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위원회 만들고 보고서 발간…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기업도 시동

[비즈니스 포커스]
(사진) 동아쏘시오홀딩스 직원들이 동아쏘시오그룹의 사시를 배경으로 ESG 경영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 동아쏘시오홀딩스 제공
(사진) 동아쏘시오홀딩스 직원들이 동아쏘시오그룹의 사시를 배경으로 ESG 경영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 동아쏘시오홀딩스 제공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다. 재계 전반에 걸쳐 ESG 경영 이행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한국 산업 중 가장 오래된 업종으로 꼽히는 제약업계도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운영하는 한편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등을 펴내는 중이다. 기후 환경 리스크 관리 모형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주요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에 동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ESG도 치고 나가는 유한양행(54,000 -0.37%)·한미약품(228,500 -1.51%)

유한양행 생산본부는 체계적 환경·보건·안전 관리를 위해 2018년 1월 1일 EHS(Environment, Health & Safety)팀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녹색 기업 지정(2009년)’과 ‘환경 경영 시스템(ISO-14001)’ 인증(2005년)을 유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특히 대기·수질·폐기물 등 환경 오염 물질의 배출에 관한 정부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법적 배출 허용 기준보다 강화한 사내 기준을 설정해 각각 법적 기준치의 50% 이하 수준으로 관리하는 중이다.

유한양행은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고(故)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을 계승해 기업의 가치를 사회와 나누기 위해 노력한다. 1926년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건강한 국민과 행복한 사회를 꿈꿨던 창업 정신은 유한양행·유한재단·유한학원을 통해 이어져 오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별도 자산 총액이 2조원을 초과하면서 사외이사를 이사회의 과반수로 구성하는 등 지배 구조 투명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며 “기존 상근 감사 제도 대신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종근당(76,200 -2.81%)도 ‘온실가스·에너지 목표 관리 업체’로 매년 환경 정보를 공개하며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 2019년 12월 제약업계에서 첫 ‘에너지 경영 시스템 국제 표준(ISO-50001)’ 인증을 획득하고 ESG 경영을 실천하는 중이다.

한미약품은 ESG 기반의 지속 가능 경영과 투명하고 전략적인 사회 공헌 활동을 위해 2017년 CSR위원회를 출범했다. 내부 운영 규정에 따라 사회 공헌 비용의 집행, 검토 등 사회 공헌 활동 운영 실태와 CSR 전략 수립은 물론 ESG 등 지속 가능 경영에 관한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또한 2017년부터 매년 한국 제약업계 최초의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인 ‘CSR 보고서’를 발간 중이다. 회사의 경제·사회·환경적 가치의 창출 목표와 성과를 수록한 보고서다.

한미약품은 2019년 ‘hEHS(hanmi-Environment Health Safety)위원회’도 만들었다. 이를 발판 삼아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원 단위)을 전년 대비 5.2% 절감했다. 용수 사용량을 4.9% 낮췄고 용수 재활용률 100%를 달성했다. 또한 대기·수질 오염 물질 배출량을 법적 기준치 대비 50% 이하로 유지했다. 폐기물 재활용률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76%를 기록했다.

보령제약(9,950 -3.86%)도 지난 5월 ESG 전담 파트를 신설하는 등 ESG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보령제약은 ESG 경영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사고를 배양하기 위해 관련 교육 콘텐츠를 자체 개발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28,200 -2.08%)은 지난 5월 유엔의 국제 친환경 인증인 ‘GRP’에서 ‘엑설런트(AA+)’ 등급을 획득해 화제가 됐다. GRP는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과 지속 가능한 해양 환경 조성을 위한 글로벌 기후 대응 가이드라인이다. 일동제약은 제품의 포장 재질과 형태 등을 재활용하기 쉽도록 개선한 ‘그린 에코 패키지’를 도입했다.

ESG 경영 고삐 죄는 동아쏘시오그룹

동아쏘시오그룹은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99,900 +0.60%)를 중심으로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그룹의 재무·비재무적 성과와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한 노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관계인과 소통하기 위해 지난 6월 그룹 통합 보고서 ‘가마솥’을 발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둘째로 발간한 이 보고서는 동아쏘시오그룹의 경영 철학과 주요 성과, 공유 가치 창출(CSV) 활동, 그룹사별 성과와 계획 등을 소개하고 있다. ESG 관점에서의 사회 책임 경영 활동과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등의 친환경 활동 성과를 수록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최근 탄소 저감을 위해 그룹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면 교체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동아제약·동아에스티(50,900 +0.79%)·동아오츠카·용마로지스·수석 등 그룹사의 업무용 차량을 연도별 교체 주기에 따라 친환경 차량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8년 그룹의 정도 경영 문화 확산과 정착을 위해 전담 부서인 정도경영팀을 개설하기도 했다. 2019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 표준인 ISO-26000에 입각한 지속 가능 경영 실천을 실행 중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동아쏘시오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국제 표준을 따라 고유한 방법론과 실천적 지표를 담아낼 것”이라며 “인권 경영, 환경 경영, 공정 경영, 소비자 중심 경영, 사회 공헌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도 ESG 경영 드라이브
JW그룹도 2008년 일찌감치 ‘친환경 경영’을 정식 선언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JW중외제약(18,650 +1.63%)은 1990년대 말 업계 최초로 환경 호르몬이 발생하는 염화비닐수지(PVC) 수액 용기 대신 비염화비닐수지(non-PVC) 수액 용기를 도입했다.

JW당진생산단지는 수액제 생산 후 부산물로 남은 폐수를 정화하는 설비를 지난해 말 추가 도입했다. 이를 통해 1차 정수한 물을 지역 농가에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한편 2차 정수한 물은 생산 설비의 냉각수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엔 바이오업계도 ESG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79,000 -7.60%)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업 지배 구조를 이사회 중심으로 개선하기로 의결했다. 한국 백신 전문 기업이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둔 첫 사례다.

SK바이오사이언스 ESG위원회는 회사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이사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향후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영 전략이나 주요 투자 관련 사항은 ESG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807,000 -0.49%)는 지난 2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출범했다.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이 검증된 사외이사 4인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ESG 경영 방안을 수립하고 이행에 대한 감독 기능 등을 수행하도록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첫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ESG 경영의 본격화를 위해 기울여 온 지난 10년간의 노력과 앞으로의 실천 계획을 담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금융감독원의 기후 환경 리스크 관리 모형 개발 프로젝트인 ‘프런티어 1.5D’에도 참여했다. 프런티어 1.5D는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고자 하는 국제적 합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뜻을 담은 프로젝트다. 금감원은 학계·산업계·금융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경제·정책·기후 시나리오에 따른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비용, 물리적 손실 등 예상 비용을 추정할 계획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속 가능성을 향한 새로운 도전 의지를 알리고 이해관계인과 함께 더 나은 경영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