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5일 공식 출범
조건 없는 연 2% 금리 수시 상품 등
신용대출 최대 한도 2억7000만원, 은행권 최고 수준
사전 신청자 100만명, 이달 내로 통장 제공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사진=토스뱅크 제공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사진=토스뱅크 제공
“연 2% 수신금리(예금금리) 지속,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

국내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5일 정식 출범한 가운데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홍 대표는 “시중은행으로서 건전성, 수익성을 유지하고 정부 규제를 준수하면서 연 2% 지속 가능하게 상품을 만들었다”며 “현재 조달금리를 고려할 때 크게 높지 않고 감당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1·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1%대의 정기예금을 선보이는 가운데 이날 토스뱅크는 연 2%의 이자를 제공하는 수신 상품을 내보였다. 수시입출금 통장인 ‘토스뱅크 통장’은 만기나 최소 납입 금액 등 아무 조건 없이 연 2%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이자는 금액을 예치한 날부터 일할 계산해 매달 지급한다. 예·적금 구분을 없애고 통장 하나에 ‘나눠서 보관하기’, ‘잔돈 모으기’, ‘목돈 모으기’ 등 기능을 넣어 기존 은행 예금과 적금 상품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토스뱅크는 사용한 만큼만 이자를 내는 ‘토스뱅크 마이너스통장’과 최대 300만원 한도의 ‘토스뱅크 비상금 대출’도 선보였다.

은행권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신용대출 상품이다. 토스뱅크는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저 연 2.76%에서 최고 연 15.00%(5일 기준)로 설정했다. 최대한도는 2억7000만원으로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권고한 대로 토스뱅크도 ‘연소득 100% 이내 범위’로 신용대출 한도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 역시 시중은행으로서 다른 은행들과 동일한 규제 환경에 놓여 있다”며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적 방향에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세대출 상품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은 내년 이후에 선보일 계획이다. 홍 대표는 “우선 전세대출 상품은 내년 중에 선보이고자 계획을 잡고 있다”며 “주담대의 경우 계약서 등 시장의 전반적인 부분을 비대면화 해야 하기 때문에 법적 검토를 시작한 단계다. 실제 계약서나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들을 다 포용할 수 있는 형태의 비대면 프로세스를 완벽히 구축하게 되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내 중금리대출 비중 34.9% 목표치 달성에 대해선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 대표는 “기존 신용평가모형은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던 이들의 금융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대출 이용자 풀이 기존 이용자 이외로 확장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뱅크의 신용평가모형은 저축은행·카드사·대부업 등 모든 금융권에서 일어난 신용 데이터를 확보해 포용했다는 점과 지출 능력이나 다양한 청구서 납입, 현금, 시스템 모델링 결제 데이터, 이용 가맹점 내역 등 딥러닝·머신러닝을 통해 비금융 데이터를 평가 요소에 포함시켰다는 점이 차별적”이라며 “해당 목표치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향후 증자 계획에 대해선 “앞서 5년간 1조원 자본증자 계획을 공유했는데 이 부분을 베이스(기본)로 생각하면 된다. 수요와 모객 등 흥행에 성공하면 더 빠르게 큰 금액 증자하도록 토스뱅크의 모든 주주와 사전 협의가 돼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 대표는 “은행은 ‘원래 그럴 수밖에 없다’는 여러 고정관념에 대해 ‘사용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으로 돌아가 답을 찾고자 했다”며 “고객에 전가됐던 제약을 모두 없애고, 새로운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가장 좋은 혜택을 돌려드리겠다. 토스뱅크는 조금 더 나은 은행이 아닌 ‘새로운 은행’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10일 시작된 토스뱅크 사전 신청에는 약 100만명이 몰렸다. 토스뱅크는 사전 신청자들에 대해 이달 중으로 여·수신·카드 서비스를 순차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