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만5000가구 분양, 2년 연속 건설사 분양 실적 1위 기대
[비즈니스 포커스]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으로의 ‘매각 이슈’가 있음에도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분양 실적을 달성하며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중흥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실사에 돌입한 지 한 달여가 지났다. 실사는 9월 말이나 늦으면 10월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사가 끝나면 주식 매매 계약 체결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가 있어 내년 상반기쯤 관련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도 대우건설은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부문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사업이 올해 2분기부터 착공에 들어간 가운데 베트남 현지 법인 ‘THT’의 개발 사업도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수익성이 큰 주택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플랜트 준공 프로젝트도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5위인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10대 상장 건설 기업 중 셋째로 높은 영업이익률(9.6%)을 달성하기도 했다. 주택 사업 수주 잔액, 28조8000억원
대우건설은 지난해 3만3000가구를 분양해 주요 건설사 중 실적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는 3만5000가구로, 이를 달성하면 2년 연속 분양 실적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주택 수주 실적은 분양 후 1년 6개월부터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 분양 실적은 올해 하반기부터 대우건설 실적에 포함되면서 외형과 수익성 증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수주 잔액은 현재 40조원이다. 이 가운데 주택 부문의 잔액은 절반이 넘는 28조8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포함될 지난해 분양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대우건설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꽃길’을 걷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9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7.1% 늘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다.
토목을 제외한 모든 사업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 토목 부문에선 동남아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직간접 비용의 선제적 반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주택과 플랜트 부문에선 전반적인 체질 개선으로 한 차원 높아진 수익 창출 능력을 입증했다.
특히 주택 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819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조4550억원) 대비 14.9% 늘었다. 하반기에는 30%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4분기에는 약 4000가구의 자체 사업 분양이 예정돼 있다. 자체 사업은 단순 수주를 통한 공사가 아니라 토지 매입부터 분양·공사 등 개발 전 과정을 건설사가 책임진다. 리스크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높은 이익률을 보장한다.
대우건설은 늘어난 실적처럼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 1조2000억원이던 순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5000억원으로 58.3% 줄었다. 장·단기 차입금과 부채 비율 개선으로 이자비용이 줄어들면서 수주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 달성으로 인상 깊은 재무 구조 개선을 보이고 있다”며 “2년 연속 3만 가구 초과 분양을 달성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향후 2~3년간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해외 목표 2조4000억원, 알짜 사업으로 채운다
대우건설의 올해 신규 수주 목표는 11조2000억원이다. △국내 8조8000억원 △해외 2조4000억원 등이다. 토목 부문에선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플랜트 부문에선 순항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베트남·이라크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따냈고 추가 수주로 사업 호흡을 이어 가는 중이다.
나이지리아 보니섬 LNG 액화 플랜트 사업 ‘NLNG 트레인(Train) 7’ 프로젝트 수주는 대우건설 해외 사업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 프로젝트는 일부 글로벌 건설사가 독식해 왔던 LNG 액화 플랜트 건설 시장에서 대우건설이 한국 최초로 설계·구매·시공(EPC) 원청사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NLNG 프로젝트 계약뿐만 아니라 모잠비크 LNG 에어리어1 프로젝트도 계약해 해외 LNG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했다”며 “모잠비크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LNG 액화 설비 EPC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영업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서 진행 중인 스타레이크시티 개발 사업도 대우건설의 ‘캐시카우’가 되고 있다. 이 사업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여의도 면적 3분의 2 크기의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이다. 아파트와 빌라 분양, 토지 매각 등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현재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 수익성의 뛰어난 사업으로 꼽힌다.
이라크에서는 알포 신항만 프로젝트로 누적 수주 금액 4조1000억원을 넘겼다. 이 사업은 이라크 항만공사(GCPI)가 발주한 것으로 바스라 주 알포 지역에 조성되는 신항만 사업의 일부다. 대우건설이 기존에 수행하고 있던 공사의 후속 프로젝트다.
대우건설은 2014년부터 알포 신항만 사업에 참여해 왔다. 현재 △서측 방파제 공사 △방파제 호안 추가 공사 △컨테이너터미널 호안 공사 △알포 접속도로 △코르 알 주바이르 침매 터널 제작장 조성 공사 등 10건의 공사를 마무리했거나 수행 중이다.
알포 신항만 후속 공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항만 개발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는 대우건설밖에 없다. 이에 따라 추가 공사도 수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라크는 대우건설의 해외 거점 시장으로 부상해 통합지원사무소 설립도 검토 중이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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