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스크린 재활용·다회용기 사업으로 폐기물 감축
자원 순환 생태계까지 고려한 ESG 경영 실행 본격화

[비즈니스 포커스]
CGV등촌에서 다회용 컵을 수령하고 버스팅 스코어를 누르는 시연 모습.  사진=CJ CGV 제공
CGV등촌에서 다회용 컵을 수령하고 버스팅 스코어를 누르는 시연 모습. 사진=CJ CGV 제공
그래픽=박명규 기자
그래픽=박명규 기자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운영하는 CJ CGV가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이행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사회 산하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를 신설하며 ESG 경영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탄소 중립 시대를 준비하는 CJ CGV의 ESG 경영 전략을 미리 체크해 봤다.

에너지 효율 높여 온실가스 감축 성과내

CJ CGV는 ESG위원회 설치 이전부터 환경·사회 부문에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환경(E) 부문에서는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에 적극 참여하며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 왔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 성장 기본법에 따라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5만 톤(CO₂eq) 이상인 업체와 사업장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를 실시하고 있다.

CJ CGV는 2016년부터 건물 부문에 지정돼 다양한 감축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4000톤(2018년), 1만2000톤(2019년), 3만6000톤(2020년) 등 매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

CJ CGV의 온실가스 주 배출원은 전력 사용이다. CJ CGV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교체, 영사기 교체 등 에너지 효율 강화와 실내 적정 온도 관리 등을 통해 전기 사용량 저감에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절감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9년 8월 한국에너지공단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에너지 절약 착한 가게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적정 실내 온도 준수(여름철 섭씨 영상 26도, 겨울철 20도), LED 조명 설치, 영업 종료 후 옥외 조명 소등 등 에너지 절약을 약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CGV는 전국 직영점 상영관 일부를 ‘에너지 절약관’으로 운영해 적정 실내 온도 준수를 실천했다.

CJ CGV는 영화관 자원을 새활용(업사이클)하기 위해 다양한 필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폐스크린을 활용한 굿즈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CJ CGV는 극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단순 쓰레기로 폐기돼 온 폐스크린을 새롭게 활용하는 방안을 고안했고 폐스크린을 소재로 활용해 리틀백 2종을 제작했다.

조정은 CJ CGV 사회가치경영팀 팀장은 “폐스크린도 재활용 가능한 소재라는 것을 알리는 목적으로 굿즈를 출시했고 향후에는 폐스크린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장기적인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1차 굿즈에 대한 호응에 힘입어 2차 굿즈로는 다양한 폐스크린 새활용 제품을 제작하는 스타트업 올 솔티드(F5 LAB)와 협력해 멀티백과 매트도 제작했다. 판매금 일부는 아동 양육 시설에 기부한다. CJ CGV는 폐스크린을 활용한 다양한 굿즈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그래픽=박명규 기자
그래픽=박명규 기자
폐스크린에 새생명 불어넣고 다회용 컵 도입

올해 7월부터 일회용품 대체 서비스 전문 기업 트래쉬버스터즈와 협력해 CGV 등촌점과 홍대점에서 다회 용기를 시범 운영 중이다.

매점에서 탄산 음료 구매 시 일회용 컵 또는 다회용 컵을 선택할 수 있는데 다회용 컵을 선택하면 주황색 컵을 받아 원하는 음료를 담아 마신 후 퇴장할 때 퇴장로나 로비에 비치된 수거함에 반납하는 프로세스다. 수거된 다회용 컵은 7단계의 전문 세척 시스템과 진공 포장 등 철저한 위생 관리를 거친 후 재사용된다.
CGV 폐스크린 새활용 리틀백.  사진=CJ CGV 제공
CGV 폐스크린 새활용 리틀백. 사진=CJ CGV 제공
사회(S) 부문에서는 사회 책임 경영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근두근 영화학교’는 청소년들이 ‘영화’라는 문화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직업과 사회적 이슈를 연계해 배우고 진로 탐색도 할 수 있는 CJ CGV의 대표적인 교육 기부 프로그램이다. 2016년 첫 시행 후 지금까지 334회 총 5만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지배구조(G) 부문에서는 올해 11월 ESG위원회를 설치, ESG 경영에 첫발을 내디뎠다. 신설된 ESG위원회는 ESG 전략과 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허민회 CJ CGV 대표와 사내이사 1인, 사외이사 3인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CJ CGV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발표한 ‘2021년 상장기업 ESG 평가 및 등급 공표’ 결과에서 통합 등급 ‘A’를 받았다. 허 대표는 “CGV는 환경·사회를 위해 진행해 온 다양한 시도를 밑거름 삼아 ESG 경영의 초석을 다져 왔다”며 “ESG위원회 출범을 통해 더욱 체계적으로 ESG 경영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조정은 CJ CGV 사회가치경영팀 팀장
“ESG 실행체계 구축 완료…다양한 이해관계인의 협력 플랫폼 될 것”
조정은 CJ CGV 사회가치경영팀 팀장.  사진=서범세 기자
조정은 CJ CGV 사회가치경영팀 팀장. 사진=서범세 기자
CJ CGV는 12월 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CJ CGV의 ESG 경영은 관객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협력 플랫폼이 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정은 CJ CGV 사회가치경영팀 팀장은 “ESG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것이라기보다 지금 세계적으로 직면한 문제를 각자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CGV의 ESG 전략 방향은 콘텐츠와 공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인과 협의하고 협력하는 방법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 팀장은 “극장 사업자로서 공간 운영과 서비스 차원에서 환경 저해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관객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관의 ESG 경영은 타 산업군과 비교해 어떻게 다른가.
“CGV는 제조나 유통, 물류처럼 비즈니스 자체에서 환경에 대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업종이지만 영화관이라는 공간 운영을 함에 따라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공간 운영과 서비스 부문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객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CJ CGV는 매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
“CGV는 온실가스 주 배출원인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에너지 효율을 강화하고 실내 적정 온도 관리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는 영화관 입지를 선정할 때도 ESG를 고려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상권과 접근성 위주로 영화관 입지를 결정했다면 향후에는 입점하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 등급과 컨디션까지 고려해 영화관 입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조정은 CJ CGV 사회가치경영팀 팀장. 사진=서범세 기자
조정은 CJ CGV 사회가치경영팀 팀장. 사진=서범세 기자
-ESG 경영 전략을 수립하면서 참고한 사례가 있나.
“전 세계적인 트렌드를 보면 ESG 영향도가 큰 제조업, 유통업, 물류업 기업들이 ESG 경영에서 앞서가고 있는데 ESG에 적극적인 극장 사업자들 사례를 찾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이 때문에 먼저 발표된 CJ그룹의 ESG 경영 전략 방향에 맞춰 전략을 수립했다. 영국의 영화 체인업체 오데온, 미국 AMC가 하는 ESG 관련 활동도 살펴봤지만 대부분 사회적인 책임, 다양성 포용을 강조하는 것에 집중돼 있어 큰 인사이트를 얻지는 못했다. 다만 오데온의 경우 친환경 영화관을 한곳 오픈해 신재생에너지 사용이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실행한 사례가 있었다.”

