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간 대출 증가율 5~6% 한도 제시
9월 말 이미 5%에 근접
연말 대출 대란 우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사진=한국경제신문
추가 규제 발표를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700조원을 돌파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4조 729억원 증가한 702조 8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의 증가율이 7.29%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은행(5.19%), 국민은행(4.90%), 우리은행(4.05%), 신한은행(3.02%) 순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용대출 모두 늘었다. 가계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 잔액은 497조 4000억원으로 전월(493조 4000억원)보다 4조원 늘면서, 올해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은 121조 4308억원으로 1조 4638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은 141조원으로 1058억원 올랐다.

9월 말 가계대출 잔액(702조 8878억원)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4.9%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금융권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5~6%대로 유지해달라고 요구했는데, 3분기까지 이미 목표치의 턱밑까지 찬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대출 중단·축소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하순부터 신규 담보대출을 중단했으며, KB국민은행은 9월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전세 계약을 갱신할 때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의 증액분으로 제한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였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은 하나은행도 전세 계약 갱신 시 대출 한도를 전셋값의 증액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연말까지 고신용자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중단한다.

또한 금융당국이 이달 초중순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를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대출받기가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가계부채 추가 대책으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조기 확대와 전세대출 금리 인상 등 관련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