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3명 설문…코스피 ‘상저하고’ 흐름 예상

[스페셜 리포트]
사진=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딜라이트샵. 연합뉴스
사진=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딜라이트샵. 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는 코스피지수가 2022년 34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분석을 최근 내놓았다. 기업 이익 증가와 소비 심리 회복이 기대되는 데다 최근의 조정으로 코스피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저점 매수 뒤 하반기 매도 전략 유효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예측도 비슷했다. 2022년 코스피 밴드를 제시한 리서치센터장 12명 중 8명이 상단으로 3400 이상을 예상했다. 2022년 상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하반기부터 상승 흐름을 보이는 ‘상저하고’ 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코스피가 2022년 1분기 중 저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 반도체·자동차·인터넷·2차전지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고 하반기 매도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2022년 유망 주식으로는 삼성전자(62,600 +0.64%)네이버(187,500 +0.27%)가 ‘톱픽스’로 조사됐다. 리서치센터장 13명에게 유망주 각 5개씩을 추천하도록 한 결과 삼성전자네이버가 각각 7표씩을 받으며 공동 1위에 올랐다.

외국인들은 2020년 이후 삼성전자 주식을 연이어 팔아치우고 있다. 누적 순매도 규모가 약 23조5000억원에 달한다.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공포 속에 한국 증시의 비교 우위 국면에서 외국인의 차익 실현이 집중된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는 상황이 바뀔 것이란 게 증권가의 예측이다. 반도체 업황의 바닥이 인식된 점과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 기대감 등이 맞물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견조한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2021년 4분기와 2022년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다운 사이클로 가격의 하락세가 예상되지만 공급사의 재고가 낮고 수요는 견조해 사이클 하방압력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2022년 일본 인터넷 플랫폼 지배력 강화를 비롯해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우량주로 분류됐다. 네이버는 2021년 3월 일본 내 ‘라인’을 분할한 후 ‘Z홀딩스’와 결합했다. 한국의 네이버와 카카오가 결합한 형태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야후재팬과 라인의 합병 형태인 Z홀딩스의 시너지가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제페토·크림·케이크 등 신사업의 가치가 ‘투심’을 자극할 요인”이라고 말했다.
“내년 주가 3400 간다”…삼성전자·네이버 유망
현대차(171,500 +1.48%)·기아(68,600 0.00%)·SK하이닉스(84,700 -0.35%)도 유망

기아는 총 5명의 리서치센터장이 유망주로 분류한 종목이다. 2021년 기아의 실적 개선을 견인해 온 미국 판매 호조와 인센티브 감소 효과가 2022년 1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글로벌 판매량의 12%와 5%를 차지하는 스포티지·니로의 신차 효과를 통해 2022년에도 판매 호조세를 이어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1년 들어 기아의 감익 요인으로 작용해 온 원화 약세가 2021년 4분기부터 달러 강세에 따른 우호적 환율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EV6에 이어 니로 EV 등 주력 전기차 출시에 따른 유럽과 미국 시장 전기차 점유율 확대가 기대 요인”이라고 말했다.
사진=카림 하비브 기아 디자인 담당 전무가 11월 25일 신형 니로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카림 하비브 기아 디자인 담당 전무가 11월 25일 신형 니로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SK하이닉스는 각 4명의 리서치센터장이 ‘픽’한 종목이다. 2022년 완성차 업종의 가장 큰 이슈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2021년 주요 생산 차질 요인이던 반도체 수급 이슈와 글로벌 물류 대란의 여파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 부족 완화로 점진적 판매 개선과 함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2년 투자자의 관심은 소수의 상위 기업과 전동화에 집중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구조 조정을 통해 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등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개선한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기를 맞아 사업 집중도가 높은 ‘퓨어 플레이어’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점유율 회복은 물론 인텔 낸드 사업부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D램 단일 칩으로는 업계 최대 용량인 24Gb DDR5 제품의 샘플을 출하하는 등 관련 분야 기술력에서도 돋보인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SK하이닉스의 D램 수급은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 개선될 전망”이라며 “1znm D램, 128단 3D 낸드 생산 비중 확대를 통한 원가 절감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884,000 -0.34%)는 3명의 선택을 받으며 여섯째 기대주로 분류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백신과 치료제 위탁 생산(CMO) 사업 등에서 글로벌 빅파마와 바이오 벤처가 협업하기를 원하는 기업으로 떠올랐다는 점에서다.

황성진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팬데믹과 글로벌 고령화에 따른 의약품 생산 확대와 백신 생산 수요가 지속되면서 시장에서 예상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장기적으로 5공장 증설 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분야별 경쟁력 갖춘 기업 주목

롯데케미칼(182,000 -0.82%)·삼성SDI(726,000 -0.41%)·스튜디오드래곤(75,500 +4.14%)·에코프로비엠(115,100 +1.14%)·엔씨소프트(464,000 -1.38%)·천보(247,200 +2.57%)·한화시스템(11,650 +1.30%)·LG이노텍(313,500 +0.97%)도 우량주로 꼽혔다. 롯데케미칼은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등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내렸지만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 등을 앞두고 중국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진단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롯데케미칼은 수소·배터리 소재 사업 등의 확대로 중·장기적 성장 모멘텀을 보유했다”며 “과도한 주가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돋보이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에너지 저장 장치(ESS)의 수익성 개선, 원형 전지 등 고부가 제품 믹스 개선 등의 영향으로 이익 레버리지의 확대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꼽혔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SDI는 한국 배터리셀 중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수주 잔액 증가율도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22년 주력인 드라마 제작 매출 증가는 물론 연관 라이선스·메타버스·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사업 등의 기타 매출 부문에서도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드라마 슬롯 증가와 해외 수요 증가로 2022~2023년 실적 퀀텀 점프가 기대되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주력으로 하는 에코프로비엠은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에 따른 배터리 시장 팽창의 수혜주로 분류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기차 산업의 확실한 성장 방향에서 핵심 소재의 중·장기적 수혜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전해액 첨가제인 F전해질(LiFSi) 생산에 성공한 천보도 2차전지 핵심 소재 기업으로 꼽힌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천보는 LiFSi 제품 가격 및 양산화 측면에서 우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관련 대규모 증설 이슈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게임 ‘리니지W’는 물론 2022년 P2E(Play to Earn : 돈 버는 게임) 모델로의 확장 가능성이 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는 종목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월 4일 출시된 리니지W는 출시 초기 1주일간 하루 평균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최근에도 동시 접속자 수와 트래픽이 상승하고 있다”며 “리니지W에 의한 실적 증대 효과가 올해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첨단 방산 전자와 정보기술(IT) 분야의 스마트 기술을 갖춘 글로벌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측면에서 유망주로 꼽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사업 등 미래 사업 투자 비용이 수익성의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방산과 IT 등 기존 사업의 외형 성장에 따라 이익 규모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스마트폰 카메라 등의 주력 사업이 2022년 이후 더욱 빛을 볼 것이라는 관점에서 유망 종목으로 분류됐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2년 이후 지난 10년간의 스마트폰 카메라 생산(캐파) 경쟁의 최종 결실을 볼 것”이라며 “주력 파트너인 애플의 자율주행 등 신규 사업 확장에 따른 수혜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