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현대차 협력해 만든 ‘상생형 지역 일자리’…MZ세대가 주축, 노조도 연공서열도 없다
[스페셜 리포트]
완성차 위탁 생산 전문 기업
GGM은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어 양질의 일터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공헌한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최대 주주는 광주광역시가 출자한 광주그린카진흥원(지분율 21%)이다. 현대차는 이 회사의 2대 주주(19%)로, 차량 개발과 판매를 담당한다.
광주광역시와 현대차는 2019년 1월 완성차 공장 신설에 합의했다. 적정 임금과 적정 노동 시간, 협력 업체 간 동반 성장 및 상생 협력, 소통·투명 경영 실현을 목표로 같은 해 9월 완성차 위탁 생산 전문 기업 GGM을 설립했다. 같은 해 12월 광주광역시 광산구 덕림동 빛그린국가산업단지 59만5000㎡ 부지에 연간 생산 능력 10만 대 규모의 차체·도장·조립 공정으로 설계한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GGM은 올해 1만2000대, 내년 7만 대의 캐스퍼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도 양산할 수 있는 혼류 시스템을 갖춘 만큼 향후 생산 라인업 확대를 계획 중이다. 차량 수요에 따라 추가로 연간 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증설 부지도 확보했다.
직원 93% 지역 인재…20대가 절반 이상
GGM은 목표 달성 과정에서 지역 일자리의 추가 창출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11월 말 현재 GGM에서는 1교대 운영을 기준으로 57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그중 광주·전남 지역 출신이 93%를 차지한다. 20대가 전체의 51%다.
GGM은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은 물론 ‘연공서열 없는 무노조 기업’ 타이틀로도 주목받고 있다. GGM 생산 라인에서는 서로 부르는 호칭이 ‘매니저’로 통일돼 있다. 오순철 GGM 경영지원본부장은 “노사가 대립이나 분규 없이 대화와 타협으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며 “최첨단 시설과 유연한 시스템, 친환경적 첨단 설비 등을 통한 저비용·고효율 구조를 바탕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단비(31·여) GGM 도장부 사원은 “노조가 존재하지 않아도 회사가 직원의 생각과 의견을 잘 조율하고 수용하면서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GGM이 그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처음 취지대로 지역 상생형 일자리 안착 목표가 변질되지 않고 노사가 함께 잘 협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GGM은 또한 구내식당에서 사용하는 식자재의 30% 이상을 지역 물품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식당 인력 역시 70% 이상을 지역민으로 채용했다. GGM은 중·장기적으로 협력 업체나 자동차 부품 업체 등 관련 산업의 일자리 창출과 동반 성장에도 힘쓸 계획이다.
번 만큼 같이 나눈다
다만 GGM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품질 확보·유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품질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지속적인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최고의 품질을 확보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GGM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기존 완성차업계의 절반 이하 수준인 3500만원(주44시간 근무 기준)이다. 호봉제 대신 시급제를 도입했다. 노사는 향후 연간 35만 대를 생산하기 전까지 급여를 물가 인상률 수준만큼만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그 대신 회사가 수익을 내면 주주 배당금, 투자 유보금, 직원 성과급으로 나누기로 했다. 주거 지원 비용(연 197만원) 등의 복지 혜택은 별도로 제공한다.
박광태 GGM 대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이겨 내고 회사 설립 2년 만에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GGM이 생산한 캐스퍼가 소비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 말할 수 없이 기쁘면서도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내년은 최고 품질과 노사 상생 정착의 해로, GGM이 세계 최고의 자동차 생산 전문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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