요가 급감한 반면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가 급성장하면서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성민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버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4.5%, 내년엔 39.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기적으로 모빌리티와 딜리버리를 모두 보유한 사업 구조가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관이 명관’ 경제 재개 수혜주

알코아·월트디즈니·CATL은 이른바 ‘위드 코로나’ 등에 따른 경제 활동 정상화의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알코아는 미국의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 기업이다. 이 회사는 알루미늄 가격 상승의 호재를 맞았다. 경제 재개 기대감으로 자동차·가전제품·건설 등 산업용으로 쓰이는 알루미늄 수요가 세계적으로 증가한 반면 물류난 등으로 제품 수급이 어려워진 때문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 알루미늄 가격은 물류난 등으로 인해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며 “알루미늄 산업에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온 중국에서의 생산마저 감소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알루미늄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가 지난해 4월 30일 코로나19로 폐쇄된 이후 1년 만에 개장한 가운데 입장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가 지난해 4월 30일 코로나19로 폐쇄된 이후 1년 만에 개장한 가운데 입장객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월트디즈니는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의 세계 최대 콘텐츠 기업이다. 세계 각국에 테마파크와 리조트·크루즈 등을 보유한 것은 물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 ESPN플러스 등을 통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백신 보급 확대 등으로 경제 활동이 정상화하면 테마파크 영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되고 미디어 부문에서도 개봉작 증가 등에 따른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며 “장기간 축적한 압도적 콘텐츠를 기반으로 종합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사로 성장하는 데 유리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CATL은 중국의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이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배터리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8.3% 증가한 41.2GWh를 기록했다. 생산량은 물론 성장률에서도 글로벌 1위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기차는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 목표와 부합해 중국 내 규제 리스크에서도 자유롭다”며 “CATL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 속에 배터리 분야 글로벌 최강자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가기 전 꼭 사야 할 해외 주식 33
‘제2의 테슬라 후보’ 수두룩

센터장들은 이밖에 ‘제2의 테슬라 후보’ 25개 종목을 제시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월마트와 조비에비에이션 등을 올해 안에 사야 할 해외 주식으로 꼽았다. 월마트는 미국의 세계 최대 오프라인 유통 기업으로 꼽힌다.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오프라인 트래픽 증가로 미국 기존 점포의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미국 최대 쇼핑 성수기인 연말 홀리데이 시즌 동안 오프라인에서 이른바 ‘보상 소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추천 이유다.

조비에비에이션은 미국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회사다. 고 센터장은 “조비는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 공군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서비스 매출 발생 전까지 연구·개발(R&D)을 진행할 수 있다”며 “2024년 세계 최초로 UAM 상용 서비스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옆 공원에 둘러앉은 한 가족이 델타항공 여객기가 이륙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사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옆 공원에 둘러앉은 한 가족이 델타항공 여객기가 이륙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델타항공·캐터필러·RWE를 유망주로 제시했다. 델타항공은 미국의 세계 최대 항공사다. 세계 140개국, 900개 노선을 지녔다. 최근 1500명 규모의 추가 승무원 채용 계획을 발표하는 등 백신 보급 확산에 따른 여행·비즈니스 수요 회복 가능성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캐터필러는 미국의 글로벌 건설기계 1위 기업이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캐터필러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 법안이 가결되면서 국산 기계 수요 증가의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글로벌 건설기계 등의 공급 차질로 캐터필러의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나온다.

RWE는 독일 최대 전력 기업이다. 김 센터장은 “RWE는 전체 매출의 70%가 독일을 제외한 유럽·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다”며 “최근 석탄 연료 감축·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면서 유럽의 3대 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부상 중”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노우플레이크·페이팔·ASML을 우량주로 분류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미국의 클라우드 기업이다. 고객사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OS에서 데이터를 추출·통합·관리해 주는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플랫폼이다. 데이터는 디지털 시대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데이터 거래가 가능한 마켓 플레이스를 운영하는 등 데이터 거래소로 진화하는 중이다.

페이팔은 미국의 세계 최대 간편 결제 기업이다. 세계 200여 개국 4억3000만 개 이상의 활성 계정에서 디지털 결제·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이다. 글로벌 결제 시장 규모는 2020년 793억 달러에서 2025년 1541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기간 디지털 결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4.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ASML은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생산 기업이다. 노 센터장은 “ASML은 5나노 이하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공급하는 유일한 곳”이라며 “미세 공정 경쟁이 심화할수록 EUV 판매 대수와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스타트·인튜이트·에르메스를 톱픽스로 제시했다. 업스타트는 미국의 AI 핀테크 기업이다. AI 모델을 활용한 은행과 소비자 간 대출 승인 중개와 대행업을 주력으로 한다. 올 들어 자동차 소매 판매 플랫폼 ‘프로디지’를 인수하며 자동차 대출 시장에도 진출했다. 향후 주택 담보 대출 등 다양한 대출 시장에 진출할 여력을 갖췄다.

인튜이트는 미국의 금융 핀테크 종합 서비스 기업이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세무·회계 서비스와 개인 대상 세금 신고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플랫폼 기업이 대세가 되면서 소규모 자영업 또는 1인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에르메스는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다.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고성장에 따른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 이 센터장은 “가정 용품 등 품목 다변화와 아시아·온라인 등 판매 플랫폼 다각화를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현금 배당 지급과 자사주 매입을 통한 적극적 주주 환원 또한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말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서비스나우와 유나이티드렌탈스 등을 유망하게 봤다. 서비스나우는 미국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 업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업과 정부 기관이 IT 자원을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이전하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으로 분류됐다.

유나이티드렌탈스는 미국의 건설 중장비 렌털 글로벌 1위 기업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공공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의 대표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황 센터장은 “보통 정부의 건설 인프라 프로젝트는 일반 건설 프로젝트 대비 렌털 장비 활용 비율이 월등히 높다”며 “바이든 정부의 1조 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안이 9월 말 최종 통과되고 관련 건설 프로젝트 등이 준비되면 유나이티드렌탈스의 실적 전망치가 본격적으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