-폐스크린 새활용·다회 용기 시범 운영은 어떻게 고안했나.
“건물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관리하는 것 외에 또 어떤 친환경 노력을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첫째로 접근했던 것이 폐기물을 줄이는 노력이었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 용기 적용 사업을 하게 됐다. 둘째로는 영화관에서 많이 버려지는 자원인 폐스크린을 다양한 제품의 소재로 재활용하는 것이었다. 폐스크린 활용 굿즈는 ‘폐스크린도 충분히 가치있는 소재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샘플 정도라고 보면 된다. 지난해 폐관된 영화관이 있어서 추가로 굿즈를 제작할 스크린이 확보돼 있는 상태다.”

-다회 용기 시범 운영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다회 용기 시범 운영은 CGV 등촌·홍대 두 곳에서 진행 중이며 관객이 다회 용기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시행에 앞서 본사 사내 카페에서 먼저 1차 테스트를 진행했다. 내부 고객을 대상으로 다회 용기 사용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은 없는지, 프로세스가 오퍼레이션 가능한지, 위생 리스크는 없는지 등을 체크해 봤다. 1차 테스트에서는 다회 용기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서 CGV 등촌에 먼저 시범 도입을 했다. 그 다음으로 CGV 홍대에 시범 도입했는데 가족·청소년 관객이 많은 등촌보다 MZ세대가 주 고객층인 홍대에서 다회 용기 선택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까지 테스트를 마친 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다회 용기 적용을 확대할 수 있는지, 다른 상품에도 확대 가능한지 다각도로 검토 후 내년부터 점차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른쪽부터 CJ CGV 사회가치경영팀 조정은 팀장과 박선현·이민지 대리. 사진=서범세 기자
오른쪽부터 CJ CGV 사회가치경영팀 조정은 팀장과 박선현·이민지 대리. 사진=서범세 기자
-폐스크린 새활용·다회 용기 시범 운영을 통한 기대 효과는 뭔가.
“현재 폐기물 자원 중에서는 페트병의 자원 순환 체계가 완성돼 수거된 폐페트병이 원사로 재탄생해 패션 굿즈 등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폐스크린도 세척·수거·디자인 작업을 통해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자원 순환 체계를 완성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또 다회 용기 사용을 통해 폐기물 배출량 저감 효과와 다회 용기를 수거·세척하고 다시 유통하는 과정에서의 에너지 사용량도 점검할 계획이다.”

-올해 ESG 부문에서 거둔 성과는 어느 정도인가.
“올해는 ESG 경영의 실행 체계 구축을 완료한 해다. ESG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거버넌스가 구축됐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본다. 회의 체계와 논의의 장이 마련돼야 어젠다들이 논의되고 실행의 동기가 가속되는 등 ESG 경영의 기반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내년 계획은.
“올해 수립한 ESG 전략 방향성을 본격 실행할 것이다. 현재 하고 있는 ESG 관련 업무 현황을 정리하고 그것과 관련된 이해관계인들과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만들고 홈페이지 공시를 강화하는 등 CJ CGV의 ESG 경영을 알리고 소통하는 것에 더 힘쓸 예정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