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으로 성장한 SK, 미래 먹거리에 과감한 베팅
130조 현금 보유한 삼성, M&A 0건
한경비즈니스 X CEO스코어 공동 기획

[스페셜 리포트]
SK하이닉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올해 4대 그룹 중 가장 많은 인수·합병(M&A) 건수를 기록한 기업은 SK그룹으로 나타났다. 한경비즈니스가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와 함께 4대 그룹 계열사들의 M&A 현황을 분석한 결과 SK그룹이 20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SK그룹은 재계에서 대형 빅딜을 놓치지 않는 M&A 승부사로 정평이 나 있다. SK그룹은 지주회사와 소속 계열사들이 20건의 M&A에 12조120억원을 투자해 인수 건수와 규모 면에서 다른 그룹들을 압도했다.

올해 아웃바운드(한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M&A 중 최대 규모인 10조원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건을 제외한 19건을 보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그래픽=송영 기자
그래픽=송영 기자
SK그룹은 M&A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과감한 M&A를 통해 반도체(SK하이닉스), 통신(SK텔레콤), 정유(SK이노베이션) 등 삼각 편대를 구축해 사업 기반을 다져 왔다.

올해 SK텔레콤은 계열사들을 통해 오디오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돌핀, 장르 콘텐츠 출판사 로크미디어, 운전 대행 서비스 업체 굿서비스, 화물 운송 주선 업체 와이엘피 등 4곳을 인수했다. 지난 11월 인적 분할을 통해 반도체·정보통신기술 사업(SK스퀘어)과 유무선 통신 사업(SK텔레콤)으로 쪼개진 SK텔레콤은 구독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SK는 단순히 재무 성과 같은 경제적 가치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친환경 사업을 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한 지배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SK(주)와 SK에코플랜트가 빠르게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 전문 회사인 SK(주)는 첨단 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등 4대 핵심 사업을 추진하며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SK(주)가 올해 인수한 4곳은 주차 관제 솔루션 서비스 업체 파킹클라우드,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시그넷이브이, 의약품 위탁 개발 생산(CDMO) 업체 이포스케시 등이다.

올해 5월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한 SK에코플렌트는 사명 변경 이후 다수의 환경 기업을 인수하며 볼트온 전략(유사 업체나 연관 업종의 기업을 추가 M&A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는 경영 전략)에 기반한 적극적인 M&A를 이어 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올 들어 10곳에 달하는 산업폐기물·의료폐기물 업체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2023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기업 가치 10조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래픽=송영 기자
그래픽=송영 기자
삼성·LG가 점찍은 로봇, M&A 태풍의 눈 될까
4대 그룹 M&A에서 현대차그룹은 3건, LG그룹은 1건을 진행했고 삼성그룹은 0건을 기록했다. 삼성과 LG에서는 내년 공격적인 M&A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30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탄은 충분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3년 내 의미 있는 규모의 M&A 실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8월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 로봇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G도 캐나다 마그나와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출범 등 과감한 M&A를 추진한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를 LG전자 신임 사장에 선임해 내년도 과감한 M&A를 예고한 상태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로봇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양 사의 로봇 시장 선점 경쟁도 내년 M&A 시장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 리포트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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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